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2011. 4
봄의 시작, 마로니에 공원.
이제 막 봄이 시작되는 날
끝날 것 같지 않던 겨울이 어느새 아주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생명이 사라진 줄 알았던 나무에서 꽃망울이 하나씩 터지기 시작하던 날의 마로니에 공원.
소녀가 비둘기에게 발길질을 한다.
과자 부스러기를 좀 던져주는 듯 하더니
이내 모여든 비둘기들을 발길질로 쫓아낸다.
과자 부스러기를 좀 던져주는 듯 하더니
이내 모여든 비둘기들을 발길질로 쫓아낸다.
먼지도 날리고 비둘기가 대뜸 내쪽으로 날아오니 싫다,
모이를 주면서 쫓아내는 건 무슨 심술인가도 싶다.
다른 비둘기들을 쫓아내던 소녀가 한 비둘기 앞에 쭈그려 앉아 과자를 부숴주고
이윽고 발길질에도 잘 도망가지 못하던 한 비둘기가 다가온다.
한쪽다리로 힘들게 다가온 비둘기가 몸 속으로 숨겨왔던 다리를 땅에 내려놓는다,
어디서 다쳤는지 형체도 알아 볼 수 없는 다리를 그제서야 땅에 끌며 다가와 소녀 앞으로 간다.
잔뜩 부은 다리로는 다른 비둘기처럼 모이를 쫓아 뛰어다닐 수가 없었다.
그런 비둘기를 위해 다른 비둘기를 쫓아낸 소녀의 마음에 잠시 인쌍 찌푸렸던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봄의 시작, 마로니에 공원.
이윽고 발길질에도 잘 도망가지 못하던 한 비둘기가 다가온다.
한쪽다리로 힘들게 다가온 비둘기가 몸 속으로 숨겨왔던 다리를 땅에 내려놓는다,
어디서 다쳤는지 형체도 알아 볼 수 없는 다리를 그제서야 땅에 끌며 다가와 소녀 앞으로 간다.
잔뜩 부은 다리로는 다른 비둘기처럼 모이를 쫓아 뛰어다닐 수가 없었다.
그런 비둘기를 위해 다른 비둘기를 쫓아낸 소녀의 마음에 잠시 인쌍 찌푸렸던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봄의 시작, 마로니에 공원.
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래야 한다.
그래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