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지하세상의 고기나라
후쿠오카 '먹여행' 이야기를 계속 이어, 이번에는 '후쿠오카 먹거리'하면 많은 분들이 떠올리실 '고기' 요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있는 규카츠와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함바그' 등 다양한 고기 요리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인 레스토랑 '미트랜드'입니다. 이름부터 패기 넘치는 고기집입니다.
2 Chome-11-1 Tenjin, Chuo Ward, Fukuoka, Fukuoka Prefecture 810-0001 일본
후쿠오카 미트랜드는 대표적인 번화가 중 한 곳인 텐진 파르코 백화점 지하 식당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규카츠집과 모츠나베 가게 등 유명 식당이 밀집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미트랜드도 이미 한국 여행객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맞춰 가게 내부와 메뉴판 곳곳에서 한국어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미트랜드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가게 벽면을 두른 커다란 메뉴를 통해 입장 전에 이미 메뉴를 고를 수 있는 특이한 시스템(?)이었습니다. 함바그와 규카츠, 가라아게 등 메뉴가 다양한 편이라 메뉴판을 들고 고민하기 쉬운데요, 밖에서 미리 메뉴를 결정하고 입장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되겠습니다. 크지 않은 매장 내부에 직접 고기를 굽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독특한 조리실이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이 곳의 대표 메뉴는 하카타 스타일의 함바그 스테이크입니다. 구슬 모양으로 예쁘게 빚은 고기덩이가 탐스러울뿐 아니라 메뉴판 오른쪽 노란 글씨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메뉴 하나 주문시 최대 세개까지 고기를 리필해 준다는 내용인데요, 왼쪽을 보니 밥도 무제한 제공이라고 하네요. 저같은 대식가에게는 메뉴 내용보다 더욱 반가운 소식입니다. 가격은 1200엔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고기 세개를 먹는다 가정하니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후쿠오카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설을 규카츠처럼 돌판에 직접 구워먹을 수 있는 우설 정식, 돼지고기 볶음과 카레 돈가스 등의 메뉴가 있습니다. 소고기부터 돼지, 닭고기까지 종류가 무척 다양한 것이 장점입니다. 여러명이 식당을 방문해도 취향별로 먹을 수 있으니까요. 이와 함께 메이슨 자(mason jar)에 담아 판매하는 샐러드도 이 곳의 대표 메뉴 중 하나라고 합니다. 물론 저는 고기에 집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았습니다만.
가게 바깥쪽에 붙어있던 멘트가 재미있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에게 유명한 가게이니만큼 SNS 공유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고 SK텔레콤 멤버십이 적용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일본, 그 중에서도 후쿠오카 여행을 얼마나 많은 분들이 즐기시는지 알 수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이 날은 가장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점심시간에 미트랜드를 방문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일행은 망설임 없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메뉴를 주문했죠. 한쪽이 인기가 많아서 없어지더라도 리필이 가능하니까요.
왼쪽부터 우설, 가라아게 그리고 구슬 함바그 스테이크입니다.
머니머니해도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미트랜드의 대표 메뉴인 구슬 함바그입니다. 기존 함바그가 동그란 모양에 다소 납작한 고기덩이였다면 이 곳은 설명대로 구슬처럼 원형에 가까운 모양이었습니다. 크기도 제법 커서 제 주먹과 거의 비슷할 정도였는데요, 이 고기를 원하면 세개까지 먹을 수 있다니 축제가 따로 없습니다. 고기와 함께 구운 채소와 밥이 함께 제공됩니다.
다양한 일본 음식 중 제가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가라아게를 미트랜드에서도 먹을 수 있습니다. 프라이드 치킨을 연상시킬 정도로 커다란 닭고기를 통째로 튀겼는데, 양배추와 위에 뿌린 특제 소스 때문에 튀김 특유의 느끼함 없이 잔뜩 먹을 수 있습니다. 밥과도 잘 어울리지만 든든한 양과 바삭한 식감 때문에 맥주를 곁들이면 더 좋겠습니다.
후쿠오카 사람들이 사랑하는 우설, 소의 혀 고리.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 때문에 우설 정식은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메뉴라고 합니다. 규카츠처럼 함께 나온 불판에 올려 원하는 만큼 익혀 먹는 방식입니다. 고기를 올릴 때 나는 '치익-' 소리와 연기가 시각적으로 만족을 주고 입에 넣는 순간 퍼지는 맛이 혀의 만족을 주죠. 혀와 혀가 만나는 그 어떤... 좋은 느낌? 아쉽게도 저는 우설을 그리 선호하지 않아서 이 귀한 고기를 많이 먹지 못했지만, 미트랜드에서 추천할만한 메뉴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규카츠...!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역시 규카츠였습니다. 실제로 저와 일행의 표를 가장 많이 받은 것도 이 메뉴였고요.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한 직후부터 이 규카츠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가기 전에 먹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텐진 파르코 지하 1층에 한국인에게 더 유명한 규카츠 가게가 있지만 대기 시간이 워낙 길어 미트랜드에서 주문해봤는데 이곳의 규카츠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매우 얇은 튀김옷을 입혀 겉면만 익힌 고기를 돌판에 올려 취향대로 익혀먹는 것이 규카츠의 핵심입니다. 선홍빛 고기의 빛깔이며 돌판에 올려놓는 순간의 소리와 연기 그리고 고기 향이 기대를 증폭시킵니다. 점원의 설명에 따르면 가급적 10초 이하로 살짝만 익혀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가능하다면 그냥 처음 나온 상태로 먹어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하고요. 그 얘기를 듣는동안 소중한 제 고기는 불판에서 웰던으로 바싹 구워진 것이 아쉽습니다.
원하는만큼 고기를 구워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면 규카츠 완성. 이 날 모든 메뉴를 합쳐도 이 규카츠 하나의 만족감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사랑스러운 맛과 식감을 자랑했습니다.
대표적인 일본 음식 중 하나인 카레 돈카츠도 미트랜드에서 인기있는 메뉴라고 합니다. 하트 모양의 돈카츠가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메이슨 자에 담겨 나온 카레를 접시에 부어 먹는 방식입니다. 함께 나오는 밥이 독특한 모양인데요, 눈 덮인 후지산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먹는 방식이며 시각적으로도 재미가 있죠? 카레는 한국에서도 종종 찾아 먹는 전형적인 일본식 카레 맛입니다. 어느새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음식 맛'이 생겼군요.
마지막 메뉴는 돼지고기와 양파를 볶은 이토시마 돼지 스테이크 정식입니다. 이 곳 돼지고기는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공수한 것으로만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식감이 무척 부드러운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고기를 볶는 데 사용한 특제 소스는 달콤한 맛이 밥을 자꾸 부릅니다. 다행인 것은 밥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 돼지 스테이크 메뉴 자체는 특별하지 않았지만 이곳의 돼지고기는 식감이며 맛이 그동안 먹던 돼지고기보다 월등해서 자꾸 젓가락을 당겼습니다.
후쿠오카 텐진의 미트랜드는 메뉴의 다양함과 최대 세개까지 고기덩이를 먹을 수 있는 넉넉한 양 그리고 한국 관광객에게 적극적인 서비스가 장점인 식당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이제 막 후쿠오카에 도착한 한국 관광객분들이 여행 가방을 끌고 이 곳에 찾아오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후쿠오카 여행의 시작 혹은 마무리로 미트랜드에서 '고기세상'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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