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비둘기에게 발길질을 한다.
2011. 4. 12.
# 0 2011. 4 봄의 시작, 마로니에 공원. 이제 막 봄이 시작되는 날 끝날 것 같지 않던 겨울이 어느새 아주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생명이 사라진 줄 알았던 나무에서 꽃망울이 하나씩 터지기 시작하던 날의 마로니에 공원. 소녀가 비둘기에게 발길질을 한다. 과자 부스러기를 좀 던져주는 듯 하더니 이내 모여든 비둘기들을 발길질로 쫓아낸다. 먼지도 날리고 비둘기가 대뜸 내쪽으로 날아오니 싫다, 모이를 주면서 쫓아내는 건 무슨 심술인가도 싶다. 다른 비둘기들을 쫓아내던 소녀가 한 비둘기 앞에 쭈그려 앉아 과자를 부숴주고 이윽고 발길질에도 잘 도망가지 못하던 한 비둘기가 다가온다. 한쪽다리로 힘들게 다가온 비둘기가 몸 속으로 숨겨왔던 다리를 땅에 내려놓는다, 어디서 다쳤는지 형체도 알아 볼 수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