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싱가포르 여행을 함께 할 카메라로 E-M1 Mark II를 가장 먼저 낙점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우선 순위를 꼽는다면 4K 고해상도 동영상 촬영입니다. Full HD 시대까지만 해도 영상 촬영 기능에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4K 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사용한 후로는 여행을 떠날 때 동영상 촬영용 카메라를 찾아볼 정도로 그 매력에 빠져 있거든요. Full HD 동영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선명함이 사진보다 생동감 있는 동영상의 매력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를 나흘간 여행하며 E-M1 Mark II로 촬영한 사진 역시 수백장에 이르지만,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저는 이 카메라를 캠코더처럼 사용했습니다. 올림푸스 카메라 최초로 채용된 4K 동영상 촬영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컸습니다.
올림푸스의 첫번째 4K 미러리스 카메라
E-M1 Mark II는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4K 동영상 촬영 기능이 탑재됐습니다. 그동안 동영상 촬영에서만큼은 경쟁사의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늘 열세에 있었는데, 첫번째 4K 동영상 기능을 탑재한 플래그쉽 카메라 E-M1 Mark II를 통해 그 동안의 약점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무엇보다 최고 수준의 손떨림 보정 성능이 사진보다 동영상에서 어느 정도 성능을 보일지 기대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손떨림 보정 성능은 올림푸스가 독보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디지털 시네마 포맷 Cinema 4K
E-M1 Mark II의 4K 동영상은 두 가지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그 중 4096 x 2160 해상도의 시네마 4K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반적인 미러리스 카메라의 3840 x 2160, 16:9 비율의 UHD 규격에 비해 가로 해상도가 더 넓은 17:9 비율로 영화 촬영 등에 사용되는 전문 영상 장비가 지원하는 포맷입니다. 비트레이트 역시 일반 4K 동영상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37Mbps로 화질에서도 우위에 있고요. 때문에 이번 여행의 모든 영상은 C4K 포맷으로 촬영했습니다. 돌아와 영상을 하나씩 확인해 보니 고사양 노트북 PC에서도 재생이 쉽지 않았지만, 화질에서는 지금까지 사용해 본 미러리스 중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17:9의 화면 비율 역시 사진과 다른 동영상만의 매력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평가합니다.
[E-M1 Mark II + 12-100mm F4 IS PRO 렌즈로 촬영한 Cinema 4K 영상 (4096 x 2160 | 24fps)]
Full HD와 차별화 되는 4K 동영상은 4배의 해상도에서 오는 선명함이 단연 돋보입니다. 기존에 촬영했던 Full HD 동영상은 그 생동감이야 분명 가치가 있지만 화질에 있어서는 사진에 영 미치지 못해 재미있는 장면을 기록해 두는 용도로 주로 사용했는데, E-M1 Mark II의 C4K 동영상은 고화질 사진을 연속 재생하는 듯한 느낌 때문에 장면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면서도, 화질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해소되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4K 동영상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4096 x 2160 고해상도의 탁월한 묘사력
- C4K 동영상 캡쳐 이미지 -
E-M1 Mark II의 C4K 동영상의 해상도는 4096 x 2160 해상도로, 8,847,360의 픽셀로 이뤄져 있습니다. 약 880만 화소의 사진이 초당 24매의 속도로 재생되는 셈인데, PC 모니터와 인터넷 환경을 생각하면 상당한 고화질에 속합니다. 실제 C4K 동영상을 캡쳐한 정지 화면을 확대하면 기존 Full HD 동영상과 비교할 수 없는 고해상도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확대 이미지 -
- C4K 동영상 캡쳐 이미지 -
- 확대 이미지 -
800만 화소가 훌쩍 넘는 E-M1 Mark II의 C4K 동영상은 정지 화면을 추출해서 사진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선명하고 또렷합니다. 일반 3:2/4:3 사진 비율과 다른 17:9 비율만의 매력도 있고요. 아래는 C4K 동영상의 캡쳐 이미지들입니다. 가끔은 고속 연사 대신 동영상 촬영 후 캡쳐를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화질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미 4K 동영상을 활용해 고속 연속 촬영을 구현한 4K Photo 지원 미러리스 카메라도 있죠.
손떨림 보정
사진 촬영을 통해 그 탁월한 성능을 확인했던 손떨림 보정 장치는 4K 동영상 촬영에서도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합니다. 특히나 최신 PRO 렌즈 12-100mm F4 IS PRO 렌즈의 IS 유닛과 연동돼 최대 6.5 스텝까지 떨림이 보정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동일 환경에서 렌즈 IS를 설정/해제한 동영상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 손떨림 보정 설정 -
- 손떨림 보정 해제 -
최대 100mm 망원 촬영이 가능한 12-100mm F4 IS PRO 렌즈는 망원 촬영 중 작은 떨림에도 급격한 화면 떨림이 발생하고, 삼각대를 사용하지 않으면 미세한 떨림이 상당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바디 5축 손떨림 보정 장치와 렌즈 내장 IS 장치가 연동되면서 12mm부터 100mm를 넘나드는 핸드 헬드 영상 촬영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 비교해 보니 그 차이가 상당하더군요. 이 카메라/렌즈 조합의 손떨림 보정 성능은 4K 동영상의 고해상도와 함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부분입니다.
향상된 실내/야간 촬영
새로운 2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는 기존 카메라보다 고감도 화질이 뛰어납니다. 때문에 동영상 촬영에서도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좀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위 이미지는 실내 조명과 빛이 부족한 야간에 촬영한 영상 중 일부분을 추출한 이미지로 고해상도와 고감도 이미지 품질의 향상이 동영상 결과물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에서는 낮보다 아름다운 야경을 4K 동영상으로 많이 담았는데, ISO 3200 이상의 고감도가 필요한 환경에서도 기대 이상의 동영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대표적인 싱가포르의 야간 쇼 중 하나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슈퍼 트리 쇼를 촬영한 영상입니다. 4096 x 2160 해상도의 C4K로 촬영/편집했습니다.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의 슈퍼 트리 쇼 영상 (E-M1 Mark II + 12-100mm F4 IS PRO 촬영)
새로운 여행의 기록들
나흘간의 싱가포르 여행 중 400여개의 길고 짧은 4K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출발 전 기대했던 고화질의 선명함은 물론 손떨림 보정 장치의 성능, 빠르고 조용한 AF까지 여행을 새로운 방식으로 기록하는 데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였습니다. 16:9 비율의 영상에서 느낄 수 없는 17:9의 시네마 비율의 드라마틱한 연출 역시 새로운 발견이었고요. 다음 포스팅에서 한 번 더 4K 동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물론 배경은 싱가포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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