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간 김에 맛있는 섬 음식이나 실컷 먹고 오자고 했지만 도착하자마자 제주 음식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감했고 끼니보다는 커피와 빵을 찾게 됐습니다. 하루 두 번 이상은 꼭 카페를 들러서 어느새 카페투어가 되어버린 제주 나들이. 볼스카페는 그 중에서 기억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중문 해수욕장과 멀지 않지만 도로변 외딴 곳에 홀로 있는 이 카페를 우연히 발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제주 카페들을 검색하다 발견하게 됐고요. 허름한 건물은 귤 창고를 개조한 것이라고 합니다. 2층짜리 건물인데 2층은 빵공장, 말 그대로 손님은 입장할 수 없는 곳이고 1층이 카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러시아가 연상되는 이름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러시아였다면 Kafe가 아니라 кафе 였겠..
연남동에 있는 이 작은 가게는 손바닥만한 간판이 보이지 않는 위치에 걸려 있을 뿐입니다. 창은 크지만 반사 때문에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아 식당인지, 카페인지 알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종종 앞을 지나면서도 뭐 하는 곳인지 몰랐죠. 뒤늦게 연남동 식당을 검색하다 일본식 돈카츠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방문해 보니 그동안 서울에서 먹었던 돈카츠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더군요. 독립카츠는 내부가 무척 작습니다. 좁은 공간에 테이블을 욱여 넣어서 가게 안에서 이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테이블은 인원 수대로 정확히 정해져 있어서 여유있는 공간에 앉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저녁 시간을 앞둔 늦은 저녁에 방문해 대기 없이 바로 입장했지만 이야기를 들으니 대기도 꽤..
수 년째 짬 날 때마다 서울 시내 라멘집을 훑으며 '라멘 로드'를 이어가는 제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계정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프로필 사진이 라멘이라 확인해 보니 라멘집 계정이더군요. 마침 홍대에서 멀지 않은 합정 인근에 있는 곳이었고, 담음새나 평을 보니 나쁘지 않아서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꽤나 만족했습니다. 상호는 길라멘. 당인리 발전소와 머지 않은 위치에 있습니다. 골목길 안쪽에 있어서 찾기가 무척 힘들고요. 올 해 오픈한 라멘집으로 보이는데 주방장님이 홍대 라멘 시대를 열었던 하카타분코와 인연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하카타분코는 아직 가 본 적이 없는데, 조만간 한 번 다녀와야겠군요. 어렵게 찾은 라멘집의 영업 시간은 저녁 10시까지입니다. 따로 브레이크타임은 없..
매일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무더위에 입맛을 잃고 기력도 없어서 특별한 음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제가 특히나 좋아하는 연어 요리인데, 평상시 먹던 연더 덮밥(사케동)과 다른 특별한 한 상을 발견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운 좋게도 머지 않은 연남동에 있었습니다. 이름은 오늘의 연어. 상호명을 통해 눈치채는 빠른 분들도 있겠지만, 메뉴판의 설명을 보니 주중엔 하루 세 마리, 주말엔 하루 다섯 마리의 연어를 수산시장에서 받아 당일 판매하는 것이 영업 방침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연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주메뉴이며 연어회와 다양한 응용 요리를 한 상에 담은 연어 한 판이 인기 메뉴라고 해서 주문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안주 좋은 날 빠질 수 없는 나마비루, 기린 이치방으로. 연어 한판의 상 차림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엔 빙수를 달고 살았는데, 요 몇 해간은 소홀했더군요. 상수동 어딘 카페 입구에 붙은 빙수 사진을 보고 오랜만에 빙수괴수의 본색이 나타나 먹을만한 빙수집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마침 먹고싶던 홍차 빙수 하는 곳이 연남동에 있다고 하여 다녀왔습니다. 이름도 정겨운 연남살롱은 연남동 끝자락에 있는 작은 가게입니다. 워낙에 작은 가게라 테이블이 몇 개 없어 대기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큰 테이블이 없어 5인 이상은 한 번에 방문할 수도 없습니다. 가게 내부를 보니 만화책이며 피규어 등 덕내 폴폴 풍기는 소품들을 좀 빼 내면 될 것도 같은데, 그럼 또 이곳만의 매력이 사라지겠죠. 빙수와 푸딩 등 디저트류로 유명한 곳이고 떡구이 사진도 SNS를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날 목표는 홍차빙수..
사 먹는 밥이 맛있긴 하지만 대체로 자극적이라 가끔은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요리라도 잘 하면 해 먹겠지만 그게 또 마음처럼 되지 않잖아요. 며칠 전 다녀온 호계식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소박하고 담백한 음식을 하는 곳입니다. 메뉴도 오직 닭 온반 하나라 더 정갈하게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에 TV에 나왔는데 메뉴도 맛도 괜찮아 보였다는 추천에 점심을 먹고 왔습니다. 망원역과 합정역 사이에 있고, 흔히 말하는 망리단길과도 약간 거리가 있습니다. -근데 아직 망리단길을 가 본 적은 없어요 몰라요 미안해요- 투박하고 어지러운 옛날 길에 정갈하게 서 있는 가게가 간판을 보기 전에 이미 ‘저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2017년에 오픈했으니 이제 막 시작한 곳이죠. 차별화 된 메뉴와 영업 방식이 인..
오랫동안 일본식 샤브샤브에 빠져 지냈는데, 요즘은 그보단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를 더 선호합니다. 깔끔한 맛은 없어도 매콤하고 얼얼한 홍탕과 담백한 백탕의 매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점, 그리고 마장 소스의 매력적인 맛이 종종 떠오르더군요. 저와 같은 분들이 많은지 최근에 훠궈 레스토랑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데, 얼마 전 중국 현지 프랜차이즈인 마카오도우라오가 명동에 점포를 오픈했다고 하여 다녀왔습니다. 마카오도우라오는 현재 명동과 건대입구 총 두 곳에 점포가 있으며 제가 방문한 곳은 명동점입니다. 명동 성당 앞 대로변에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제가 좋아하던 불고기 브라더스가 있던 그 위치더군요. 이곳에선 세트 메뉴를 많이들 추천하시더군요. 평일 오후 네 시까지 판매되는 런치 메뉴..
여름 나기 전에 몸보신을 하기로 했습니다. 흔한 메뉴들을 떠올리며 고민하다 얼마 전 지나가다 우연히 본 홋카이도식 징기스칸 요리가 생각났습니다. “양고기 어때?” “좋지.” 홍대,상수,합정 지역에 징기스칸 양고기 음식점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꽤 많더군요. 그 중에서도 유난히 유명한 곳 ‘이치류’에 대해 알게됐고, 먹고 싶다고 쉽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기에 큰 마음 먹고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첫경험을 제대로 해 보자면서요.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고, 미쉐린 가이드에 2년 연속 등재된 곳은 서울에서 징기스칸 양고기 집으로 가장 유명한 곳들 중 한 곳입니다. 생 양갈비와 생 살칫살, 생 등심 세 가지를 판매하는데 하루 판매하는 양이 각각 30인분으로 정해져 있고 모두 판매되면 영업이 종료됩니다. 인파를 ..
서울과 일본을 오가며 라멘 투어를 다니고 있는 제게 많은 분들이 이 곳을 추천했습니다. 굳이 연예인 이름을 의식하지 않고 먹어도 괜찮은 라멘이라면서요. 하지만 제 주요 활동 구역(?)에는 매장이 없어서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얼마 전 점심 메뉴를 고민하다 지하철 이동을 감수하고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라멘은 언제나 환영이지.’라면서. 처음엔 ‘아오리의 행방불명’이란 정체불명의 상호명으로 이 가게를 알게됐는데 최근에는 아오리 라멘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맞아요, 일단 뭐 하는 곳인지는 전달이 돼야죠- 제가 방문한 곳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점으로, 플라자 내 식당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생각보다 매장 규모는 크지 않고 바로 된 자석 두 줄 정도, 열 테이블 남짓으로 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맛 본 사케동(연어 덮밥)의 맛과 부드러움에 감동한 나머지 이틀 연속 연어를 먹기로 결정하고 홍대 주변에서 괜찮은 연어를 판매하는 곳을 검색했습니다. 일본 음식점이 많은 홍대에는 연어 덮밥을 취급하는 곳도 많고, 다른 동네보다 수준도 높은 편이라 눈에 들어오는 곳이 꽤 많더군요. 그 중에서 선택한 곳은 상수역 근처에 있는 히메시야였습니다. 생활의 달인 TV 프로그램에 일본 가정식 달인으로 소개됐던 이력도 그렇지만 다녀오신 분들의 평이 전반적으로 좋더군요. 네이버 블로그에 넘쳐나는 가게 홍보/협찬 후기들을 걸러내고 나니 이 집과 다른 몇 곳 정도가 남았습니다. 오전 열한 시 삼십 분 오픈 시간에 얼추 맞춰 입장했는데, 이미 가게 내부는 절반 이상 찬 상태더군요. 인기 많은 곳이라는 것은 들었지만 ..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자주 가던 식당이 오랜만에 그 동네에 가 보니 다른 곳으로 바뀌었을 때의 아쉬움은 이별한 연인에게 새로운 이가 생겼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을 때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 식당이 그런 느낌을 갖게 했는데요, 예전엔 야근을 앞두고 종종 저녁 식사를 했던 곳이었죠. 다른 바깥밥보다 부담이 덜해서 좋아했는데 퇴사 후 한동안 갈 일이 없다가 오랜만에 찾아가 보니 다른 곳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 때 참 아쉬웠는데 웬걸, 한 블럭 건너 대로변에 확장 이전을 한 것이었다는 걸 최근에 알았습니다. 예전 가게는 좁고 긴 형태에 테이블도 많지 않아 한 발 늦게 방문하면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는데 이제 공간도 넓어지고 테이블 수도 제법 많습니다. 소박하고 깔끔한 일본풍 인테리어는 여전하고요. 그리고 ..
요즘 국내 여행의 최대 즐거움은 멋진 스팟 근처에 꼭 하나씩 자리잡고 있는 루프탑 카페를 찾는 것입니다. 얼마 전 다녀 온 짧은 부산 여행에서도 돌아오기 직전까지 광안리에 머무르며 카페 거리에 있는 카페들 중 멋진 뷰를 가진 카페를 둘러 보았는데요, 그 중 깨끗한 외관에 시원하게 창이 뚫린 카페 오뜨(Haute)가 눈에 띄었습니다. - 카페 옥상에서 본 광안리 바다 - 여수 여행에서도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낭만 카페에서 여행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는 카페 오뜨의 옥상에 앉아 활짝 갠 광안리 바다 풍경을 보며 짜릿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다른 건물들보다 높지 않지만 2,3층 모두 창이 시원하게 뚫려 바다를 볼 수 있고, 옥상에도 바다를 잘 볼 수 있도록 의자를 둔 것이 좋았습니다.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