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일요일 오전, 광주 금남로 풍경
2013. 8. 18.
십 년만에 찾은 광주, 그 땐 마냥 신기하고 낯설었던 동네였다. 그래도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가 있어 좋은 기억이 많았던 곳. 오늘은 그 기억을 더듬어, 스무살의 나 대신 혼자 걸어본다.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문질러 없애버리기 전, 이른 아침에. 아무도 없는 골목은 그 때와는 너무 달라 기억을 더듬는 것조차 불가능하고 지난 밤의 흔적 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쌓이고 바뀌어 이제는 그냥, 처음 걷는 길이 되었다. 그나마 옛 모습과 닮은 풍경에서 있지도 않은 그 때의 기억을 꺼내 맞춰보고 있지만. 그래도 내가 사는 곳보다 조금 더 사람 사는 풍경 같았던 길. 걷다보니 어느새 추억밟기를 포기하고 알 수 없는 길과 처음 보는 풍경에 즐거워했던 시간. 아마 이 골목도 언젠가 나 걸었을텐데. 그래도 어느새 계속 걷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