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 때문에 망설였던 바다에 다녀왔습니다. 갑자기 가고 싶은 맘에 비교적 가까운 탄도항에 다녀왔어요.사진을 통해 이 곳의 풍경도, 물길과 누에섬에 대한 정보도 본 바 있어서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인데 드디어 와 보게 됐네요. 마침 봄이 제법 많이 다가와 바닷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졌던 날이었습니다. 대부도에서도 제법 들어간 곳에 있는 외딴 항구 탄도항은 제법 유명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평일 오후에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더군요.간간히 보이는 분들도 이 근처에 근무하시는 분 정도고, 저처럼 외부에서 오신 분들은 이 날은 거의 없었습니다.게다가 오후에는 이 항구 앞에 바닷물이 거의 다 빠져 있어서 더 그럴 것 같아요. 아마도 어떤 날엔 인파로 북적댔을 탄도항, 이 날은 참 외로워 보였어요. 탄도항의 ..
"2015년 봄, 탄도항의 일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바다가 보고 싶다는 충동(?) 때문에 난 데 없이 다녀온 탄도항에서 멋진 노을을 보고 왔습니다. 대부도를 지나 닿는 외딴 항구 탄도항은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덕분에 저는 이 넓은 땅을 걷고 뛰다 앉고, 또 바라보고 그렇게 달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풍력 발전소와 멀리 보이는 누에섬 뒤로 펼쳐진 노을, 사진으로만 보던 탄도항의 그 일몰을 마주하게 되어 기쁜 날이기도 했구요. 유난히 맑은 날씨에는 오히려 멋진 노을을 볼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 있던 오후에 도착해 이 곳의 맑은 날씨,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매우 기뻤지만, 꼭 보고 싶었던 노을을 혹여 볼 수 없을까봐 해가 뜰 동안 열..
미친 여행 Epilogue, 미친 여행의 마무리 - 이래서 모스크바여야만 했다 [Last & Best]
2015. 3. 27.
2015년 1월, 게다가 첫 번째 월요일인 5일. 이 여행은 저의 2015년과 함께 시작되었죠.게다가 아무런 준비 없이 영하 30도의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난, 그래서 '미친 여행'으로 이름 붙인 여행입니다. 여행은 아주 오래 전에 끝이 났고, 저는 무사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동안 적은 모스크바에 대한 정보 중 몇 가지는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적지 않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가장 큰 건 역시 모스크바에도, 그리고 서울에도 봄이 왔다는 것이겠죠? 이제 제가 걷던 날처럼 춥지 않고, 눈도 쌓이지 않았을 뿐더러, 오후 네시에 해가 지지도 않습니다. 그 곳에서의 기억도 제가 쓴 글을 다시 봐야 알 정도로 흐릿해졌고요. 일상으로 돌아와 여행 기간보다 긴 시간동안 이번 10박 12일의 여행..
부산에 도착한 첫 날보다도 봄이 훌쩍 다가온 이 날 아침의 산책은 작년 해운대에 새롭게 생긴 '해운대 영화의 거리'였습니다.동백섬 입구부터 요트경기장까지 이어진 산책로에 조성된 영화의 거리는 해운대 바다와 주변의 고층 빌딩 사이로 걷는 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침 이 날 날씨는 사진 뒷쪽의 파란 하늘에서 보실 수 있듯 너무너무 좋았어요,이 날은 정말 코트도 부담스러워질 정도로 완연한 봄 같았습니다. 빛나는 봄바다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거리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잡은 부산 국제 영화제 등 '문화의 도시'가 된 부산에서 새롭게 기획한 공간으로, 그 동안 한국 영화의 역사에 남을 명작들을 기념하는 길입니다.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한국 영화들이 이 산책로..
부산 최고의 야경을 자랑하는 더 베이 101 (The bay 101)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동백섬 어귀의 이 곳이 이제 부산 하면 떠오르는 곳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흐린 해운대를 걷고 걷다 우연히 발견한 이 곳이 다른 계절엔 어떤 모습일까 싶어서 잠들기 전 늦은 밤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숙소에서 가깝기도 했고, 짧은 여행의 밤이 아깝기도 했고요. 봄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쌀쌀한 밤하늘 아래서 이 곳은 그 날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밤이 되어 빛을 잃은 동백섬과 해운대 바다를 배경 삼고 있으니 더욱 화려해 보입니다. 나무에 매달린 조명 장식을 보니 이 곳은 아직 겨울옷을 다 벗지 못한 것 같군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날 밤 공기는 낮과는 다르게 꽤 쌀쌀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왔을..
여행 둘째날 오후, 예정에 없던 달맞이길 아래 옛 철길 산책은 꽤나 오래 이어졌습니다. 바다를 보며 걷는 철길이 마치 이 곳이 아니면 느낄 수 없을 것 같은 특별한 느낌을 주기도 했고, 걷던 중간에 빠져나오는 길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만큼 여행에서 아까운 것도 없기에 삼사십분 정도를 더 걸어 나온 풍경은 항구 옆 작은 마을이었고 멀리 보이는 빨간색과 하얀색의 등대 쪽으로 저도 모르게 발을 옮겼습니다. 흐린 날씨 아래 어지러운 이 항구가 기찻길과 닿아 있는 항구, 청사포입니다. 부산에서 바닷 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이 날 이 항구는 어선이 들지 않아 매우 한적했습니다. 고깃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열린다는 시장도 텅 비어있는 것이 마치 시간이 멈..
국내/외를 막론하고 요즘 저의 여행 스케쥴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 지역의 유명한 '빵집'을 찾는 것입니다.부산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빵집 '옵스'가 이번 여행에선 그 '타겟'이었고, 숙소였던 해운대에 마침 옵스 해운대점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거리 가득 빵냄새 가득한 풍경을 기대했지만 실제 그렇지는 않았고, 해운대 시장을 지나 나오는 대로변에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인파가 대단하더군요.다들 저같은 여행객은 아닌 것 같고, 부산 시민들에게도 꽤나 유명한가 봅니다. 작지 않은 매장이지만 이른 시간에도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빵을 전부 구경하기조가 췹지 않게 좁은 빵 사이 통로가 사람으로 가득했어요.옵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빵 종류가 정말 많다'는 것. 각 지방의 유명한 빵집은 대개..
여행 둘째 날, 1년 만이라기엔 너무 짧았던 해운대와의 재회를 마치고 달맞이 길로 향했습니다. 부산이 고향인 지인들이 하나같이 추천하는 곳이기도 했고, 매 여행 때마다 여러 사정 때문에 눈에 보이는데도 가보지 못했던 곳이라 궂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달맞이 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걷는 내내 '여기가 달맞이 길인가', '사람들이 추천하던 그 풍경은 어떤거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딘가 '멋지려는 듯', '멋져지려는 듯'한 풍경들이 계속되어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제 기대가 컸던 탓인지, 마음 가득 들어오는 달맞이길 만의 장면은 이 날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 팔각정을 보고는 이 길이 달맞이 길이 맞다는 것을 알았지만 길 너머로 보이는 멋진 바닷가 풍경은 우거진 수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고, 길에 늘어선 카페..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돼지국밥'이 있죠. 얘기만 많이 들어봤지 돼지국밥을 먹어본 적은 없는 터라 이번 여행에서 꼭 한 번 먹어보기로 결정하고, 숙소였던 해운대 주변의 돼지국밥집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마침 머지 않은 곳에 이름이 알려진 돼지국밥집이 있어서 다녀왔죠. 해운대 시장 너머에 있는 '왕돼지국밥'입니다. 방송에도 몇 번 소개가 됐던 집이라고 하네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내부 풍경, 부산에서 방문했던 많은 시장이 그랬지만 이 곳도 2-30년 전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 옛날 그대로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그러고보면 예전엔 자연스러웠던 이런 식당을 이제는 찾아다녀야 볼 수 있게 되었네요. 가격은 이렇습니다. 역시나 돼지국밥이 가장 유명하고, 내장/순대국밥이 또 있네요. 밥을 말아서 나오는 돼지..
여행도 꿈도, 이제 마무리 할 시간 미친 여행 in 모스크바, 그 마지막 날 마지막 밤엔 유난히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피곤하지 않았던 것도 아닌데, 다섯시쯤에야 잠들어 일어난 시각이 아침 아홉시, 이제 막 모스크바의 늦은 해가 떠오른 시각이었습니다. 이제 이 짧고 늦은 해가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맞은 이 날은 제 모스크바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휴대폰 달력과 다이어리, TV 속 날짜까지 전부 확인해 봐도 확실히 그 날이 맞습니다. '벌써 12일이 됐어', 혼자뿐인 숙소에서 혼자 중얼거린 이 말은 아마 누구에게라도 하소연하고 싶어서였나 봅니다. 그렇게 믿을 수 없는 여행 마지막 날,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시작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날 아침은 예보에도 없던 맑은 하늘이 활짝 반겨준, 운 좋은 날..
서울에서 광안리까지, 하루만에 제법 먼 거리를 이동한 피로에 점심 시간이 다 되어서야 시작된 둘째 날, 시작은 숙소 앞 해운대 바닷가입니다.안에서 바다가 보이지 않아도, 해운대에 숙소가 있었다는 것 만으로 이번 여행은 왠지 참 잘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아마 이렇게 일어나자마자 바닷가에 닿을 수 있어서였겠죠, 그러려고 여기 왔으니까요. 그 새 봄이 더 가까이 온건지, 이 날 아침은 전날보다 더 따사롭습니다. 이렇게 하루 하루 계절의 변화가 느껴질 때, 사람들은 더욱 감상에 젖게 되죠. 저도 이 날 아침에 해운대 바닷가에 가만히 서서 그렇게 새 계절을 감상했구요. 이 날은 많이 걷지도 사진을 찍지도 않았습니다. 아마 잊었다는 게 맞겠죠? 멀리 달맞이 고개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화창한 봄 날, 전 날 입은 ..
미친여행 in 모스크바 - 33. 러시아 전통 인형 마뜨료시카를 살 수 있는 곳, 모스크바 전통 시장 이즈마일롭스키 (Измайловский)
2015. 3. 18.
미친 여행의 마지막 스케쥴 이즈마일롭스키 전통 시장 정들 때쯤 떠나야 할 때가 온다던가요, 열이틀의 여행도 이제 마지막 하루가 남았습니다.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 '모스크바에서 열흘 넘게 뭐하지, 너무 길게 잡았나'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와보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갔고, 아쉽습니다. 마치 이제 막 시차 적응 끝나니 다시 돌아가야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마지막 하루를 남기고 무엇을 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이 남아 있었고,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내사랑 성 바실리 성당도 꼭 한 번 더 보고 싶었고, 아직 못한 쇼핑 생각도 났고요. 하지만 여행 마지막 날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서울에서 기다릴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의 선물 하나 변변하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남았던 터라 이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