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 시리즈 최고의 장점은 휴대성입니다. 작고 가벼워서 자주 들고 다니게 되고 어디서나 꺼냅니다. 그만큼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요.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이 카메라는 지금같은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GR 시리즈에는 SLR/미러리스 카메라에 채용되는 APS-C 포맷 이미지 센서가 들어 있습니다. 컴팩트 카메라보다 월등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배경 흐림 연출까지 가능합니다. 사진들을 보면 누구라도 이렇게 생각 할 겁니다. '이 크기에 이 정도면 화질이면 훌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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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GR2, 리코 GR2 사용 후기 - 1.주머니에 넣어 둔 카메라
2015년 출시됐으니 십 년이 됐습니다. 후속인 GR3가 2019년, 그리고 올해 가을에 GR4가 나온다고 하니 카메라로서의 수명은 끝나간다고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당시에도 빠릿빠릿한 카메라가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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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S-C
23.7 x 15.7mm CMOS 이미지 센서
1620만 유효 화소 (총 화소 1690만)
[3:2] 4928×3264, [4:3] 4352×3264 [1:1] 3264×3264
JPEG, RAW(DNG)
ISO 100-25600
GRII를 포함한 모든 GR 시리즈에는 APS-C 포맷 이미지 센서가 탑재돼 있습니다.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보다 작지만 컴팩트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에 있는 것보다는 월등히 큰 것입니다. 휴대성과 더불어 GR 시리즈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죠. 화소수나 고감도 이미지 품질 등 센서 자체의 성능은 좋지 못하지만 대형 포맷 특유의 풍부한 표현, 입체감을 느끼기엔 충분합니다.
컴팩트 카메라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아웃 포커스 효과 역시 큰 이미지 센서의 역할이 큽니다. 렌즈가 28mm 광각에 조리개 값이 F2.8로 어두운 편이라 심도 표현에 제약이 있지만 최대 개방 이미지들은 미러리스 카메라로 찍은 것 못지 않습니다. 저조도 대응 능력도 컴팩트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월등하고요. 큰 센서의 장점은 저조도 실내/야간 촬영에서 크게 체감됩니다.
1600만 화소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15 프로 맥스에는 4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돼 있습니다. 고화소가 곧 고화질은 아니라 해도 1600만 화소는 요즘 쓰기에는 부족합니다. 라이카 Q2와 함께 운용하면서 식당, 카페, 미술관 등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는 GR2를 많이 사용했지만 중요한 장면 앞에선 꺼내기 망설였던 이유였습니다. 다행히 GR3에서 2400만 화소로 대폭 개선됐습니다. 만약 GR2와 GR3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가장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는 화소수일 것입니다.
[리코 GR2의 1600만 화소 이미지 확대 비교]
지금 쓰기엔 부족하다고 했지만 저는 1600만 화소 GR2의 결과물에 만족합니다. 풀프레임 이미지 센서 크기의 1/4에 불과한 APS-C 포맷에서 2400만 화소는 얻는 것 못지 않게 잃는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인 해상력과 고감도 노이즈의 열세를 첫번째로 꼽습니다. 지금 쓰고 있는 후지필름의 4000만 화소 APS-C 미러리스 카메라는 확대했을 때 이미지가 깔끔하지 못하고 고감도에서 이미지를 뭉개를 인상을 받거든요. APS-C에서는 1600-2400만 화소가 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GR 시리즈의 렌즈는 매우 작게 설계돼 있어 고화소 이미지를 촬영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GR2의 이미지는 절대적인 크기는 작지만 확대했을 때 해상력 저하가 없고 말끔합니다. 파일 용량이 적어서 관리하기도 좋아요.
ISO 3200
제가 생각하는 ISO 감도 상한은 3200입니다. 대형 이미지 센서를 넣은 만큼 저조도에서도 꽤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더 가벼운 컴팩트 카메라, 늘 손에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있음에도 굳이 GR2를 서브 카메라로 챙긴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휴대성과 화질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는 절묘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ISO 6400부터는 입자가 거칠어지고 컬러 노이즈도 도드라져서 상한을 ISO 3200으로 고정해 두고 사용했습니다.
ISO 1600까지는 노이즈를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됩니다. ISO 3200부터 노이즈가 보이기 시작하지만 입자가 고운 편이라 해상력 저하가 크지 않습니다. 저화소 이미지 센서가 갖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렌즈 조리개 값이 F2.8로 어둡고 손떨림 보정 장치가 없어서 저조도에선 공을 좀 들여야 합니다. 셔터 속도는 1/30이 최적이라지만 실패를 줄이기 위해 1/60로 설정했습니다. 그래도 빛이 부족하다 싶을 때는 어둡게 촬영한 뒤 보정하는 방식을 택했고요.
아래는 리코 GR의 ISO 감도별 노이즈 비교입니다. GR과 GR2의 이미지 품질은 크게 차이가 없으니 참고가 될 것입니다.
[리코 GR ISO 감도별 이미지 품질 차이]
리코 | RICOH GR
위에선 갈수록 작고 저렴해지는 미러리스/DSLR 카메라, 아래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치여 요즘 컴팩트 카메라는 어느 때보다 외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머지 않아 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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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입자가 고운 특징이 종종 고감도 촬영 결과물을 필름 사진처럼 보이게도 합니다. 몇몇 사진에서는 ISO 100의 매끈한 느낌보다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어요. 2025년 기준으로 평가할 때 GR2의 이미지 센서는 화소수와 고감도 노이즈에서 낮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높은 사양이 반드시 좋은 사진을 만들어 주지 않잖아요. 이 카메라의 결과물은 크기와 무게를 고려하면 놀라울만큼 좋습니다. 1600만 화소도 서브 카메라로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고요. 다만 메인 카메라로 써야 한다면 2400만 화소의 GR3를 추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