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파칭코에서 돈 땄다면서, 그냥 가게?



후쿠오카 여행 첫째날, 공항 밤샘에도 불구하고 저는 첫 파칭코 체험에서 팔천엔 가량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조금 더 매달렸으면 아마 후쿠오카에서 큰 돈을 벌었을지도 몰라요-

아무튼 돈도 두둑히 땄겠다, 달콤했던 빠칭코의 첫경험을 뒤로 하고 향한 곳은 바로 건너편 이자카야입니다. 이름은 하카타 쇼몬(博多 笑門), 입구 오른쪽에 있는 맥주 든 아저씨 표정이 파칭코에 들어서기 전 이미 마음에 들기도 했고, 술집을 찾아 다니기엔 후쿠오카의 여름은 너무 더웠습니다.





6-2 Hakataekichuogai, Hakata Ward, Fukuoka, Fukuoka Prefecture 812-0012 일본



하카타 쇼몬은 파칭코장 하카타 키스 (http://mistyfriday.kr/2728) 건너편에 있습니다. 후쿠오카 최고의 번화가인 하카타 역에 인접해 있고 내부가 상당히 넓어 후쿠오카 여행 중 하루 피로를 풀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칸막이로 나뉘어진 좌석에서 팀웍 다지기도 좋고요.



-요즘 후쿠오카 오징어가 제철이라는 소식, 그리고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모츠나베(곱창 전골) 요리가 행인들을 유혹합니다-




복층 구조의 내부 공간은 안쪽 단체석을 포함해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이 날도 회사 단체 회식팀인 듯한 일행의 박수와 고함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것을 보면 저녁 식사, 회식 장소로 인기가 있는 곳 같습니다. 특히나 일본인들은 맥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게다가 이렇게 식자재까지 풍부한 후쿠오카에서는 한 끼도 대충 지나칠 것 같지 않습니다.



넓은 내부 공간은 개방된 홀과 칸막이로 나뉘어진 테이블 그리고 가장 안쪽의 단체석으로 나뉩니다. 저와 일행은 삼삼오오 술 마시기 좋은 안쪽 자리에 앉았습니다.





일본 이자카야는 메뉴가 무척 다양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섬나라 특유의 풍부한 해산물을 활용한 회와 튀김 등의 요리, 후쿠오카 대표음식 모츠나베, 규슈 지방의 특산품이라는 닭고기 구이, 그리고 일본의 대표적인 요리인 라멘과 가라아게, 에비 후라이 등. 생각해보면 어느 하나 술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한국 사람 못지 않게 술을 많이 마실 것 같습니다.




일본 특유의 패기 넘치고 산만한 메뉴판은 반갑게도 한글이 있지만 차라리 사진을 보며 유추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간간히 어색한 번역이 보이기 때문인데요. 뭐 간간히 이 재미있는 번역 때문에 일행이 함께 폭소를 하기도 하니 그그것도 나쁘지 않네요. 입구에서 본 신선한 오징어와 하카타 스타일의 닭고기 구이를 우선 주문합니다.



후쿠오카 술집의 자릿세 문화


후쿠오카에서 저녁마다 간단 혹은 거하게 술을 마시며 알게 된 문화는 '자릿세'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술집에 방문한 인원수에 맞춰 '자릿세'를 부담하게 되는데요, 가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약 300-500엔 정도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개인별로 다른 주량이며 팀별로 다른 머무는 시간에 따라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불공평을 보완하기 위한 독특한 에티켓으로 생각되는데요, 한국에는 없는 문화라 실제로 한국 여행객들은 당황하거나 더러 불쾌하게 생각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본안주'라는 항목으로 살짝 순화해 사진처럼 간단한 안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었습니다. 



- 이 날 기본 안주로 나온 하카타 쇼몬의 이 두부 요리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



즐거운 술자리의 시작



역시 부담없이 즐기기엔 맥주만한 것이 없습니다. 생맥주를 한 잔 들이키고 나니 지난 밤 인천공항에서부터 시작된 긴 하루의 피로가 한번에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돈도 따고 아 즐거워-




이 날 가장 인기가 있던 모듬회와 오징어 회입니다. 보기에도 신선해 보이는 재료로 접시 위에 보기 좋게 담긴 것이 안주로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신선한 오징어 살은 투명할 정도로 맑고, 심지어 살을 벗겨냈는데도 아직 살아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부산에서 먹었던 가늘게 썬 오징어 회와 달리 입에 가득 차 혀에 감기는 식감이 매우 좋습니다. 게다가 제철이라 살에서 단맛이 나더군요. 바닷가가 아니면 쉽게 맛볼 수 없는 제철 오징어 회에 한 번 반하고 그 다음 모듬회에 반할 차례입니다. 살을 무척 두껍게 썰어 입 안 가득 살이 차는 느낌인 연어회가 단연 가장 인기였습니다. 이후 이 모듬회를 두접시 더 주문해 먹었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저 저 '연어'




오징어 회를 다 먹고나면 다리와 몸통 등 나머지 부분을 이렇게 튀김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이제 막 튀긴 오징어 회는 고소함이 더해져 오징어 회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물론 맥주에는 회보다 이 튀김이 훨씬 더 어울렸습니다.




다음으로 등판한 요리는 하카타 전통 방식의 닭고기 구이, 닭고기 살을 소고기, 돼지고기처럼 숯불에 구워먹는 것이 독특했는데요, 단순히 굽는 것이 아니고 밑간이 되어 있어 굽는 동안 아주 좋은 향이 납니다.



잘 익은 닭고기 구이를 소스에 찍어 먹으면 하카타 닭이 소만큼 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컷 먹게요-

한국 음식에서는 느끼지 못한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후쿠오카를 방문한 분들께 모츠나베와 하카타 닭구이 둘은 꼭 경험해 보시라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주문한 요리를 한 상 비워 냈지만, 오늘 하루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아침을 지나지 못했고, 바깥은 아직 한낮입니다.

더 주문해야죠.


메뉴판을 보며 맛있는 음식을 계속 골라봅니다.




한 입 크기의 이 새우 튀김은 그동안 일본에서 먹었던 '에비 후라이'와 달리 새우 살의 담백함 보다는 새우 전체의 고소함이 '바삭'하고 씹히는 것이 맥주 안주로 매우 좋습니다. 일행 중 한명은 '오리지널 새우깡' 같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하카타 닭구이를 먹었지만 일본식 카라아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닭고기에 밑간을 하고 바삭하게 튀겨낸 카라아게는 빼놓을 수 없는 맥주 안주죠. -그래서 제가 먹자고 했습니다-




위에 있는 것은 생선살로 만든 어묵이라고 합니다. 생어묵이니만큼 한국에서 흔히 먹는 어묵 맛과 다른데다 안에 씹히는 콩 식감 때문에 건강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어묵은 개인적으로 이 날 먹은 것 중에는 맛이 없는 편에 속했습니다.


하카타 쇼몬은 싸게는 300엔대의 메뉴부터 종류별로 다양한 메뉴를 안주에 적합하도록 한 접시에 담아 판매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술 한잔을 곁들여 다양한 일본, 후쿠오카 음식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철마다 가장 맛있는 재료 그리고 후쿠오카의 대표 메뉴들을 한 곳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무리는 언제나 라멘으로



후쿠오카 사람들의 술자리는 언제나 이 '라멘'으로 마무리 된다고 합니다. 한국 회식자리가 종종 얼큰한 '탕'류로 마무리 되는 것이 떠올라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저같은 라멘 마니아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이야기였죠.

이 날 마무리 메뉴 역시 라멘, 하지만 일반적인 돈코츠 라멘과 다른 볶음 라멘 메뉴였습니다. 십여종의 메뉴를 맛보느라 어느새 배가 무척 불렀지만 이 라멘이 또 독특한 매력이 있어 결국 달려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볶음면 특유의 꼬들한 면과 채소의 식감, 그리고 육수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날 하카타 쇼몬을 방문한 이후 저는 후쿠오카 음식을 주변에게 자랑하는 하카타 예찬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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