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예술인 러시아
그리고 예술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모스크바 여행 전의 저처럼 러시아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분들도 러시아의 유명한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몇 가지 쯤은 알고 계실겁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는 유명한 시,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현대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칸딘스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몸짓인 볼쇼이 발레단까지.
차이코프스키 - 호두까기 인형
볼쇼이 발레단 - 백조의 호수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러시아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알고 있고, 그의 대부분은 '예술'과 '예술가'입니다. 예술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고 위용을 떨쳤던 러시아, 그 때문인지 모스크바 여행 중 한국과 가장 다르게 느꼈던 점은 러시아인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 그리고 예술과 단단히 엉켜있는 그들의 삶이었습니다. 모스크바 시내 골목 어디에서나 크고 작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많은 분들이 전시 관람을 하는 문화 역시 제게는 생소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대나 몸/마음가짐 역시 한국과는 차이가 있었는데요, 러시아인들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정말 '모든 이들'이 예술을 감상하는 일과 그것을 위해 먼 곳을 찾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더불어 옷차림 역시 매우 자유스러웠구요. -이것은 패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차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특히나 트레티야코브 미술관의 전시를 볼 때 목발을 짚은 고령의 노인이 힘들게 한 걸음씩 옮기며 꼼꼼히 그림들을 감상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http://mistyfriday.tistory.com/2134)
짧은 여행 기간 중 제가 볼 수 있는 러시아인, 그리고 예술의 접점은 사진과 미술, 즉 회화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공연장 볼쇼이 극장에서 환상적인 발레 공연을 보거나 푸쉬킨의 글을 원서로 탐독하는 기회는 갖지 못했지만 번화가는 물론 작은 골목에서도 언제나 열린 거리의 그림 시장, 어느 곳이든 도시의 풍경과 서로의 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만으로도 이들의 남다른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러시아인들의 사진 사랑은 한국인 못지 않게 대단합니다-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찬란한 문화 유산을 가진 러시아, 그래서 여전히 예술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러시아인들. 오늘은 제가 본 그 '기둥의 조각'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볼쇼이 극장의 공연 포스터
모두가 예술가인 도시 모스크바?
구경만으로도 눈이 행복한 거리의 그림 시장
모스크바의 대표적인 번화가 아르바트 거리를 비롯해, 사람 좀 몰린다는 곳에는 으레 이 '거리 그림 시장'이 있습니다. 명동 떡볶이, 회오리 감자 노점상에나 익숙해져 있는 제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 이 그림들은 거리 예술이라기엔 그 수준이 매우 높은데다, 전통적인 유화부터 일러스트, 팝아트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해서 그 자체로도 거리의 풍경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작품들을 훑어 보면서 판매하시는 분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여행에 큰 보람이 있었겠지만, 워낙에 추운 날씨에다 저는 러시아어가 불가능하므로 상상하며 뿌듯해 해 봅니다. 어쨌든 이 거리의 예술 시장 역시 모스크바의 빼 놓을 수 없는 풍경임에 분명합니다. 이 곳에서 마음에 쏙 드는 그림 하나를 구입하는 것도 모스크바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 중의 하나가 되겠죠?
- 아르바트 거리의 그림 시장 -
- 이즈마일로브스키 전통 시장의 그림 시장 -
- 아르바트 거리의 초상화 화가들 -
예술을 감상하는 즐거움에 너무나도 익숙한 사람들
이렇게 당연하게 거리에서 그림을 팔고 사는 문화가 생긴 건 러시아의 예술 역사 때문일 것입니다. 러시아를 모르는 한국 사람도 이름만으로 알 수 있는 -물론, 아 그사람이 러시아 사람이야? 라고 꼭 되묻겠지만- 최고의 예술가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찬란한 역사가 있는데, 이 곳 사람들이 그 예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죠? 현재까지도 수 많은 예술가들은 박물관과 거리의 동상 등으로 모든 러시아인들에게 기억되고, 존경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모스크바의 가장 좋은 위치, 그리고 가장 크고 멋진 건물들은 이런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혹은 박물관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죠. 그런 열기는 비록 단 한번의 기회였지만, 모스크바 예술의 집 (Central House of Artists)과 트레티야코브 미술관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감상하는 어린 아이들의 눈빛도 이 곳에선 어딘가 더 진지해 보였고, 고령의 노인들이 힘든 몸을 이끌고 전시장을 찾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곳에선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갤러리가 인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추울 땐 따신 실내가 역시 좋죠-
예술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존경, 존중과 시대를 초월한 열정이 현재의 러시아를 지탱하는 기둥이 아닐까 생각할만큼, 러시아와 예술은 뗄 수 없는 관계겠죠.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있어 앞으로도 러시아에는 세계에 이름을 알리고 역사에 남을 위대한 예술가가 꾸준히 배출될 것입니다. 문득 우리는 얼마나 예술을 사랑했는가, 얼마나 존경하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봅니다.
그래서 모스크바의 거리는 그 자체로 예술이 된다
그림 시장이나 거리에 걸린 고풍스러운 회화 작품 말고도 때때로 거리가 이렇게 캔버스가 되기도 합니다. 벽화가 있는 도시 풍경이야 세계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다지만 이 곳이 예술의 나라 러시아라는 생각 때문인지 범상치 않아 보입니다.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펍, 클럽 등이 밀집된 거리에서 이런 벽화나 그래피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은 뤼미에르 주변의 골목들에서 발견한 것이구요. 여행하다 보면 이렇게 숨은 모스크바의 거리 예술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사진을 사랑하는 민족
그래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 사람들
여행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로 사진을 꼽고, 어디를 떠나든 카메라를 가장 먼저 챙기는 저에게도 러시아인들의 사진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물론 제가 방문한 기간이 러시아 최대의 축제 기간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 시즌이었고, 그에 맞춰 시내 곳곳이 일년 중 가장 아름답게 꾸며져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겠습니다만, 그것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열정이 분명 있었습니다. 세계 어느 도시를 가나 단체 사진을 찍는 한국 혹은 중국인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셀카봉 등 최근의 열풍 등으로 저는 이전까지 사랑을 가장 사랑하는 민족으로 한국인을 꼽았는데요, 모스크바를 다녀오니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관광지는 물론이고 거리의 멋진 건축물과 전시장, 백화점 내부에서도 카메라와 휴대폰으로 쉴 새 없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열정은 제가 보아 온 어느 도시의 풍경보다 뜨거웠으며, 사람들 역시 사진을 찍기 위해 백화점 통로를 잠시 막거나 전시장 입구를 점거(?)한 사람들을 흔쾌히 기다려주었습니다. -제가 상상했던 러시아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총을 꺼내야 했는데-
검은 머리의 낯선 여행객인 저에게도 이들의 행동은 다르지 않았으니 그것이 몇몇 친절한 사람들만의 행동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저를 위해 주요 관광지에서 흔쾌히 제 사진을 찍어주려는 아름다운 모스크바 여인들도 있었고, 사진을 찍고 있으면 손짓과 짧은 영어로 더 멋진 건물,풍경이 있는 곳을 알려 주시는 할머니도 계셨습니다. 예술은 국가와 인종, 문화 등을 초월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사진이라는 매개체로 그들과 제가 짧고 서툴게나마 대화를 하고 소통을 했으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입니까! 덕분에 오랫동안 -아마도 고르바초프의 이마를 처음 봤을 그 날부터 생겼을- 러시아인들에 대한 제 선입견이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 곳에선 누구나 '거리의 사진가'
이 곳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저에게 '사진 찍는 생활'을 상기시켰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높은 연령대의 '할머니'들이 보여주신 사진에 대한 열정입니다. 카메라와 스마트폰 문화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이야 이제 국적과 문화를 불문하고 비슷한 선호도와 성향을 가지게 되지만 상대적으로 그 변화가 낯선 고령층이 적극적으로 풍경 사진을 찍는 모습이 제게 인상적으로 남았던 것은, 한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그 할머님들 중 상당수는 핸드백에 작은 디지털 카메라를 하나씩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많아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핸드백에 카메라쯤은 하나씩 가지고 다니는 모스크바의 할머니들, 멋지지 않습니까? :D
물론 아저씨와 할아버지들은 세계 어디나 같은지 사진을 찍는 장면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흔히 보는 광경처럼 가족들의 사진들을 '할당량 채우듯' 영혼 없이 찍는 모습이 더 많았죠.
사실 모스크바 여행 전 들은 정보로는 구소련 문화의 영향으로 러시아인들은 표정이 매우 무뚝뚝하며, 더러는 거리의 사진을 찍다가 시비가 생기기도 한다는 말을 들어서 걱정했는데 실제 마주친 모스크비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기 때문에, 여행자인 저도 어느 장소에서나 셔터를 누르며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일부 상점의 내부나 판매 물품들을 찍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에티켓이니 그 정도만 조심하시면 즐거운 '사진 여행'을 하실 수 있겠습니다 :)
사진전에 몰려든 사람들
이 곳에선 사진이 충분히 예술이다
일례로 크리스마스 다음날 방문한 뤼미에르 갤러리의 엘비스 프레슬리 전시(http://mistyfriday.tistory.com/2125)에 모여든 인파들을 들 수 있습니다. 좋지 않은 위치에, 러시아와는 다소 동떨어진 대표적인 미국 팝 스타의 사진 전시를 이렇게 많은 러시아인들이 찾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린다 맥커트니 사진전에 몰려든 한국 사람들의 열기도 그렇지만 이 곳 사람들 역시 사진 전시를 감상하는 것이 무척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작품을 보는 자세 역시 진지해보였고, 사진 앞에서 한참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많았거든요. -러시아어라 알아들을 수 없던 것이 아쉽습니다.-
어찌 보면 차이코프스키나 칸딘스키, 샤갈, 푸쉬킨 등의 예술가들이 있는 나라에서 사진을 예술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즐기는 문화가 생겼다는 것이 놀랍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사진이 충분히 '예술'로서 인정받는 분위기였고, 사진을 좋아하는 저로서도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그들과 같은 장소에서 이렇게 사진을 감상하는 시간이 어쩐지 뿌듯했습니다.
그래도 역시나 가장 즐거운 사진은 '추억 남기기'
그래도 역시나 사진이 가장 즐거운 순간은 멋진 장소에서 '나'와 '너'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바로 그 시간이 아닐까요? 요즘 한국 사람들이 '셀피'에 미쳐있다고들 하지만 러시아인들도 결코 그에 뒤지지 않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수 없이 볼 수 있고, 유명 관광지에서는 그야말로 걷는 '사람 반, 사진 찍는 사람 반'일 정도로 북적북적합니다. 제 여행기간은 연말 연시-크리스마스가 이어지며 러시아 전체가 겨울 축제에 빠지는 홀리데이 시즌이라 그 열풍이 더했던 것 같아요. 축제의 붉은 광장을 배경으로 끊임 없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은 광장을 가득 메울 정도였으며 간혹 저렇게 함께 사진 찍을 소품(?)이 출현하게 되면 줄을 서기도 합니다. 영하 30도의 추운 날씨도 이기는 이 열정들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죠.
게다가 다들 아시다시피 러시아 여성들의 미모는 가히 '명불허전'입니다. 왜 그런 생각 할 때 있잖아요, '내가 저렇게 생기면 매일 사진 찍겠네.'라고. 제가 모스크바에서 그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D 러시아 여성들은 아마도 본인들이 그렇게나 예쁘다는 것을 무척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쉴 새 없이 사진을 찍는 것 같아요. -괜찮으시면 저..저도 같이.. 제발...-
그렇게 사람들은 모스크바 풍경의 일부가 되고
아름다운 모스크바 겨울 풍경을 찍은 사진 속의 사람들이 모두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죠? 제가 꼭 이 곳을 처음 찾은 여행자라서가 아니라, 이 곳에 살고 매일 이 곳을 지나치는 사람들도 이렇게 멋진 광경을 보게 되면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그 소중함을 아는지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에 망설임이 없습니다. 남자끼리도 서로 V -_- 브이 표시를 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풍경마저 이 곳에선 자연스럽습니다. 비록 그들의 표정은 전철에서 발을 밟혔을 때와 다름 없이 굳어 있지만 그럼에도 맘 속에는 그 순간의 낭만이 분명히 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겨울 모스크바 풍경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은 뺄래야 뺄 수도, 빼어서도 안 되는 주제입니다. 러시아 강추위를 대비한 옷차림에도 카메라 화면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예술혼을 뿜어내는 저 뒷모습들이 모스크비치들 대표하는 표정 중의 하나니까요. 그래서 언젠가부터 제가 찍는 모스크바 사진들에서도 이 사람들의 모습들이 꼭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열정이 가장 활활 타올랐던 장면을 저는 크리스마스의 굼 백화점에서 보았습니다. 겨울 축제 시즌을 맞아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단장한 백화점은 물건을 사는 곳이라기보단 모스크바의 대형 실내 축제장으로 느껴질 정도로 사람들은 이 곳에서 먹고 마시며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추억 만들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사진이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 고풍스러운 백화점 구석구석에서 사진을 찍으며 2015년 크리스마스를 써내려갑니다. 으레 백화점에선 당연히 사진 촬영이 금지인 줄 알았던 저는 이 굼백화점 안의 뜨거운 열기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가장 화려한 사진을 찍을 수 있던 곳도 이 곳이었구요. -이거 이래가지고 장사 하겠어?-
쭘 백화점 뒷편 작은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진 찍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사람들 때문인지 아르바트 거리에는 항상 인형 옷을 입은 호객상(?)과 함께 사진을 찍는 행인, 관광객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거리 곳곳에 세워진 유명인들의 동상 역시 좋은 배경이 됩니다. 게다가 크리스마스 시즌엔 붉은 광장 그리고 각 동네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수십~수백명의 산타와 각종 여신(?)들이 활보해 이 즐거움이 극에 달하죠. -대체 이 나라는 여신이 몇명인지, 홍대와 비교해보자-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이 거리 분위기는 여행객의 뇌리에 '모스크바의 거리 풍경'을 깊게 새기곤 하죠
아르바트의 명물 토끼(?)
낭만적인 아르바트 거리의 웨딩사진
여긴 산타가 많으니 선물 못 받을 걱정은 없겠습니다 XD
오빠 왜 내 눈을 똑바로 못 봐? 응?
모스크바 외곽의 지하철역에서 만난 모스크바 전자상가(?)
이 곳에도 각종 전자제품들과 함께 카메라 상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이 곳의 예술과 함께 당신들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에 대해선 문외한인 저지만, 모스크바 여행을 통해 적어도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존경심과 그들 역사 속의 예술을 지키기 위한 진지함은 매우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 명동이나 강남에도 국적 불명의 먹거리보단 이런 전통 문화와 예술이 자리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죠. -거리에서 그림을 하나 사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더불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전시들도 저렴한 가격에 수준 높은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것이 매우 좋았구요. -칸딘스키랑 샤갈 그림이 동네에 막 있어-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사진을 사랑하는 이 러시아인들의 열정은, 사진을 좋아하는 저에겐 더욱 특별했죠. 그들의 사진은 주저 없이 적극적이고, 생활 속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 속의 러시아 사람들은 '사진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 점 때문에 12일 동안의 러시아 여행에서 이 낯선 사람들이 두렵거나 어렵지 않고, 오히려 한국 사람들과의 공통점을 찾아나가며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작은 것 하나로도 마음을 열고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모스크바 여행에선 자신있게 모스크비치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보려구요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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