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OM-D?
2017년에는 올림푸스의 새로운 플래그쉽 카메라 OM-D E-M1 Mark II를 사용하게 됐습니다. 큰 카메라, SLR 타입을 좋아하지 않는 제게 이 카메라는 선택지에 없었던 제품이지만 PEN-F의 스타일과 기동성에서 받은 좋은 인상에 올림푸스의 최신 기술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선택에 큰 몫을 했습니다. 사실 고성능 단렌즈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와는 PEN-F보다 E-M1 Mark II가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지만요. 앞으로 E-M1 Mark II와 25mm F1.2 PRO 렌즈를 사용해 보며 이 시스템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해 평가해보려 합니다.
먼저 살펴볼 것은 카메라, OM-D E-M1 Mark II입니다.
올림푸스 OM-D E-M1 Mark II
-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 렌즈 교환식 카메라
- 2037만 유효 화소 Live MOS 센서
- 121 포인트 위상차 AF (크로스 타입)
- 센서 시프트식 5축 손떨림 보정
- 1/8000 - 60 초 | 전자식 셔터 1/32000초 지원, 벌브 지원
- ISO 200 - 6400 지원 | 확장감도 ISO 64, 100, 12800, 25600 지원
- 18fps 연속 촬영 | 60fps 초고속 촬영 지원
- 236만 화소 전자식 뷰파인더 | 시야율 약 100%, 배율 최대 1.48배(파인더 스타일 3 기준)
- 3인치 104만 화소 LCD 디스플레이 | 터치, 스위블 조작
- 3840 x 2160 4K 동영상 촬영 | 4096 x 2160 Cinema 4K 지원
- Wi-Fi 무선 통신
- 듀얼 SD 슬롯 (UHS-II 지원)
- 440매 촬영 가능한 배터리
- 134.1 x 90.9 x 68.9 mm
- 498g (본체) | 574 g (배터리, 메모리카드 포함)
근래 제가 사용해 본 카메라 중 단연 가장 '유능한' 카메라입니다. 제 촬영 특성상 하이 스펙 카메라보다는 기동성이 뛰어난 카메라를 선호하는 편이라 E-M1 Mark II보다는 PEN-F를 선호하지만 현재 올림푸스 기술의 정점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카메라입니다. 올림푸스의 플래그쉽 카메라답게 대단히 뛰어난 기기적 성능을 자랑합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을 파란색으로 표시해 보았습니다. 121개의 위상차 AF 포인트는 전체가 크로스 타입으로 타사 플래그쉽 DSLR/미러리스 카메라에 대응하고 있으며 2000만 화소 이미지를 최대 18fps의 속도로 연속 촬영할 수 있습니다. 프레스, 다큐멘터리 촬영까지 활용 폭을 넓힌 하이 스펙입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한 것은 동영상. 동영상 촬영 성능에 약점이 있던 올림푸스 카메라 최초로 4K 동영상을 지원합니다. 200Mbps가 넘는 고화질 영상에 영화 촬영 포맷인 시네마 4K촬영에도 대응해 출발부터 잔뜩 힘을 줬습니다. 최상급의 손떨림 보정 성능을 바탕으로 고화질 영상 촬영 기능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에도 듀얼 SD 슬롯, 새로운 고용량 배터리 등 기존 OM-D 시리즈와 차별화되는 요소들이 대거 탑재됐습니다. 전작 E-M1이 몇몇 요소를 제외하면 중급 기종 E-M5 시리즈와 큰 차별화를 보이지 못한 것에 비해 E-M1 Mark II는 전에 없던 최고급 시리즈로 라인업 자체를 끌어올린 인상을 줍니다.
전에 없던 OM-D
E-M1 시리즈의 특징인 SLR 타입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전작보다 격상된 플래그쉽 라인의 품격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하위 라인업인 E-M5, E-M10 라인업과 전면 실루엣은 비슷하지만 촬영 편의성을 위해 그립부를 강조하고, 프로페셔널 사용자를 위해 외부 버튼, 다이얼 인터페이스를 강화한 것이 큰 차이입니다. 사실 전작 E-M1에서 크고 뚱뚱한 OM-D 이상의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립부 부피 때문에 E-M5 Mark II를 선택하고 또 추천하기도 했죠. 그런 면에서 이번 E-M1 Mark II의 차별화는 플래그쉽 카메라만의 정체성을 찾았다는 면에서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상단에 세개의 다이얼과 다섯개의 버튼을 배치할 정도로 인터페이스에 신경을 썼고 Fn 버튼과 커스텀 레버 등을 통해 사용자가 최적화 된 조작계를 직접 구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급 사용자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이와 더불어 터치 조작이 가능한 스위블 방식의 디스플레이 등 기존 올림푸스 카메라의 편의장치 역시 그대로 계승합니다.
개인적으로 플래그쉽 카메라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에 쥐는 순간 느껴지는 신뢰감을 꼽습니다. E-M1 Mark II는 기존 플래그쉽 제품과 같이 본체를 금속 섀시로 제작해 내구성을 높였습니다. 악천후에 대응하는 방진/방적/방한 설계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면서, 포토그래퍼가 카메라를 믿고 촬영에 임할 수 있게 합니다. 올림푸스 카메라는 자사 제품의 Weather Resistance 성능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실제 몇몇 여행지에서 종일 비를 맞으며 촬영을 한 후 수긍을 하게 됐습니다.
패키지
검정색 상자에 카메라 금속 마운트를 활용한 간결한 디자인. E-M1 Mark II의 패키지는 기존 OM-D 카메라와 같은 스타일이라 익숙합니다. 다른 회사보다 패키지 자체 디자인에 신경쓰고 있다는 인상 역시 여전합니다. E-M1 Mark II는 바디 단품과 12-40mm F2.8 PRO 렌즈를 포함한 렌즈킷으로 판매된다고 합니다. 렌즈가 포함되지 않은 바디킷 패키지는 크기가 생각보다 작습니다.
- 2년 전, E-M5 Mark II의 패키지 -
- E-M1 Mark II의 패키지 구성 -
고급, 즉 비싼 카메라의 구성품은 왠지 푸짐해 보입니다. 카메라 본체와 배터리, 충전기, USB 연결 케이블이 있고 방진방적 설계로 인해 내장 플래시가 없는 E-M1 Mark II를 위한 소형 외장 플래시와 플래시 휴대용 파우치 역시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PC 연결을 위한 USB 케이블은 차세대 규격인 Type C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고화질 사진과 4K 영상을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채택은 환영할 만한 일이죠. 다만 이 포트로 충전까지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USB충전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중앙에 보이는 생소한 플라스틱은 릴리즈 촬영과 외부 장치 연결시 케이블을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 클립입니다.
OM-D의 배터리가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새 배터리의 모델명은 BLH-1로 E-M1과 E-M5, E-M5 Mark II, PEN-F에 두루 사용되던 BLN-1보다 약 50% 가량 큰 용량입니다. 고속 AF와 연속 촬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변화로 보입니다. 용량은 1720mAh로 현재 E-M1 Mark II에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한 번 충전으로 약 440매 촬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용량에 비해 촬영 매수는 다소 적습니다. 그만큼 E-M1 Mark II가 전력 소모가 큰 '괴물'이라는 뜻도 되겠네요.
디자인
E-M1 Mark II는 기존 올림푸스의 최상위 카메라였던 E-M1의 후속입니다. 전체적인 역시 E-M1의 그것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겉으로 보이는 인터페이스 그리고 내부 사양 모든 면에서 기존 제품보다 '더 프로페셔널'해 보입니다. 두툼한 그립이 안정적으로 손에 잡히고 엄지와 검지 위치에 있는 다이얼이 무척 편해 보입니다. 전에 사용했던 E-M5 Mark II와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사용 편의성에서는 월등해 보입니다. 이것이 1과 5의 차이가 되겠죠.
대략적인 외관은 여기까지. 다음 포스팅에서 조금 더 상세하게 이 카메라의 외관을 살펴보려 합니다.
[ E-M1 Mark II로 촬영한 샘플 이미지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
이 카메라는 그동안 제가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저렴한 가격- 중 어느 것에도 부합하지 않지만 미러리스 카메라가 '플래그쉽'이라 명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음을 알 수 있는 완성도를 첫인상에서 느끼도록 했습니다. 한 손 가득 쥐어지는 그립과 차가운 금속 재질의 촉감은 라이카 풀 프레임 카메라를 쥐는 느낌과 비교해도 그리 뒤쳐지지 않고 수많은 다이얼과 버튼들에서는 호화롭다는 느낌까지 받습니다. 이 카메라가 이전에 사용했던 OM-D 그리고 PEN-F보다 무엇이 월등한지는 사용해 보아야 알겠지만 첫인상에서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분명 기존 올림푸스 카메라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는 것.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카메라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올림푸스 E-M1 Mark II와 두 개의 렌즈 사용기
올림푸스 플래그쉽 카메라 OM-D E-M1 Mark II - #1 소개와 첫인상
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 #1 첫인상 & 디자인
올림푸스 OM-D E-M1 Mark II - #2 디자인과 인터페이스의 완성도
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 #2 마법같은 F1.2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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