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놀랍도록 빠르게, 다시 그 날

다녀온 지 벌써 일년이 됐습니다.


- 일년 전, 모스크바 골든링 호텔에서 -



2016년 새해의 첫 월요일. 날짜는 1월 4일로 다르지만 일년 365걸음을 걸어 다시 같은 날에 왔습니다. 그 사이 바뀐 것은 2015라는 숫자가 2016으로 고작 1 늘어난 것뿐입니다. 날씨도 그때와 비슷하고 무심코 보았던 거울 속 제 모습도 그 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보기에 따라 1이라는 숫자보다는 분명 많이 변했겠지만 말입니다.


정확히 일년이 됐습니다. 지난 2015년 1월 첫 월요일에 저는 무작정 미지의 땅 모스크바로 떠났고 열이틀간 한바탕 구르고 떨고 웃으며 즐기다 알고 얻어 왔습니다.

유난히 요즘 그 때 생각이 나는 것, 그 여행 속 제가 부러웠던 것은 크게 한바퀴 돌아 다시 그 자리에 가까웠기 때문이겠죠.


사실 그 여행 중에도 알고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이 순간의 저를 몹시 부러워하게 될 것이라는 걸. 그런 생각 덕분에 많이 지쳤던 날, 가장 추웠던 날에도 망설임 없이 몸을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저는 서울에 있습니다. 생각보다 변한 것이 없지만 하나하나 짚어보니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는 사진 혹은 무용담으로만 남은 그 때의 이야기를 돌아보는 것이 새해 첫 월요일, 그 날과 같은 날 하고있는 일입니다.




- 그 때, 2015년도 너도 그리고 나도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그 여행, 언젠가 다시 그렇게 떠날 수 있을까 -






그리고 정확히 떠난지 일년째 되는 오늘 1월 4일. 미루고 미뤘던 항공 마일리지 적립을 했습니다.

하고나니 더 늦지 않아 다행이다 싶어 후련하기도 한데, 이게 꼭 이 여행의 진짜 마무리같이 기분이 어딘가 꽁냥꽁냥한 하루입니다.


빨리 어디론가 다시 떠나야 치유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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