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될 일은, 결국 그렇게 된답디다?!
맞습니다, 결국은 처음 생각하던 목표에 닿게 되니 애초에 직진하는 것이 많은 경우에 좋은 선택이 됩니다. 처음 GX85를 받고 가장 먼저 떠올린 렌즈, 하지만 가격과 동영상 활용, 새 렌즈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가까스로 '참았었는데' 결국 2주간 떠올리다 이렇게 손에 쥐게 됐습니다. 파나소닉 마이크로 포서드의 렌즈 대표 렌즈이자 높은 완성도를 대표하는 LEICA 브랜드의 DG Summilux 15mm F1.7 ASPH.입니다.
파나소닉부터 올림푸스, 보이그랜더 등 꽤 많은 종류의 마이크로 포서드용 렌즈를 사용해봤지만 그 중 단연 세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렌즈가 바로 이 Leica DG Summilux 15mm F1.7 ASPH.입니다. 35mm 환산 약 30mm의 초점거리는 출시 당시엔 광각도 표준도 아닌 애매한 화각으로 이 렌즈의 단점으로 꼽혔지만 실사용자들에 의해 그 활용도와 높은 광학 성능이 인정받으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물론 이 렌즈는 독일 라이카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은 아니지만 일반 파나소닉 루믹스 렌즈보다 까다로운 인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외형의 완성도와 광학 성능에선 확실히 특출난 모습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다양한 라이카 브랜드의 루믹스 렌즈들이 출시, 판매되고 있죠. 최근엔 그 종류가 너무 많아져서 남발하는 이미지가 강한데, 아직까지는 완성도를 유지하고 있으니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 최근에 고급 단렌즈 LEICA DG SUMMILUX 12mm / F1.4 ASPH.가 새롭게 출시됐습니다. -
Leica DG Summilux 15mm F1.7 ASPH.
- 마이크로 포서드용 교환 렌즈
- 초점거리 : 15 mm
- 조리개 : F1.7 - 16
- 렌즈 구성 : 7군 9매 (비구면 렌즈 3매)
- 최단 촬영거리 : 20 cm
- 조리개 날 수 : 7매
- 필터 규격 : 46 mm
- 크기 : 57.5 x 36mm
- 무게 : 115 g
파나소닉의 고급 렌즈군인 라이카 브랜드 렌즈로 35mm 환산 약 30mm의 초점거리를 갖습니다. Summilux의 이름에 걸맞은 F1.7의 밝은 조리개와 20cm의 최단 촬영거리를 이용해 광각 렌즈의 한계를 상쇄하는 다양한 연출력을 가진 것이 장점입니다. 비구면 렌즈가 3매 들어가 주변부까지 화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의 장점에 최적화 된 작은 크기는 대단한 매력이지만 금속 재질로 만들어 크기에 비해 묵직한 편입니다.
파나소닉 - 라이카 렌즈 중 최초로 실버 모델이 발매돼 화제가 된 것도 기억이 납니다. 저 역시 망설임 없이 이 실버 컬러의 렌즈를 선택했고요.
실버 색상의 렌즈 본체는 금속 소재로 굳이 힘줘 누르거나 두드리지 않아도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트레이드마크격인 기계식 조리개 링 역시 렌즈의 디자인을 돋보이게 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초점거리 마킹은 노란색, 조리개링의 A 마킹은 빨간색으로 해 통일감이 부족한 점입니다. 제가 사용한 Summicron-M 35mm ASPH 실버 렌즈는 실버-레드의 조합이 마음에 들었기에 이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오리지널 라이카 렌즈의 기계적 아름다움에는 비할 수 없지만 실제 만져보면 확실히 일반 루믹스 렌즈보다 높은 완성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조리개링과 초점링 조작은 조금 가볍고 빠른 편입니다.
실버 렌즈에 맞춰 46mm 필터도 B+W의 실버 필터로 조합했습니다. 원래 렌즈 후드를 꼭 사용하지만 이 렌즈만큼은 후드없이 작고 가볍게 사용하고 싶어 다른 때보다 필터에 신경을 썼습니다.
벌써 한 달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GX85는 휴대성과 성능 모두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지만 렌즈킷으로 구성된 LUMIX G VARIO 12-32mm F3.5-5.6 ASPH. MEGA O.I.S. -이름 참 길다- 렌즈는 이 카메라에 비하면 확실히 부족한 인상입니다. 그래서 구매한 '99달러'짜리 렌즈 25mm F1.7은 '성능'의 아쉬움은 충분히 채워줬지만 제겐 좁고 어려운 환산 50mm의 초점거리 그리고 외형이 불만족스러웠습니다. 15mm가 이 모두를 해결할 렌즈가 되길 기대합니다.
설레는 맘으로 카메라에 장착을 했는데, 했는데..!!
중후한 GX85 실버 컬러와 영롱한 Summilux 15mm 렌즈의 색이 걱정보다 더 큰 불협화음을 뿜어냅니다.
Aㅏ... 고민없이 실버 렌즈를 선택한 것이 실수였나 봅니다.
- 아 얘도 이 정도로 안 어울리지는 않았는데 -
실제로 보면 GX85 실버의 짙은 스틸 그레이 색상과 라이카 15mm 렌즈의 무광 실버 컬러는 아마 영원히 공존할 수 없을만큼 대단히 안 어울립니다. 사실 저는 예전 사용하던 라이카 M9 스틸 그레이와 Summicron-M 35mm ASPH. 실버 렌즈 정도의 서먹함이면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이건 기대 이상(?)이네요. 크고 재미없게 생겨서 싫었던 25mm F1.7과 우열을 가리기 어렵게 됐습니다.
여전히 거슬리는 외관에 그래도 이 렌즈의 장점을 찾아 보자면 역시 기계식 조리개 링 그리고 렌즈 경통에 있는 AF/MF 전환 레버입니다. 이 렌즈를 장착하면 카메라가 렌즈 정보를 인식, 전/후면 다이얼로 이뤄지던 조리개 링 조작이 차단됩니다. 렌즈 본체의 기계식 조리개 링을 통해 조리개를 설정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사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부분인데, 기존 디지털 카메라 조작에 익숙하신 분들은 조리개 변경을 위해 양손을 사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크게 느껴질 것이고 오랫동안 이 기계식 조리개 링에 익숙해지신 분들은 카메라 전원 상태에 상관없이 조리개를 확인/설정할 수 있다는 부분 그리고 링을 돌리며 느끼는 손맛에 큰 점수를 줄 것입니다. 저는 후자에 가까워서 이 조리개링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습니다.
제가 이 렌즈를 후드없이 사용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실버 컬러 후드까지 씌우니 색상의 부조화가 더욱 극대화됐기 때문입니다. 본체와 동일한 금속 재질, 그리고 높은 일체감으로 제작된 후드는 그 자체로는 매우 마음에 들지만 아무래도 GX85 실버 모델에는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GX85를 블랙/브라운으로 교환해 사용한다면 다시 생명을 얻을 수도 있겠네요.
어찌됐건 이렇게 결국 원하던 렌즈를 쥐게 되니 다시 처음부터 GX85를 사용하는 기분입니다. 이 색상 조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즐겁게 사용해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