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후 초점을 바꾸는 놀라운 기능 '포스트 포커스'

GX85의 포스트 포커스는 제 손을 통해 GX85 그리고 파나소닉 미러리스를 처음 접하는 지인들이 가장 놀라워 한 기능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은 후 화면에서 초점 영역을 앞에서 뒤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처음엔 저도 놀라웠으니까요. 화면에 손이 닿을 때마다 사진의 초점이 변경되는 이 사진은 배경 흐림 효과가 큰 접사나 단렌즈 촬영에서 활용할 경우 그 놀라움이 더욱 극대화 됐습니다.

사실 이런 ‘선 촬영 - 후 초점’ 촬영 방식은 Lytro에서 출시한 ILLUM이라는 카메라를 통해 알려진 바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 촬영의 혁신으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무엇보다 초점 실패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죠. 파나소닉의 포스트 포커스 기능은 Lytro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지만 보다 간편하게 후 초점 촬영의 놀라움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GX85의 핵심 기능인 4K 동영상과 고속 AF를 활용한 응용 기능으로 실은 한 장이 아닌 짧은 4K 동영상 클립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GX85의 각 초점영역을 개별적으로 활성화시켜 빠르게 여러 피사체에 초점을 맞춘 4K 영상을 촬영한 후 사용자가 선택한 피사체와 일치한 장면을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포스트 포커스 역시 기본적으로 4K 포토 촬영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짤은 글로는 설명이 힘드니 예제 영상과 추출된 결과물을 보겠습니다.

< 포스트 포커스 기능으로 촬영한 4K 영상 클립 >

단축 버튼 등을 통해 포스트 포커스 기능을 활성화하면 4K 동영상을 촬영할 때와 같이 화각이 좁아지게 됩니다. 구도를 선정한 후 셔터 버튼을 누르면 화면 혹은 뷰파인더에서 빠르게 초점 영역이 앞에서 뒤로 이동하며 영상 클립이 촬영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촬영된 결과물을 재생해 화면의 포스트 포커스 아이콘을 터치하거나 ISO 버튼을 누르면 초점 선택 모드가 활성화 됩니다.

- 화면에 아이콘으로 표시되는 '포스트 포커스' 사진 -

- 터치 / 버튼 조작으로 초점영역 선택 -

- 포스트 포커스 기능을 활용해 얻은 두 장의 이미지 -

이후 방향키 조작이나 화면 속 장면의 피사체를 터치하면 해당 위치로 즉시 초점이 이동합니다. 실시간으로 변경되는 초점 방식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원하는 위치에 초점을 설정한 후에는 MENU/SET 버튼을 눌러 사진으로 저장합니다. 4K 영상 클립에서 한 장의 이미지가 추출되는 과정입니다. 저장된 이미지 역시 일반 촬영의 1600만 화소가 아닌 약 800만 화소의 4K 해상도입니다.

아래 영상은 포스트 포커스 기능을 사용하는 과정입니다.

< 포스트 포커스 기능으로 촬영한 4K 영상 클립 >

- 포스트 포커스 기능을 활용해 얻은 두 장의 이미지 -

- 포스트 포커스 기능을 활용해 얻은 세 장의 이미지 -

- 포스트 포커스 촬영 결과물 (약 800만 화소) -

- 4K 포토 이미지 100% 확대 -

포스트 포커스 기능은 3840 x 2160 해상도, 사진으로 환산하면 약 800만 화소인 4K 영상의 고해상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기능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 화질이 일반 사진촬영에 근접할 정도로 향상되면서 상상을 실현하게 된 것이죠. 더불어 영상 클립을 촬영하는 길어야 1초 남짓한 시간동안 화면 전 영역에 빠르게 초점을 검출하는 0.07초 공간인식 AF 성능이 없었다면 포스트 포커스 기능이 매끄럽게 선보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최신 기술이 ‘초점’과 ‘심도’라는 사진의 근본적인 원리를 재미있는 이론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 미래의 사진촬영 같은 기능에도 분명히 단점이 존재합니다. 4K 포토 기반의 기능이기 때문에 일반 사진 촬영의 1600만 화소에 비해 약 절반 정도인 800만 화소로 제한된다는 점이야 속도와 편의성으로 위로한다 쳐도 화각에 손실이 있는 것은 촬영시 주의를 요합니다. 더불어 촬영에 필요한 시간이 약 1-2초로 길어봐야 수십분의 1초인 일반 촬영보다 훨씬 깁니다. 때문에 한 화면에 다양한 피사체가 있는 상황에 제한적으로 활용할 때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기능입니다.

몇몇 한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포커스는 사진 촬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촬영 후 초점을 맞춘다는 새로운 개념은 초점 실패로 종종 소중한 순간을 놓치는 초보 포토그래퍼들에게는 한줄기 빛같은 소식이며 단점으로 지적된 해상도 문제 역시 앞으로 6K, 8K로 영상 촬영 성능이 발전하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입니다. 지금은 실용성보다 재미와 가능성에 더 점수를 주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기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