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코 GR2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 이야기하면서 단점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평가 중간 중간 장점과 함께 반대급부도 고려해야 한다는 말 정도였어요. 장점만큼 단점도 많은 카메라입니다. 지금 쓰기엔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이번엔 사용하며 느낀 GR2의 단점들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이것들을 감수할 수 있다면 GR2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심지어 추천도 할 수 있어요. 출시된 지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쓸모 있는 카메라입니다.

GR2에 관한 포스팅을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백일간 배낭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들과 느낀점들을 정리해 뒀어요. 그때보다 지금 더 인기있는 리코 GR 시리즈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보실만 할 겁니다.
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1.주머니에 넣어 둔 카메라
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1.주머니에 넣어 둔 카메라
2015년 출시됐으니 십 년이 됐습니다. 후속인 GR3가 2019년, 그리고 올해 가을에 GR4가 나온다고 하니 카메라로서의 수명은 끝나간다고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당시에도 빠릿빠릿한 카메라가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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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2.가능한 한 고화질
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2.가능한 한 고화질
GR 시리즈 최고의 장점은 휴대성입니다. 작고 가벼워서 자주 들고 다니게 되고 어디서나 꺼냅니다. 그만큼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요.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이 카메라는 지금같은 인기를 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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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3.이보다 좋을 수 없다.
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3.이보다 좋을 수 없다.
석 달간의 여행을 앞두고 중고 GR2 카메라를 구매한 이유는 '보험'이었습니다. 메인 카메라 라이카 Q2가 고장 나거나 혹 분실했을 때 쓸 카메라였죠. 크기가 작으니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 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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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4. 적당하고 절묘한 렌즈
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4. 적당하고 절묘한 렌즈
리코 GR 시리즈의 렌즈 이야기입니다. 전원을 끄면 카메라 안으로 숨어 버리는 이 앙증맞은 렌즈는 쓸수록 적당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과 일상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28mm 초점거리에 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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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5. 명과 암
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5. 명과 암
리코 GR2를 사용하며 휴대성 다음으로 만족했던 것은 의외로 야간 장노출 촬영입니다. 렌즈가 작은데도 높은 조리개 값에서 빛갈라짐이 예쁘게 표현되고 셔터 속도도 길게 설정할 수 있어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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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6.길바닥 카메라
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6.길바닥 카메라
긴 텀을 두고 정리하는 리코 GR2의 기억. 2015년 출시 후 1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GR2는 매우 좋은 여행용 카메라라고 생각합니다. 이후로 나온 GR3, 최근 출시된 GR4로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화질,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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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이야기하기엔 약해 빠졌어

카메라가 튼튼해 보이지 않습니다. 마그네슘 합금 소재라 일반적인 똑딱이 카메라의 플라스틱 껍데기보다야 단단하겠으나 손으로 쥘 때 큰 신뢰감을 주지 못해요. 버튼과 다이얼의 조작감이 어딘가 조악하고 오동작 이슈도 시리즈 내내 이어지고 있죠. 렌즈 커버는 플라스틱 소재라 흠집과 충격에 취약합니다. 최신 모델인 GR4 시리즈에서도 이점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석 달간의 여행 기간 동안 고장은 물론 이렇다할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으니 그걸로 됐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떨어뜨리거나 큰 충격을 준 적 없으니 제대로 된 내구성 테스트도 하지 못한 셈이고요. 다만 쓰는 내내 별로 믿음이 가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렌즈가 나왔다 들어가는 모습이 달그락달그락 하는 느낌이라 금방이라도 고장날 것 같았고, 갑자기 버튼이 제대로 눌리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습니다. 외부 도장도 강한 편이 아니라 쉽게 까지더라고요. 오래된 GR 시리즈 중고 제품들 보면 외부 도장이 안 까진 것을 보기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어느 날 보니 카메라 옆쪽의 나사가 빠져 있었습니다. 다행히 당장 문제가 생기지 않았지만 먼지 유입 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물론 이 카메라는 극한의 상황을 대비해 설계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만원이 넘은 현재의 가격을 고려하면 만듦새가 좋다고 할 수는 없겠어요.
수분과 먼지를 각별히 조심하세요

빌드 퀄리티와도 관련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GR 시리즈의 먼지 유입 문제는 유명하죠. 오죽하면 흡진 설계가 적용됐다는 얘기가 나오겠어요. 디자인과 휴대성을 위한 타협점이었을 겁니다. 설계가 복잡해질 수록 손해보는 것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용자가 그것까지 신경 쓸 이유는 없습니다. 사진 속 먼지를 보며 스트레스를 호소할 뿐이죠.


나사가 빠진 후로 먼지가 하나 둘 늘었습니다. 작은 것들은 조리개 값이 낮을 땐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F2.8-5.6 구간을 벗어나지 않을테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노출 과다가 요구되는 환경, 야간 장노출 촬영에서 조리개 값을 F8 이상으로 설정하면 이미지 센서에 붙어 있던 먼지들이 하나 둘 등장합니다.


문제는 사용자가 이 먼지 유입을 해결할 수 없단 것입니다. 렌즈가 고정돼 있는 형태라 서비스 센터에서 카메라를 분해해 청소하는 방법뿐이에요. 당연히 가격도 발생합니다. 센터 접근이 쉬운 지역에 거주 중이라면 큰 불편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용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 생각해요. 만약 여행 중 문제가 발생하면 먼지의 위치를 고려해 사진을 찍거나 조리개 값을 낮게 설정해야겠죠.


다행히 요즘은 편집 프로그램에서 사진 속 먼지를 쉽게 지울 수 있습니다. 작은 먼지들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어요. 다만 먼지의 위치가 화면 중앙에 가깝다면 먼지 제거 과정에서 사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론은 '먼지 유입에 초연해져야 할 것'. 이것이 예비 GR 오너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마음가짐입니다.
RAW도 믿지 말 것


이미지는 대체로 좋습니다만 명부 표현에 약점이 있습니다. 노출 과다로 인한 화이트 홀이 발생하면 편집으로 복원하기가 까다로워요. 대체로 RAW로 촬영했음에도 편집 때 실망한 적이 왕왕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밝게 촬영 된 이미지의 노출 값을 -2EV로 낮춰 보정한 것입니다. 이 정도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3EV가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명부(하이라이트) 복원(RAW)]







풀프레임 카메라 Q2와 함께 사용해서 더 그렇게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GR2의 암부 복원 능력은 풀 프레임 카메라와 비교해도 괜찮은 수준이었거든요. 명부에 상대적으로 약점이 있습니다.
[암부(그림자) 복원(RAW)]




어둡게 찍힌 사진의 노출 값을 높여서 편집했을 때는 위화감이 덜했습니다. 블랙 아웃 영역도 넓지 않았고요. 때문에 카메라의 측광 설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여요. 여행 초반부에 이 단점을 발견한 덕에 이후로는 아예 노출을 -2/3EV 정도로 낮게 설정해서 촬영했습니다. GR, GR2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사진을 좀 어둡게 찍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 폰도 5천만 화소인데?


GR2의 화소수는 1600만입니다. 이미지의 해상도는 4928x3264고요.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구매 전 이런 생각을 했을 거예요. '2400만 화소만 돼도 더 바라지 않을텐데.' 화소수가 곧 화질을 뜻하진 않지만 2026년에 쓰기에 1600만 화소는 역시나 아쉽습니다. 일반적인 사용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어지간한 크기의 출력물 용으로도 충분해요. 다만 이미지를 크롭해서 쓸 때는 저화소에 대한 아쉬움이 큽니다. 대형 인화를 하기에도 망설여지고요.


게다가 이 카메라의 렌즈는 줌이 되지 않는 28mm 단렌즈입니다. 멀리 있는 풍경을 찍고 싶다면 촬영 후 크롭을 해야 하는데 심한 경우 Full HD 모니터를 채우지 못할 정도로 결과물이 작아집니다. 줌렌즈, 단렌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분들은 구매 전에 이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처럼 망원 촬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때그때 확대해서 찍을 수도 없거든요.

그래서 요즘 스마트폰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최근에 나온 스마트폰은 삼성, 애플 모두 5000만 화소 내외의 고화소 촬영이 가능하거든요. GR2보다 해상도가 세 배 높습니다. 아이폰 15 프로 맥스의 이미지를 보면 고화소의 장점을 느낄 수 있어요.
[아이폰 15 프로 맥스의 4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 크기가 1인치도 되지 않는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APS-C 포맷 카메라 GR2의 이미지가 대부분의 환경에서 월등히 좋지만 일부 환경에서는 고화소 이미지의 세부 묘사가 낫습니다. 때문에 GR 시리즈도 GR3에서 2400만, GR4에서 2600만으로 화소를 높이고 있죠. 개인적으로 GR3의 2400만 화소만 돼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1600만 화소도 쓸만하지만 단점을 미리 알고 있어야겠죠.
언제 이백만원이 된 거야?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던 카메라 붐이 왔고 리코는 그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재입고 되기 무섭게 선착순 판매가 끝나고 한정판이 아닌데도 매달 줄을 서거나 응모를 해서 사야 하죠. 최신 제품은 물론 구형 제품도 정가, 구매가보다 더 높은 값에 팔립니다. 당연히 정가도 그에 맞춰서 올랐습니다. 최신 시리즈인 GR4의 판매가는 이제 이백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제가 첫 번째 GR을 중고로 구매한 가격이 20만원대였고 당시 GR3 신품도 백만원 내외로 구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신분이 수직 상승했죠. GR 시리즈의 휴대성은 독보적이고 디자인, 결과물의 감성도 높이 평가하지만 현재 가격을 주고 구매할 가치가 있느냐 물으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크고 무거워도 소니 A7C, 파나소닉 S9같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는 게 낫지 않을지. 라이카 Q를 중고로 구매하는 것도 괜찮고요.
반면 GR2의 중고 가격은 50-1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 정도면 뭐, 취미용으론 투자할 만 하겠습니다. GR 시리즈를 사용해 본 적 없다면 GR2로 일단 맛 보시는 걸 추천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