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에서 이런저런 곳을 갔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곳을 꼽자면 이곳입니다. 들어가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해지는 엄청난 컬렉션과 곳곳에 묻어나는 주인의 디테일, 그 컨셉을 접시에 담아낸 메뉴까지. 여행 전 검색을 통해 알게됐고, 다녀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추천하게 된 곳입니다.
상호는 1인사무소. 상호만 보면 뭐하는 곳인지 쉽게 알 수 없지만 카페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하나 하나 모은 다양한 인형, 피규어, 캐릭터 상품들 속에서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모양으로 만든 과자와 빵을 먹을 수 있는 덕력 가득한 공간. 위치는 광안리 근처로 상가 건물 2층에 있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놀라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이 카페인지 캐릭터 상품 판매하는 가게인지 헷갈리는 풍경. 처음 이곳에 끌리게 된 것은 캐릭터 모양의 디저트 때문이었고, 후기 사진들에선 내부 모습을 잘 볼 수 없었는데 이만큼 굉장한 광경일 줄은 상상 못했습니다.
놀라움을 잠시 접어두고 주문부터.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디저트 메뉴입니다. 시즌마다 바뀌는 앙금 과자는 현재 스머프 캐릭터로 판매 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 귀여운 표정을 새긴 쿠키와 케이크가 함께 있고요. 가격도 앙금 과자가 개당 3000원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입니다. 이 귀여운 몰골(?)을 가까이에서 감상하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가격이라면 충분히 납득이 가죠.
주문을 하고 내부를 다시 한 번 둘러봅니다. 사장님은 커피를 내리고 과자를 접시에 담느라 분주하지만 저처럼 이렇게 카페 안에 있는 캐릭터 상품들을 감탄하며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할까요. 아니, 수 없이 봐서 이제 무뎌졌을 수도 있겠네요. 카운터 주변으로도 저렇게 가득 놓여 있습니다. 당연히 대부분이 개인 컬렉션이라 비매품이고 저 사이에 구매할 수 있는 간단한 상품들도 있다고 하네요.
작지 않은 공간이 정말 갖가지 상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도 않고 다양한 캐릭터의 상품이 상상을 뛰어넘는 재미있는 형태들로 놓여있고 걸려 있습니다. 더러는 제 또래 아니면 알아보기 어려울 옛날 캐릭터들도 있고요. 구석에는 실제로 옛 만화가 나오는 클래식 TV도 있습니다. 메뉴가 나올 때까지 실컷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테이블과 창가 좌석쪽에 놓인 인형들의 위치와 쓰임, 표정을 보면 찾아오는 이들에 대한 주인의 섬세한 배려를 엿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정말 없는 게 없는 광대한 컬렉션에 대한 자부심도요. 분실이 걱정될 정도로 그 수가 많고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주문한 메뉴와 커피가 나왔습니다. 막 점심을 먹고 난 후라 종류별로 주문 못 하고 가장 욕심났던 스머프 얼굴 모양의 앙금 과자만 주문했어요. 과자를 찍어 먹는 꼬치 역시 나뭇가지 모양으로 된 것이 재미있습니다.
안에 유자, 흑임자, 초콜릿 앙금 등이 든 쫀득한 식감의 과자입니다. 입가심으로 한 개 정도 먹기에 딱 좋았고요. 디테일도 꽤 좋아서 잘라 먹기가 꽤 망설여지더라고요. 모양만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맛도 괜찮았습니다. 쿠키와 빵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배가 불러서.
입소문을 좀 더 타면 많은 분들에게 광안리에서 꼭 가볼만한 곳, 사진 찍고 즐길만한 곳으로 잘 될 것 같은 곳입니다. 이만한 컬렉션을 먼지 하나 없이 잘 관리된 것, 가게에 배치한 센스나 정성을 보면 앞으로도 쭉 이렇게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줄 곳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담에 방문하면 또 어떤 캐릭터가 반겨줄 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