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아홉시 삼십 분, 비행기가 화창한 이른 아침 하늘로 떠오릅니다. 손바닥 만한 창 밖으로 우뚝 솟은 타이베이 101 타워가 보입니다. 이제야 이 낯선 도시가 조금 편해지기 시작하던 날, 여행은 끝났습니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얼떨떨했던 이별, 그래서 도시가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창문에 코를 붙이고 있다가 결국 창 밖으로 하얀 구름 덩이만 보이게 된 후에야 수첩을 꺼내 여행을 기록 합니다. 추억을 꺼내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겨울, 타이베이, 사람 그리고 특별하지 않음에서 오는 행복을. 하나, 낯선 도시를 찾는 이유. 대만을 여행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중화권 특유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며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있기도 했던데다, 같은 아시아권 여행에는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도 했죠...
혹자는 이 곳에서 꼭,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해 노을을 기다려 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이는 본 적 없는 영화 제목을 말하며 저보다 더 신나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호기심이 저를 이 곳까지 이끌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말이죠. 첫번째는 실패였지만, 결국 다시 찾아 보란듯이 성공했습니다. 그들의 말로 듣던 것보다 더 멋진 노을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으로 이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 딱 하루, 그것도 마지막 날에 " 창문이 없는 싸구려 호텔방은 여행자를 부지런하게 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나갈 채비를 하며 공용 화장실로 가는 길, 복도 끝 환한 빛에 순간 걸음이 멈췄습니다. 벽에 붙여놓은 그림처럼 환하고 선명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 결국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화창한..
LX10은 주머니 안에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카메라지만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고화질 영상 트렌드를 이끄는 파나소닉의 신제품답게 고해상도 4K 동영상과 4K 포토, 포스트 포커스 등 4K 영상을 응용한 다양한 부가 기능이 모두 탑재됐습니다. Full HD와 확연히 구별되는 고화질의 4K는 2010만 화소 이미지 못지 않은 이 카메라의 매력으로 일상과 여행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합니다. 저 역시 4K 영상 촬영에 관심이 무척 많아 LX10의 동영상 촬영 성능에 대해 궁금증이 많았습니다. LX10의 4K 기능은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무엇보다 이 작은 카메라로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못지 않은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것이 대단한 매력이지만 일체형 렌즈와 외부 액세서리 사용의 한계로 전문 영상 ..
대만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샤오롱바오(소룡포)를 꼽습니다. 세상이 좋아져 이제 한국에서도 딘 타이 펑의 샤오롱바오를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본토에서 먹는 맛은 다릅니다. 여행 초반, 융캉제에 있는 딘 타이 펑 본점을 지나치며 건물 앞에 모여든 인파에 본토 샤오롱바오를 즐겨 보겠다는 꿈을 접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가시지 않아 샤오롱바오로 유명한 다른 식당을 찾았습니다. 몇몇 이들에 의해 딘 타이 펑의 수많은 라이벌 중 하나로 불리는 덴수이러우(點水樓)입니다. 마침 숙소 근처인 타이베이 메인역 주변에 있어 쉽게 찾아갔습니다. dianshuilou.com.tw 덴수이 러우는 샤오롱바오와 볶음밥 등이 유명한 대만 중식 레스토랑으로 타이베이는 물론 대만 전역에 분점이 있는 유명 레스토랑입니다...
가능하다면 그 도시의 시장, 그 중에서도 야시장은 꼭 방문해 보는 편입니다. 물론 저같은 관광객이 다수를 차지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도시 사람들의 삶을 가장 여과없이 보여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모스크바의 크리스마스 마켓, 멜버른의 빅토리아 마켓, 바르셀로나의 보케리아 시장 등이 그렇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블로그나 책, 단체 관광에서 볼 수 있는 '매끈한' 여행과는 다른 모습을 좋아합니다. 그런 면에서 타이베이의 스린 야시장은 이제 빛을 많이 잃은 곳입니다. 과거에는 이곳이 오롯이 타이베이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을지 몰라도, 현재는 현지인들보다 저같은 여행자, 관광객들이 더 많을 정도로 닳고 닳은 관광지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때문에 용산사에서 나오며 가급적 다른 야시장을 찾고 싶었고, 마침 근처에 화시지..
걱정하는 내게 그는 그저 '괜찮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혹한의 계절, 붉은 밤의 도시로 떠났습니다. 2년이 지나 다시 1월 5일. 다분히 개인적인, 그래서 이름조차 붙이기 어려운 기념일에 제 앞에 놓인 것은 그 10박 12일의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입니다. 이것 역시 분명 기적의 한 종류겠죠? 오늘 하루는 이 책을 천천히 다시 곱씹으며 읽어 보려 합니다. 거짓말처럼 이제 희미해진 기억을 더듬으며, 2년 전 뜨거웠던 그에게 한바탕 무용담 듣는 기분으로 말이죠. - 모스크바에서의 첫번째 사진 - 여행은 끝나고, 시간이 아주 많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시간이, 그만큼의 여행이 있었지만 겨울이면 어느새 저도 모르게 이 도시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 인생 가장 용감했던 그 순간들을 그리워하는..
일주일간 타이베이 그리고 인근 여행을 하며 웬만큼 알려진 유명 관광지들을 모두 가보았지만 가장 강한 인상을 줬던 곳을 꼽자면 단연 용산사(龍山寺)를 꼽습니다. 숙소를 옮기느라 오전을 보낸 토요일, 점심을 먹고 나니 벌써 오후가 절반쯤 지나 무엇을 하기에도 여의치 않은 반쪽짜리 하루였습니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갈만한 곳을 찾던 중 많은 추천을 받았음에도 여태 잊고 있었던 용산사를 떠올렸고, 제가 있던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시먼을 지나 갈 수 있다는 것을 지도에서 확인한 후 소화도 시킬 겸, 이 도시에 익숙해진 제 여행도 만끽할 겸 용산사까지 걸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지도에서는 손가락 한 마디쯤의 거리였지만 걸어가는 동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괜히 신을 냈습니다. http://www.l..
애플 아이폰을 구매할 때마다 어김없이 함께 챙기는 것이 애플에서 제작한 가죽 케이스입니다. 제조사 제품답게 꼭 맞는 핏이며 가죽 소재가 마음에 들어서 비싼 가격에도 매번 구매하고 있는데, 이번 아이폰 7 플러스에서는 벌써 두번째 케이스를 구매했습니다. 가장 가죽 케이스다운 컬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동안 프로덕트 레드와 새로운 컬러 스톰 그레이에 밀려 선택을 받지 못한 새들 브라운 색상의 케이스입니다. 고풍스러운 브라운 색상에 태닝될 수록 더 멋진 컬러가 특징인 제품입니다. 심플한 패키징은 이미 이전 스톰 그레이 색상을 구매할 때 본 것입니다. 때문에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 두달 전 제트 블랙 아이폰을 구매하며 저는 스톰 그레이 색상의 가죽 케이스를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블랙 색상과 어울릴 것이라는 기대..
무선의 장점과 디자인에 끌려 구매한 뱅앤올룹슨의 무선 이어폰 H5을 몇달째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무선 이어폰에 대한 선입견을 깨 준 디자인과 음질, 그리고 인이어 타입 제품의 뛰어난 차음성 등 높은 가격에도 만족도는 무척 높은 편입니다. 처음엔 갤럭시 노트 7과 함께 사용하기 위해 구매했는데, 폭발 이슈로 노트 7을 환불한 후에는 아이폰 7 플러스와 노트북 등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침 아이폰 7 플러스에 3.5mm 이어폰 단자가 없어진 것이 절묘한 타이밍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H5에도 몇가지, 그리고 제법 큰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제가 첫 손으로 꼽는 것이 '번거로운 충전 방식'입니다. H5의 배터리 성능은 약 5시간으로 형편없지는 않지만 무선을 주력으로 운용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습..
많은 대만 여행객에게 이 작은 마을의 이름은 수도 타이베이 못지 않게 유명합니다. 그리고 '대만'하면 떠오르는 풍경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밤이면 오히려 그 빛과 낭만이 더 밝게 빛나는 홍등 거리와 길을 따라 늘어선 상점들 그리고 동화나 만화에서나 볼 법한 멋진 분위기의 건축물까지. 저 역시 대만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크게 기대했던 곳이 지우펀입니다. 주펀(九份)이라고도 하죠. 타이베이 시내를 한 바퀴 둘러봤다 싶은 여행 셋째날, 아침일찍 버스를 탔습니다. 시내를 벗어나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렇게 한시간 반쯤 달려 지우펀 입구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대만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지우펀은 그만큼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입니다. 홍등거리의 낭만 때문에 낮보다 오히려 저녁 무렵 더 많은 사..
" 마침내 구했어, 결국 해냈어 " 발표하던 날부터 한 순간도 이것을 구매할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제 작업 환경을 지배한 애플 생태계에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땐 이미 아이폰 출시 못지 않은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고 스토어에 주문하니 2월에나 받을 수 있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게,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 조바심이 나더군요. 결국 수소문 끝에 하나 남은 재고를 찾아 구매했습니다. 2016년의 끝과 2017년의 시작 사이에 있던 그 지름, 이왕이면 '새해 첫 지름'이란 제목을 붙여 기분좋게 열어 보려고 합니다. 정말 힘들게 구한 애플의 첫번째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입니다. 애플의 첫번째 무선 코드프리 스테레오 이어폰 엄밀히 말해 에어팟은 애플의 ..
그것은 아마도, 여행이 절정에 이른 순간 겨울의 프라하 여행이 봄처럼 아름답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내심 눈으로 덮인 낭만적인 풍경을 기대했지만 출발 전 확인한 예보에는 눈 소식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재회'에 의미를 두고 떠난 여행. 하지만 도시는 변함없이 아름답고 낭만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봄 못지 않은 절정의 순간을 제게 남겨 줬습니다. 여행을 하나의 선으로 그린다면 이 탑 위에서의 짧은 시간은 단연 가장 높이 솟은 정점일 것입니다. 수많은 프라하의 전망대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그 감동만은 어느곳 못지 않은 곳입니다. 블타바 강을 가로지르는 카렐교는 프라하성, 구시가광장과 함께 체코 프라하의 대표관광지입니다. 약 700년 전 강에 의해 좌,우로 나뉜 프라하 시를 이은 첫번째 다리로 역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