6년만의 루믹스 G, 설레는 첫만남
이제 막 선보인 파나소닉 미러리스 카메라 GX85, 운 좋게 누구보다 일찍 이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사용기의 시작은 '개봉기'가 제맛입니다. 정작 사용 후기를 작성하다보면 하고 싶은 말과 할 수 있는 표현, 언제나 부족한 시간 때문에 점점 스트레스 받기 마련인데 적어도 이 '새 상자' 뜯을 때는 그런 걱정이 하나도 되지 않거든요. 갖고 나서보다 갖기 전 혹은 막 가졌을 때가 가장 즐겁기 마련. 이번 GX85의 상자를 열어볼 때도 역시 즐거웠습니다. 특히 이 4K 동영상에 대한 기대 때문에요. 막상 열어보니 생각보다 단촐한 구성품 때문에 썰렁한 기분도 조금 들었지만.
커다란 4K 로고가 눈에 띄는 GX85의 패키지. 앞에 두니 문득 제 첫 루믹스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전에 콤팩트 카메라가 있었지만 역시나 기억에 남는건 무거운 DSLR 카메라를 정리하고 구입했던, GX85의 조상격인 GF1입니다. 그땐 이렇게 작은 카메라가 사진도 잘 나오네 하며 신기해 했었는데 말예요.
- 찍어둔 사진 속 날짜가 2010년이니 벌써 6년이 넘었습니다 -
사실 GF1은 사용하면서 점점 아쉬움이 컸던 카메라였습니다. 때문에 돌이키는 기억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20mm F1.7 렌즈와의 조합은 휴대성과 디자인에선 큰 만족을 줬지만 사용하던 DSLR 카메라보다 눈에 띄는 노이즈 그리고 무엇보다 명부가 하얗게 손실되는 화이트홀 때문에 결국 오래 사용하지 못하고 다시 DSLR 카메라를 손에 쥐었습니다. 그 후로 6년이 지나는 동안 미러리스 카메라는 예상을 뛰어넘어 시장에 탄탄하게 자리 잡았고 저 역시 DSLR 카메라를 사용한 것이 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되었습니다. GF1 패키지를 처음 앞에 두던날보다는 덜하지만 GX85는 사용할수록 마음에 드는 제품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패키지 구성은 간결합니다. G VARIO 12-32mm F3.5-5.6 ASPH MEGA OIS 표준줌 렌즈가 마운트 된 GX85 본체와 배터리, 스트랩, 충전기, 메뉴얼이 전부입니다. 생각해보면 이 이상 뭐가 필요할까 싶긴 합니다. GX85는 본체 5핀 microUSB 포트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종인데, 때문에 배터리 충전기를 기본 구성품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케이블 충전보다 배터리 별도 충전을 선호하는 유저 그리고 추가 배터리를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이점이 아쉬움이 될 수 있겠네요. 가정용 충전기와 USB 케이블이 제공되는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USB 케이블과 호환됩니다.
내가 사랑하는 벽돌 디자인
네모반듯한 실루엣, 실버/블랙 투톤 컬러.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상단 실버 프레임은 톤다운된 스틸 그레이 색상으로 GX7이 반짝이는 실버로 블링블링한 느낌을 줬다면 GX85는 차분하고 중후한 느낌을 줍니다. 차분한 컬러부터 직선 위주의 실루엣이 다분히 남성적인 느낌입니다. 인조가죽 그립은 보기에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제는 플라스틱처럼 단단합니다. 다만 오른쪽 돌출된 그립 때문에 손에 쥐는 느낌은 작은 크기대비 나쁘지 않습니다.
- GX85의 세가지 색상 -
GX85는 세가지 색상으로 발매됐습니다. 블랙/실버/브라운으로 아무래도 밝은 실버 색상을 채택한 브라운 모델이 가장 눈에 띕니다. 하지만 이역시 무광 소재라 튀지만 가볍지 않은 느낌입니다. 기존 GX 시리즈는 블랙/실버 두모델 출시가 많았는데 브라운 모델이 선택권을 넓힐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단의 루믹스 로고, 사각형 벽돌 디자인의 GX 시리즈는 내장 뷰파인더를 채용한 GX7에서 큰 변화를 한차례 겪고 하이엔드 모델인 GX8에서 크기와 체급을 키웠습니다. GX85는 GX7의 외형과 그립부를 조금씩 변화하는 형태로 제작됐는데 실버 프레임의 톤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 차이는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상판에는 셔터 버튼과 멀티 다이얼, 촬영모드 다이얼, 동영상 녹화 버튼이 배치됐습니다. 가운데에 팝업식 내장 뷰파인더도 배치됐습니다. GX8의 특징 중 하나인 방진방적 설계는 GX85에는 제외됐습니다. 전형적인 레트로 스타일으로 셔터 버튼과 두 다이얼의 위치가 효율적이고 촬영모드 다이얼 아래 전원 레버도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노출보정 다이얼이 없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두께는 43.8mm로 GX7에 비해 미세하게 감소했습니다.
복잡해보이지만 천천히 살펴보면 효율적으로 배치된 후면 인터페이스, 무엇보다 4K 포토와 포스트 포커스 등 GX85을 대표하는 기능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Fn1, Fn3 버튼에 기본 배치한 것이 눈에 띕니다. 기존 루믹스 시리즈의 버튼 배치와 동일해 기존 시리즈 사용자라면 어렵지 않게 새 카메라에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원 레버 아래 버튼 기능을 겸하는 멀티 다이얼을 배치해 상단 다이얼과 함께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초심자부터 고급 사용자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Fn 버튼을 총 4개 배치해 인터페이스를 개인화 할 수 있는 것이 제게는 무척 좋아 보였습니다.
전자식 뷰파인더는 276만 화소로 GX7의 그것과 동일한 화소입니다. GX 시리즈의 촬영 편의성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로 GX85는 GX7, GX8과 달리 틸트 조작이 불가능한 고정식으로 배치됐습니다. 크기는 이전에 사용했던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와 동등한 수준으로 조금 작게 느껴져 뷰파인더보다는 LCD 촬영을 주로 활용할 것 같습니다. 아이센서를 이용한 자동전환을 당연히 지원하며 파인더 비율은 16:9로 보입니다.
LCD는 3인치 104만 화소로 최근 대다수의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채용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파나소닉 미러리스 카메라답게 화면 터치를 지원하고 상단 80도, 하단 45도 틸트 조작이 가능합니다. 하이/로우앵글 촬영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셀프 촬영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180도 틸트 LCD는 아쉬움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끔 루믹스 신제품을 만져볼 때마다 터치 조작이 타사에 비해 우수하다고 느꼈는데 GX85 역시 이런 장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G VARIO 12-32mm F3.5-5.6 ASPH MEGA OIS
GX85는 컴팩트 표준줌렌즈 G VARIO 12-32mm F3.5-5.6 ASPH MEGA OIS와 함께 렌즈킷으로 판매됩니다. 제가 사용하게 된 것도 블랙 색상의 렌즈가 포함된 렌즈킷입니다. 단초점 렌즈를 연상시키는 얇은 두께에 35mm 환산 약 24-64mm의 초점거리가 장점입니다. F3.5-5.6으로 조리개 값은 밝지 않고 광각에 비해 망원 화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입니다. 처음에는 이 12-32mm 표준줌 렌즈 하나로만 GX85의 성능을 테스트 해보려 했지만 아무래도 단초점 렌즈 혹은 12-35mm F2.8 표준줌 렌즈를 구매하게 될 것 같습니다. G VARIO 12-32mm F3.5-5.6 ASPH MEGA OIS 렌즈의 사양을 간단히 살펴보면,
- 초점거리 : 12-32 mm
- 최대 개방 조리개 : F3.5-5.6
- 최단 촬영거리 : 20cm
- 최대 확대율 : 1배
- 손떨림 보정 : MEGA O.I.S
- 조리개 날 수 : 7매
- 필터 규격 : 37mm
- 지름 : 55.5 mm
- 길이 : 24mm
- 무게 : 70g
12-32mm 렌즈의 장점은 무엇보다 작고 가볍다는 것입니다. 70g에 불과한 이 렌즈로 35mm 환산 24mm 광각부터 준망원 64mm까지 다양한 촬영이 가능하며 손떨림 보정 장치 MEGA O.I.S.도 포함돼 있습니다. GX85의 가벼움을 가장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는것이 이 렌즈이기에 아마 이렇게 렌즈킷이 구성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나 화질과 최대 조리개, POWER O.I.S.에 비교 열세인 손떨림 보정 등 고급 사용자들에겐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그래도 매일 휴대하며 가볍게 촬영하기엔 이 렌즈가 분명 가격 이상의 가치를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전작에 비해 두께가 줄어 한층 더 가벼워진 GX85의 장점이 더 도드라지기도 하고요.
배터리는 DMW-BLG10E로 GX7과 동일합니다. 근데 이 배터리 가격이 꽤 비싸서 추가 배터리 구매가 망설여집니다. GX7, GX85는 물론 LX100에도 사용되는 '나름 인기있는' 모델이라 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다만 GX85는 microUSB 포트 충전을 지원하니 당분간은 배터리 한개로 사용해보려 합니다.
- microUSB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값 굳었습니다 -
맘에 드는 외모, 썩 괜찮은 첫인상
한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벽돌 디자인과 실버/블랙 투톤 컬러 덕분에 패키지와 외형을 살펴보며 즐거웠습니다. 표준줌 렌즈의 성능을 테스트 해보기도 전에 벌써 고급 렌즈 구매 유혹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것도 4K 동영상과 다양한 기능에 대한 제 기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GX85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늘어 놓으며 아직은 물음표 투성이인 이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어디 급하게 여행이라도 다녀올까봐요.
[ GX85로 촬영한 사진 몇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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