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후쿠오카 에서 하루 만에 제대로 먹고 싶으면 

#씨푸드



이번 후쿠오카 여행은 제 여행 중 손꼽히는 '먹여행'이었습니다. 워낙에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데다 그 중에서도 유독 식자재 풍부하고 맛있는 음식이 많은 후쿠오카였기에 가능했을 텐데요,

그 중에서도 첫 손에 꼽는 곳이 바로 이 이자카야 '씨푸드'입니다. 한자로 해풍토(海風土)라는 이름인데, 일본 발음으로 '씨푸드' 혹은 '씨후도'라니 재미있는 상호명이죠? 실제로 해산물 중심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씨푸드'라는 이름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라 기억하기 쉽습니다.






17, 2 Chome-4, Hakata Ward, Fukuoka, Fukuoka Prefecture 812-0013 일본


하카타 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이미 한국 관광객에게는 제법 유명하지만 처음 찾으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길 찾기가 수월하지 않으실 텐데요, 구글맵의 '길찾기' 기능으로 이 곳 주소를 찍으면 걸어가는 경로를 친절히 안내해 줍니다.




그 중 하카타 역에서 쭉 요도바시 카메라까지 걸어 건물을 등지고 건널목을 건너는 경로가 가장 쉽습니다. 요도바시 하카타 건물이 어디서나 눈에 띄니 유심히 살펴 보시면 어렵지 않습니다.




출구 앞 PLAZA라고 써 있는 하카타 역 출구를 찾아 쭉 걸어 오셔서 요도바시 카메라를 등지고 파란색 Kinkos 간판이 있는 골목으로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그 후 좌회전을 하시고 약 3-4분 정도 걸으시면 왼쪽에 씨푸드 이자카야가 있습니다.




후쿠오카 이자카야가 대부분 그렇듯 씨푸도의 분위기도 '으쌰 으쌰' 합니다. 안으로 깊은 매장 안에는 의자와 좌식 테이블이 여럿 놓여 있습니다. 각 테이블 위에 가지런하게 놓인 접시와 젓가락, 메뉴판이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본격적으로 메뉴판을 열어 봅니다. 이자카야 답게 메뉴가 무척 많아 애초에 하나씩 먹어 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이 때 큰 사진으로 표시된 '대표' 혹은 '제철 메뉴'들을 선택하면 실패가 없습니다. 그래서 메뉴판에 사진으로 나온 메뉴들을 전부 주문해 보았습니다.



'500엔'


눈을 의심케 한 저 가격은 실제 모듬 사시미 가격입니다. 한국에서 모듬 스시를 한 접시 먹으려면 기분 좀 제대로 내야 하는데 단돈 500엔이라니. 이미 마음은 세접시쯤 주문을 꿈꾸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우엉과 갈치 튀김도 기대를 더합니다. 500엔과 50cm. 씨푸드는 각 요리에 붙은 이런 '키워드'에 반해 찾는 맛이 있겠네요.




이 곳의 재미있는 시스템 하나는 '샐러드 바' 였습니다. 1000엔 정도의 가격으로 샐러드 바에 있는 채소를 소쿠리 하나에 원없이 담아 먹을 수 있는데요, 한 때 서울에서도 유행했던 '샐러드 쌓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화려한 빛깔의 채소들이 매장 한복판에서 시선을 끕니다.




이 날은 이 시스템이 생소한 저와 일행을 위해 점장님이 직접 시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실제로 이 곳에서 점원에게 요청하면 이렇게 능숙한 손으로 직접 담아주신다고 합니다. 물론 직접 담을 때처럼 '산더미'로 쌓아 주시진 않겠지만요.




보기 좋게 담은 채소는 잠시 후 맛깔나는 채소찜이 되어 테이블에 놓입니다. 먹기 좋게 익으니 색이 더 고와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격적인 식사 준비가 되면, 차례차례 주문한 음식이 나옵니다.



"500엔 모듬 사시미"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500엔짜리 모듬 스시의 자태에 말이죠. 500엔, 한국 돈으로 6000원이 되지 않는 가격에 6종의 모듬회를 먹을 수 있는 건 이 곳에서도 흔치 않다고 합니다. 이 메뉴가 하카타 씨푸드의 인기 메뉴이자 필수 주문 메뉴로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생선은 무척 신선하고 두께도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 두툼해서 이것만으로도 하카타에서 10분 걸어온 것을 충분히 보상받게 됩니다.


"제철 오징어"



한창 물오른 오징어는 생으로 먹을 때 단맛이 납니다. 후쿠오카 사람들이 이 오징어회를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요, 다만 이 곳이 다른 이자카야와 다른 것은 오징어 회를 가로로 썰지 않고 세로로 썰어 준다는 것입니다. 방향에 따라 식감부터 맛까지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 방식이 규슈 지역의 전통 방식이라고 합니다. 신선한 오징어는 살아 있는 상태로 테이블에 놓입니다. 바닥이 비칠듯 살이 투명하죠?




회를 먹고 나면 남은 부위는 튀김과 소금구이 중 하나를 선택해 즐길 수 있습니다. 이 날은 소금구이를 선택했는데, 저는 아무래도 튀김이 좋겠더군요.




"쉴 새 없이 들이 닥친 한 상"



음식들의 자태에 반해 하나하나 사진을 찍느라 속도가 더디기도 했지만 주문한 음식이 하나하나 쌓이면서 테이블 위는 빈 곳 없이 가득차고 저와 일행은 음식이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하카타 씨푸드가 좋았던 것은 맛도 맛이지만 음식마다 시각적인 즐거움을 충분히 주고 각 메뉴가 머릿속에 각인되는 개성이 있는 점이었습니다. 모듬 사시미와 오징어 회, 생선 짚불구이 그리고 50cm 우엉,갈치튀김까지.


사진을 보니 후쿠오카에 몹시 가고 싶군요.



"하카타 스타일의 생선 짚불구이"



이 곳에서 자신있게 추천한다는 하카타 전통 방식의 생선 짚불구이입니다. 겉면을 짚불로 익혀 불향과 속살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타다키" 요리를 떠오르게 하죠?

가다랑어부터 우설, 참치까지 다양한 짚불 구이를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때마침 짚불 구이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키를 훌쩍 넘는만큼 커다란 불꽃이 생선 겉면을 순식간에 익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맛은?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립니다. 생선 비린 맛에 약하신 분들도 짚불 향 덕분에 담백한 맛을 방해받지 않고 즐길 수 있습니다.

익히는 방식 때문인지 생선보다는 잘 익은 고기 맛이 나더군요. 잔뜩 기름진 것이.



"대망의 50cm 우엉/갈치 튀김"



단숨에 테이블 위의 주인공이 된 50cm 우엉,갈치 튀김의 존재감은 엄청납니다. 이렇게 큰 우엉이 있나 싶을 정도로 50cm 우엉은 입을 떡 벌어지게 하고 한국에서는 비싸서 먹기 힘든 두툼한 갈치를 우엉에 둘둘 감아 튀겼습니다.

제게는 참으로 사치스러워 보이는 음식이었습니다. 등장하자마자 다른 음식들을 밀어내고 테이블 가운데를 차지했죠. 실제로 주변의 후쿠오카 사람들도 이 자태에 환호할 정도로 '대단한' 음식이었습니다. 





압도적인 자태를 감상한 후에는 이렇게 가위로 썰어 먹습니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우엉에 갈치를 감싼 음식이 어떤 맛일지 궁금했는데 첫번째로 놀랐던 것은 갈치 살이 서울에서 먹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두툼했다는 것, 그리고 우엉이 질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제주에 가면 이렇게 두툼한 갈치가 있던가요, 제게는 '귀한 생선'으로 여겨지는 갈치를 이렇게 한 입 가득 먹을 수 있다니, 모듬회 이후 다시 한 번 감동입니다.




화려한 음식들에 시선을 빼앗기긴 했지만 생선살로 만든 이 소시지는 맥주와 먹기에는 이 테이블 전체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매력이 있었습니다. 가운데 채워진 것은 고추냉이 소스인데요, 제가 고추냉이에 약한 탓도 있지만 현지인 입맛인지 상당히 '찡'합니다. 코가 약하신 분들은 조금 덜어 드셔야 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상에 니혼슈가 빠질 수 없지"



니혼슈(일본술)은 이 곳에서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그것도 큰 맘 먹고 무척 고급이라는 쿠보타만쥬로.




후쿠오카 술은 이렇게 잔에 넘쳐 받침에 반쯤 찰 정도로 담는데, 이들의 후한 인심이라고 합니다. 비싼 술이지만 역시 후하게 담아 줍니다.

쿠보타만쥬로 니혼슈를 배운 것은 축복이라는 일행의 말을 들으며 받침에 있는 것까지 모두 마셨는데 술을 잘 모르는 저도 '물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향이 상큼했고요.


물론 담날 숙취도 없었고요.





하카타 씨푸드는 후쿠오카에서 가 본 음식점 중 베스트로 꼽는 곳입니다. (라멘집 빼고)

한국 여행자들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음식들과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요즘처럼 더운 날에 쿠보타만쥬에 저 모듬회가 무척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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