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쥐 광장에서 나는 환상을 보았다
붉은 광장에서 모두 불타 끝나버릴 줄 알았던 크리스마스, 그리고 겨울 축제의 열기는 꽤 멀리까지 퍼져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선 출발 전엔 이름을 들은 적도 없는 이 마네쥐 광장이 '환상적인 야경'으로 놀라움을 주었죠. 낮에도 밤에도 모두 아름다운 모스크바의 중심 붉은 광장과는 달리, 낮보다 밤이 수만 배 아름다운 마네쥐 광장을 소개합니다.
마네쥐 광장은 붉은 광장 옆의 또 다른 광장으로 볼쇼이 극장과 모스크바 대학 건물이 있는 트레브스카야와 연결된 또 하나의 모스크바 핫 플레이스입니다. 주변에 늘어선 대형 호텔들과 지하로 연결된 대형 쇼핑몰 덕분에 숙소로는 모스크바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구 형태의 커다란 조명 설치물 때문에 밤에 유독 아름다운 곳이죠.
모스크바 메뜨로의 녹색 노선 테아트랄나야(Театральная) 역의 출구가 바로 이 마네쥐 광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시내 주요 관광지와 연결된 중심가이자 붉은 광장보다 상대적으로 인파도 적고, 야경도 아름다우니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아주 좋죠
뒷편에 보이는 건물이 붉은 광장 서편의 모스크바 역사 박물관입니다. 역사 박물관 우측의 문을 통해 붉은 광장을 빠져 나오게 되면 바로 마네쥐 광장입니다. 붉은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못지 않은 겨울 축제가 이 광장에도 벌어지고 있네요. 이 곳에는 특히 산타와 겨울 여왕(?) 등의 특별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근데 관심이 없다...
광장 지하에는 이렇게 지하 3층 규모의 대형 쇼핑몰이 입점했습니다. 지하 세계(?)같은 엄청난 규모는 러시아에서는 워낙 흔한 일이라 이제 놀랍지도 않습니다. 바로 근처에 굼 백화점이 있지만 이 곳에도 유명 브랜드 매장과 카페, 식당 등이 즐비합니다. 꼬르소 꼬모 등 고가의 편집샵들도 보이구요.
바로 건녀편에는 모스크바에서 가장 복잡한 도로 중 하나였던 트베르스카야(Тверская) 거리가 있어요, 항상 교통 정체가 대단한 곳이라 마네쥐 광장은 항상 시끌시끌합니다. 호텔 밀집 지역이기도 해 도로변엔 항상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서 있습니다. 저는 이 곳에서 모스크바의 가장 번잡한 풍경을 보았습니다.
마네쥐 광장에선 흔하다는 여신(?)
모스크바 역사 박물관 옆 문을 통해 마네쥐 광장으로 나오는 길에는 '모스크바의 중심'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위치에 서서 사진을 찍고 동전을 던지며 즐거워 했는데요, 이 곳에서 뒤로 동전을 던져 어딘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를 책에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느 도시에나 있는 것처럼 소원이나 사랑이 이뤄진다는 그런 미신이겠죠? 저도 새해에는 노총각 탈출을 위해 동전을 한 번 던져보려 했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포기!
뭐니뭐니 해도 이 마네쥐 광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이 '구' 형태의 설치물입니다. 밤에는 저 구조물 전체에 조명이 들어와 밤하늘 아래서 '반짝반짝' 빛나죠. 낮에는 마냥 어수선하기만 한 이 광장이 해가 지는 순간 모스크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주목받는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족히 10m는 훌쩍 넘어보이는 이 신비로운 물체(?) 앞에는 해가 지기 전부터 많은 인파들이 모여 기념 사진을 찍기 바쁩니다. 아마 저렇게 사진을 찍다 밤이 되길 바라는 거겠죠? -오후 세시면 이제 곧 해가 지겠네요, 여긴 모스크바니까-
밤에 다시 찾은 마네쥐 광장, 낮에 봤던 그 정신 없는 동네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밤 하늘 아래 이 광장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저 대형 장식물이 그 주인공이죠
이 순간만큼은 붉은 광장이 부럽지 않은 마네쥐 광장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명 설치 작품 중 하나로도 꼽힌다고 하죠? 제 눈에는 어쩐지 커다란 폭탄 모양(?) 같지만
파란 조명이 반짝반짝 빛나니 붉은 광장 옆에서 더욱 눈에 띄는군요.
물론 안에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안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야말로 온 하늘이 별로 가득 찬 듯 행복한 배경을 연출할 수 있죠
남녀노소 다 좋아하지만, 이 곳은 특히 아이들이 더 좋아합니다. -저 신난 표정 보세요, 두 팔을 번쩍 들고-
그러고 보면 러시아의 겨울 장식들은 하나같이 다 동화 속에서 가져온 것 같습니다. 이 곳의 어른들은 아직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걸까요?
마네쥐 광장,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액세서리
지금 보니 성탄절 트리에 매다는 장식 같아 보이는 마네쥐 광장의 이 조명 장식 역시 겨울 모스크바 여행에서 꼭 직접 보아야 할 장관 중의 하나입니다. 새까만 밤 하늘 아래서 보석처럼 빛나는 풍경은 붉은 광장의 야경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으며 광장의 유명한 분수나 동상 등이 그 빛을 잃은 겨울철에 사람들을 이 곳으로 이끄는 주인공입니다. 붉은 광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으니 따로 수고스럽게 찾으실 필요도 없어 더 좋죠. 아예 숙소를 이 쪽으로 잡으시면 더 좋겠습니다. 밤마다 붉은 광장과 마네쥐 광장의 호화로운 야경을 보며 와인 한 잔을 마시는 '모스크바이기에 가능한' 특별한 경험들을 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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