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홈 스윗 홈 in 모스크바

미친 여행에서 유일하게 멀쩡했던 나의 숙소 이야기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첫번째는 당연히 갈 곳, 즉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머물 곳'과의 운명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선 먼 땅에서 종일 무언가를 위해 걷고 뛰며 보내는 하루의 마지막엔 편안히 쉴 수 있는 장소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저 역시 이번 여행으로 그 동안 간과했던 숙소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추운 나라라서 그 중요성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같은 젊은(?) -이제 그것도 아닌가- 여행자들은 경비도 줄이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도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많이 이용하고 저도 여행 전 게스트 하우스를 많이 알아보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번 여행에선 제 분에 넘치는 좋은 숙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모스크바의 강추위가 절정에 달하는 1월 첫주, 그리고 러시아의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마침 숙소 가격이 다른 때보다 저렴했기 때문인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가 여행기간 동안 묵었던 숙소 두 곳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와 소감을 적어 보려고 합니다. 가장 많이 이용하시는 게스트 하우스는 제가 이용하지 않아 다소 불필요한 정보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가족이나 친구끼리 떠나는 모스크바 여행에선 게스트 하우스보다 나을 수 있는 현지 호텔과 Airbnb를 통한 아파트 렌탈 서비스에 대한 내용이니 분명 도움이 되실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스크바 스몰렌스카야, 골든 링 호텔 (Golden Ring Hotel Moscow, Золотое Кольцо)



모스크바 중심지 아르바트와 인접한 스몰렌스카야의 골든 링 호텔은 여행 첫 날인 1월 5일부터 11일까지 5박을 했던 저의 첫 숙소였습니다. 마침 루블 환율도 좋고, 오랫만의 해외 여행에 혼자 여행을 즐길 기회가 될 것 같아 혼자 묵을 호텔방을 예약하게 되었는데요, 마침 제가 방문하는 1월 첫 주 기간에 다른 날짜보다 절반 가까이 숙박비가 저렴해서 주니어 스위트 룸에 묵었습니다, 물론 혼자서요. 디럭스룸과 주니어 스위트룸 가격이 만원 밖에 차이가 안났거든요. -물론 나중에 후회 많이 했습니다, 제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혼자서 그 큰 룸에-


http://www.goldenringhotelmoscow.com


5성급 호텔인 골든 링 호텔은 한국의 동급 호텔과 비교하면 그 시설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모스크바에 다녀온 분들의 후기를 보면 모스크바 호텔들의 수준이 일부 고급 호텔을 제외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4,5성급 호텔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그런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물론 가격 역시 저렴했습니다. 제가 묵었을 때의 가격이 주니어 스위트 룸 기준 1박에 10만원이 되지 않았으니까요. 건물도 지은지 꽤 오래 되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내 청결 수준과 직원들의 응대 수준은 나무랄 데 없었고, 다소 오래된 호텔 느낌이 풍기는 룸 분위기도 모스크바의 느낌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천편일률적인 호텔 방보단 오히려 정감이 있었습니다.



골든 링 호텔 13층, 주니어 스위트 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제가 묵은 룸의 풍경입니다. 응접실과 침실, 두 개의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고 역시나 혼자 묵기에는 너무너무 컸습니다. 아마 4인 가족 정도가 묵어도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요. 사진에서도 보실 수 있듯 커튼과 소파는 다소 옛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고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책상과 벽걸이 TV가 있습니다. 13층의 높이에 주변에 외무성 건물 외에는 높은 건물이 없어서 창문을 통해 보는 모스크바의 야경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종종 저 창가에 앉아 와인을 마셨죠. -놀고 있었죠-



침실에는 제 덩치가 가로로도 잘 수 있는 커다란 침대와 연인, 부부가 간단한 와인을 곁들이며 분위기를 만들면 좋을 테이블 그리고 사방으로 시원하게 뚫린 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혼자 이 큰 침실을 썼던 저는 외로움 때문인지 늘상 저 커튼을 활짝 열어 젖히고 모스크바의 야경을 멍하니 감상했었죠. 다음엔 여자친구랑 꼭 이런 곳에 묵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이 곳에서 혼자 이 방을 예약한 것을 가장 많이 후회했던 것 같네요 :) 이상하게 저렴한 가격에 반신반의했지만 실제로 묵고 난 후의 이 골든 링 호텔에 대한 기억은 매우 좋습니다. 세련되지 않았지만 운치있고, 새 것은 아니지만 멋스러웠거든요. 게다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러시아 외무성 건물의 아름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호텔이기도 합니다.




호텔룸에서 본 모스크바 풍경입니다. 제법 멋지죠? :)



여기서 잠깐 소개 - 러시아 외무성



마치 그랑죠(-_-)가 잠들어 있을 것 같은 저 멋들어진 건물은 러시아 외무성 건물이라고 합니다. -호텔에 묵는 6일 내내 그냥 잘 생긴 건물이라고만 생각했다가, 후에 택시 기사님께 들었습니다- 스탈린 시대, 서구 세력에 자국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화려하고 큰 규모로 지어진 이른바 '스탈린 시스터즈' 7개의 건물 중 하나로 스탈린 고딕 양식 특유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27층 규모의 엄청난 크기로 주변을 압도하는 힘이 있습니다. -매일 밤 홀로 호텔에 버려진 저의 유일한 말동무였지요- 그 외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인 엠게우(МГУ)를 가 보았지만, 매일 밤 호텔에서 마주 앉아 와인 상대가 되어 준 이 외무성 건물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조명 때문에 밤에 보면 더욱 아름답습니다.



모스크바의 강추위가 매서워질수록 이 호텔은 더욱 아늑하고 사랑스러워졌습니다. 언젠가 하루는 TV 뉴스에서 아침 기온을 확인하고는 그냥 하루 이 호텔과 찰싹 붙어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하루하루 이 호텔에서의 밤과 아침이 익숙해지면서 이렇게 창가에 앉아 오늘의 모스크바 겨울 풍경을 바라보며 아침 식사를 하곤 했습니다. -눈이 많이 오던 날이었어요-


밤에는 이렇게 야경 보면서 파티를!




숙소 외 호텔 편의 시설은 이용하지 않아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이 호텔 꼭대기 층에 러시아 전역으로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다고 합니다. 분위기도 매우 좋고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고 하는데요, 혼자 온 아시아인이 고급 식당까지 가기엔 조금 어려움을 느꼈달까요? 운동 시설과 수영장 등이 있다고 안내 받았지만 매일 모스크바 시내 여행에 바빠 밤 늦게야 호텔로 복귀하는 바람에 로비 구경도 잠시만 할 수 있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와 펍 분위기를 보니 이 호텔의 연식(?)이 짐작이 되시죠? 그래도 어느 도시를 가나 똑같은 '세련된 모던 디자인'의 호텔보다는 조금이나마 러시아의 감성을 품은 이런 분위기가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금 더 여유가 있어 호텔 내부의 모습과 부대 시설 등을 상세히 알려드릴 수 있으면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텐데 아쉽네요 :(



아르바트 거리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



이 골든 링 호텔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시내 중심가이자 모스크바의 대표적 번화가인 아르바트 거리와 매우 인접한 위치라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길만 건너면 아르바트 거리와 지하철 스몰렌스카야 역에 닿게 되고, 아르바트를 따라 걸으면 모스크바의 심장 붉은 광장에도 갈 수 있거든요. 여행 둘째 날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면서 아르바트 거리를 발견하고 저의 호텔 예약 실력에 혼자 감탄했습니다. 특히나 해외여행에서 숙소의 위치는 관광지로 이동하는 시간과 직결되고, 그것은 전체 여행 스케쥴을 좌우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이 골든 링 호텔에 묵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스몰렌스카야, 아르바트 지역에는 호텔과 게스트 하우스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모스크바에서 가장 고급 호텔 중 하나인 '롯데 호텔'이 이 아르바트 거리 끝자락에 있고 그 외에도 3,4성급 호텔들과 렌탈 아파트 등 대표 관광지 답게 숙소가 매우 많습니다. 때문에 모스크바를 여행하실 때 이 아르바트와 스몰렌스카야를 키워드로 숙소를 선정하시는 게 유용한 팁이 되겠네요.



매일 아침 산책하듯 모스크바의 아르바트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모스크바 여행에서 분명한 장점입니다. 혹시나 문득 성 바실리 대성당이 보고싶으면 당장 달려가 그 분을 만날 수도 있구요. -하하, 사랑하는 나의 바실리- 아르바트 거리에 밀집된 박물관과 주요 관광지, 기념품 판매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점이었구요. 


아르바트와 인접하다는 것은 단순히 주요 관광지에 빠르고 쉽게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 뿐 아니라, 그만큼 먹을 거리와 쇼핑 등 여행을 즐기는 데에도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실제로 제가 몇 번의 소개팅에서 소개한 모스크바의 맛집(?) 중 두 곳 -쉑섁 버거(http://mistyfriday.tistory.com/2071)와 폴 베이커리 (http://mistyfriday.tistory.com/2124) 역시 이 지역에 있었습니다. 



바쁜 관광 일정(?) 때문에 이 골든링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 룸을 예약했음에도 하숙집이나 게스트하우스처럼 잠만 자고 나가는 바람에 충분히 이용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준비가 극히 부족했던 이 미친 여행(!)에서 위치 좋고, 전망 좋고 아늑한 이 호텔이 저는 매우 좋았습니다. 물론 혼자 묵기에는 과하게 큰 방과 아무래도 경비의 압박 때문에 다음 여행에서 또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호텔은 제 이름도 잘못 알고 있군요, Sang ju 라니. 내가 분명 Sung ju라고 알려줬는데!



모스크바 키에브스카야의 플랫 APT



6일간의 호텔 호사(?)를 마치고 나머지 5일간 묵은 숙소는 모스크바 강 건너 키에브스카야 지역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Airbnb를 통해 처음으로 예약한 현지 아파트 렌트였어요. 사실 어디나 똑같은 호텔보다는 현지 아파트를 렌트해서 그야말로 모스크비치의 삶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골든 링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룸보다도 비싼 숙박료에도 흔쾌히 이 곳을 선택했습니다. 여행 준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이 Airbnb 사이트에서 아파트들을 구경하며 선택했던 과정인데요, 많은 곳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하면 시설이 너무 낙후되었고 시설이 마음에 들면 호텔 스위트룸 뺨치는 가격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탐색했고, 이 플랫 아파트의 모던하고 깨끗한 인테리어에 반해 예약하게 됐죠.




https://www.airbnb.com/rooms/3294784


해당 아파트의 안내 페이지입니다. 화이트 색상의 가구와 벽이 무척 깔끔한 인상을 주고 소파나 침대의 배치, 주방 기구의 청결 상태 역시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보시다시피 가격은 좀 비싼 편입니다. 그리고 이 방 역시 크기가 큰 편이라 저처럼 혼자 묵는 여행객에게는 다소 과하고 2-3인의 일행이 묵기에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파트 주인인 Arthem의 응대도 친절했고, 특히나 러시아어가 불가능한 저를 위해 부인이 직접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 주었습니다.



아파트에 도착 후 짐을 풀다 찍은 사진입니다. Airbnb의 안내 페이지와 똑같죠? 사진을 통해 보았던 깔끔하고 밝은 느낌이 실제 방문했을 때도 똑같이 느껴져 만족스러웠습니다. 건물 위치는 키에브스카야에 위치한 쇼핑몰 유러피안몰 뒷편 골목으로 쇼핑 타운에 인접해 있어 장보기에도 좋습니다. 다만 이 아파트로 오는 길목이 해가 진 후에는 다소 어두워서 저같은 외국인에게는 호텔보다 다소 위험하게 느껴졌습니다. -밝은 때 다니시면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만-



창가에는 이렇게 빌트인 책상도 있어서 매일 찍은 사진을 정리하거나 여행 일기를 쓰는 저에게 매우 유용했습니다. 이런 소소한 배려 때문에 호텔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쉴 새 없는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면 잠들기 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저 책상에 앉아 사진을 보고 야식과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하곤 했죠. 정이 많이 들었던 장소입니다.





이것은 매우매우 편했던 소파, 눕기에도 좋아서 혼자 침대에서 자기가 싫을 땐 여기서 이불을 덮고 잠들기도 했죠, 여기 누워있으면 '아 이런 집 있으면 모스크바에서 살 수도 있겠다.' 라는 상상을 많이 했습니다.



호텔과 비교해 렌탈 아파트가 갖는 장점은 아무래도 이렇게 취사 공간이 있어 직접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점이 아닐까요? 물론 제가 이 곳에서 그럴듯한 요리를 해 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침 식사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거나 저녁에 간단한 조리를 할 때 이 주방의 존재가 무척 크게 느껴졌습니다. 아마 가족, 친구끼리 단체로 여행을 가시게 되면 이렇게 저녁마다 직접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는 즐거움 역시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해요.


샐러드는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



다행히 혼자 자기에도 그다지 크지 않은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슬아슬한 느낌의 그림이..? 유일하게 이 침대만큼은 호텔이 더 좋긴 했습니다 -호텔은 매일 방정리도 해 주니까요-





밤에 특히 아름다운 키에브스카야, 바로 그 옆




이 플랫 아파트는 모스크바의 떠오르는 번화가(?) 키에브스카야 역과 인접해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한 모스크바 최대 쇼핑몰인 유러피안 몰(http://mistyfriday.tistory.com/2130)과 5분 거리라 쇼핑을 하거나 지하 마트에서 장을 보기에도 좋습니다. 유러피안 몰 내에도 수많은 식당과 카페들이 있으니 아르바트와 느낌은 달라도 뭐 편의 시설에서는 뒤쳐지지 않습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이나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 쉴 새 없이 드나드는 키에브스카야 기차역 인근 지역인만큼 스몰렌스카야 지역보다는 치안 상태가 어쩐지 좋지 않아보입니다. 지하철 역에서 난데없이 말을 걸며 소매치기를 시도하는 러시아인도 있고, 돈을 구걸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 곳에서는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조심하셔야겠어요. 이 아파트는 이 지리적 특징만 제외하고는 시설부터 숙소가 주는 느낌, 그리고 그 곳에서의 '모스크바 생활'까지 모두 만점을 줄 수 있을 만큼 좋았습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주인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냈었죠 'The apt in perfect!'


이렇게 고요한 동네이긴 합니다만, 해가 지면 어딘가 무섭죠



개인적으로 이 아파트 덕분에 제 모스크바 여행이 두 배는 더 즐거웠다고 믿습니다. 너무 정이 들어 마치 내 집 같던 플랫 아파트에서의 마지막 밤, 평소보다 많은 술을 마시고 Sade의 DVD를 보며 잠이 듭니다. 이 밤이 너무 아쉬워 시간을 잡아두고자 이렇게 사진을 찍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다 함께 인사를 하는 DVD 속 밴드의 모습과 제 여행 마지막 날의 감상이 묘하게 오버랩되며 특별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 춥고 낯선 땅에서 포근히 안아주던 이 아파트를 잊지 못할거에요, 그리고 다시 모스크바에 오게 된다면 이 숙소에 다시 묵으려 합니다. :) -아쉬워, 아쉬워, 저 날만은 정말 해가 뜨지 않기를 바랬어요-



그렇게 여행이 끝나고,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던 날보다 더 싫었던 귀국날, 정들었던 아파트에서의 마지막 흔적입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길 기원하며, 안녕! :(



네가 있어 정말 즐거웠어,

고마웠어.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 동안 몰랐던 사실이 여행에서의 숙소의 중요성입니다. 준비 없이 떠난 이 미친 여행에서 유일하게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호텔과 아파트 두 숙소는 모두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며 제 여행을 더욱 편하고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물론 게스트 하우스에서의 특별한 추억도 여행에서 얻게 되는 큰 선물이지만, 저처럼 '낮에 전투적으로, 밤엔 편안히' 다니는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이렇게 숙소에 조금 더 투자하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되겠네요. 유일하게 정상적이었던 저의 모스크바 숙소들, 그래서 모스크바를 떠올리면 붉은 광장이나 노보데비치 못지 않게 이 곳이 그립습니다. 홀로 묵었던 골든 링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 룸은 먼 땅에서 제 여행을 여유롭고 특별하게 만들어주었고, 모스크바 현지 아파트에서는 직접 음식을 해 먹고 저녁이면 '빨리 내 집에 가서 쉬고싶다'는 생각을 할 만큼 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여행은 다른 분들보다 모스크비치의 삶에 조금은 더 가까웠다고 조심스레 자부합니다. 


밤마다 저를 포근히 안아줬던 나의 홈 스윗 홈, 지금은 또 다른 분들이 그 곳에서 특별한 추억들을 만들고 계시겠죠 :)





계속 ->






[전체 보기] 한겨울 모스크바, 10박 12일의 미친여행


한겨울 모스크바, 10박 12일의 미친여행 - Prologue, 왜 모스크바였을까?


0. 모스크바,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미친 여행의 시작, 모스크바로 떠나는 날.

2. 모스크바행 특급 열차, 아에로 익스프레스 (Aero Express)

3. 모스크바 여행의 시작, 예술을 사랑한 거리 아르바트 (Арбат)

4. 모스크바의 모든 감동은 붉은 광장으로부터 - Red Sqaure (КРАСНАЯ ПЛОЩАДЬ)

5. 허기진 여행자를 위한 Shake Shack(쉑섁) 버거 [본격 모스크바 맛집 탐방]

6. 불이 꺼지지 않는 붉은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

7. 모스크바 최고의 백화점 굼(ГУМ)의 크리스마스

8. 러시아 대문호 푸쉬킨의 생가를 찾다

9. 꿈에 그리던 성 바실리 대성당과의 만남 (아직도 난 널 잊지 못해)

10. 러시아 현지 통신사를 사용해보자, Beeline 개통 및 사용기

11. 모스크바의 까만 밤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마네쥐 광장

12. 맥도날드는 사랑입니다

13. 진짜 그렇게나 너무 추운 모스크바의 겨울 날씨

14. 모스크바 시민의 발, 그리고 여행자의 날개. 모스크바 지하철 미뜨로(метро)

15. 러시아의 영혼이 살아 있는 거리, 푸쉬킨스카야 (부제 : 걷다 보면 알게되는 것들)

16. 밤의 도시, 겨울의 모스크바. 그리고 가장 모스크바 다운 풍경

17. 내가 사랑한 빵집 Paul 베이커리

18. Lumiere 갤러리에서 만난 엘비스 프레슬리 (뤼미에르 갤러리, 사진전)

19. 그림 같았던 노보데비치 공원, 폭설 속의 겨울 산책

20. 러시아의 정신을 간직한 노보데비치 수도원 (Новодевичий монастырь)

21. 모스크바 스타벅스에 간 이유 (모스크바 텀블러 구매기)

22. 모스크바를 가로 지르는 모스크바 강, 특별한 너의 의미

23. 모스크바 최대 쇼핑타운 유러피안몰 (Европейский), 폭풍 쇼핑 위험지역!

24. 모스크바 여행 최대의 해프닝, 2000루블에 얽힌 슬픈 이야기 (왜 그는 나에게, 도대체)

25. 모스크바 최대의 휴식 공안 고리키 공원, 가장 아름답지 않은 날의 기억

26. 미친 여행자의 안식처, 숙소 이야기 [모스크바 호텔 & 아파트]

27. 예술 도시 모스크바, '예술가의 집(Central House of Artists)'에서 칸딘스키와 샤갈을 만나다

28. 사진과 예술을 사랑하는 모스크바 사람들, 모스크비치 이야기

29. 모스크바 최고의 대학교 엠게우(МГУ) 캠퍼스를 함께 거닐어 볼까? (Moscow State University)

30. 문화와 여가가 공존하는 러시아 종합 전시 센터 VDNKh (ВДНХ)

31. 미친 여행자가 모스크바에서 사는 법, 모스크바 물가 이야기와 생존 팁 [모스크바 사용법]

32. 러시아 정교회의 상징,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Храм Христа Спасителя)

33. 러시아 전통 인형 마뜨료시카를 살 수 있는 곳, 모스크바 전통 시장 이즈마일롭스키 (Измайловский)

34. 서울로 돌아오는 하루, 꿈은 모두 끝났다.


Epilogue, 미친 여행의 마무리 - 이래서 모스크바여야만 했다 [Last & Best]


모스크바 미친여행, 일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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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Traveler.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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