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렌즈는 M.ZUIKO 렌즈 중 첫번째 표준 단렌즈로 특별한 가치가 있습니다. F2.8 고정 조리개의 줌렌즈와 어안/장망원 렌즈로 구성돼 있던 PRO 렌즈군이 선호도 높은 표준 단초점 렌즈 추가로 한결 탄탄한 구성을 갖게 됐습니다. 줌렌즈보다 월등한 화질로 최상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도 있고요. 줌렌즈보다 단렌즈를 선호하는 저는 17mm F1.8이나 12mm F2 같은 컴팩트 렌즈군에 이어 선택이 폭이 넓어진 것이 즐겁습니다.
[ 호화 렌즈 구성 ]
-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렌즈 구조 -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렌즈 구성을 살펴보면, 단초점 렌즈로는 화려한 14군 19매의 구성에는 슈퍼 ED 렌즈와 비구면 렌즈를 포함 총 8매의 특수 렌즈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F1.2 최대 개방 촬영에서도 해상력이 뛰어나고, 색수차 등 광학 성능을 최적화했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입니다. 기존 25mm F1.8 렌즈가 절반 이하의 크기와 무게로 근사한 결과물을 내 주기 때문에 이 렌즈에 대해 '줌도 안 되는 렌즈가 왜 이렇게 크고 무거워'라는 눈초리를 보내는 분도 계시겠지만, 25mm F1.2 PRO는 올림푸스가 모든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 중 가장 뛰어난 화질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임을 고려하면 크고 무거워도 한 번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무엇보다 F1.2라는 매력적인 숫자에 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이크로 포서드 사용자들 중 다수는 풍부한 심도 표현에 대한 아쉬움을 마음에 가지고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F1.2로 촬영한 사진들을 늘어놓고 이 렌즈만의 매력을 찾아보려 합니다.
F1.2의 심도 표현
- F1.2 최대 개방 촬영 -
밝은 초점거리가 갖는 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조금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동일 조리개에서 다른 렌즈보다 좀 더 좋은 화질을 보장받게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용자에게 와 닿는 차이는 달라진 심도 표현, 아웃 포커스 효과입니다. F1.2의 초점거리는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아찔한 심도 표현을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에서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E-M1 Mark II와 25mm F1.2 PRO 렌즈로 촬영한 위 이미지는 초점부 일부분을 제외한 배경 대부분이 흐려져 근사한 연출이 되었습니다. 35mm 풀 프레임, APS-C 규격 이미지 센서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이미지 센서의 마이크로 포서드는 지속적으로 이 심도 표현의 약점을 지적받아 왔는데, F1.2 조리개 값의 PRO 렌즈를 통해 이 부분이 일부 상쇄됐습니다.
[ F1.2 최대 개방 촬영 이미지 (E-M1 Mark II) ]
위 이미지는 모두 25mm F1.2 PRO렌즈의 F1.2 최대 개방으로 촬영된 이미지로 근접촬영뿐 아니라 일반적인 50mm 단초점 렌즈와 같은 활용에서도 보기 좋은 배경 흐림을 연출합니다. 촬영하면서, 그리고 돌아와서 사진을 확인하면서 오랫동안 사용한 표준 단렌즈의 활용과 심도 표현에 가까워졌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심도 표현은 라이카의 35mm RF 카메라에 50mm F2.8 Elmar 렌즈를 사용할 때와 흡사한 느낌이지만, 최단 촬영 거리가 짧기 때문에 배경 흐림 자체에 있어서는 더 유리합니다.
- F1.2 최대개방(왼쪽)과 F4.5 촬영(오른쪽) 이미지 -
동일한 환경에서 F1.2 최대 개방 조리개와 F4.5 조리개로 촬영한 이미지를 비교하면 F1.2 조리개의 심도 표현 능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두 장 모두 조형물에 초점을 맞춰 촬영했는데, F1.2 촬영 이미지 쪽의 배경 흐림 효과가 확실합니다. F4.5 촬영 결과는 팬 포커스에 가깝게 촬영 됐습니다.
인물 촬영에서도 F1.2 최대 개방의 장점이 잘 발휘됩니다. F1.8 이상의 조리개 값을 갖는 렌즈에서는 인물 전신 촬영에서 아웃 포커스 효과를 연출하기가 까다로웠는데, F1.2 조리개 값은 인물 전신 촬영에서도 보기 좋은 배경 흐림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배경 연출은 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무엇보다 사진이 '근사해 보이는' 효가가 있죠. 마이크로 포서드 카메라 사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 19cm 최단 촬영 ]
심도 표현 자체를 극대화 하는 데는 근접 촬영이 유리합니다. 이 렌즈는 최단 촬영 거리가 19cm로 가까워 간이 접사 용도로도 충분한 결과물을 만들어 줍니다. 기존에 사용했던 50mm 렌즈의 경우 최단 초점거리가 4-50cm, 멀게는 80cm였던 것을 떠올려 보면 근접 촬영에서는 확실한 우위에 있습니다. F1.2 최대 개방과 근접 촬영을 적절히 활용하면 아찔한 아웃 포커스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보케(빛망울) 표현
얕은 심도의 사진에서 표현되는 배경의 빛망울, 즉 보케의 표현 역시 렌즈를 평가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F1.2 최대 개방 촬영의 배경 표현이 특히나 중요시되겠죠. 자유롭게 촬영한 25mm F1.2 PRO 렌즈의 F1.2 촬영 이미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나 밝은 조리개 값 답게 빛망울의 크기가 무척 크다는 것입니다.
- F1.2와 F2 심도 비교 -
동일한 위치에서 촬영한 F1.2와 F2 촬영 이미지를 비교하면 이 차이가 드러납니다. 한스톱 조금 넘는 차이의 두 조리개 값에 제법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케의 크기는 물론 모양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 배경 부분 확대 -
밝은 조리개 값은 역시나 큰 보케를 만들어 냅니다. 배경 흐림 정도가 커서 F2 촬영에서 보이는 보케가 F1.2에서는 아예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보케의 모양은 중심부에서 완전한 원형, 주변으로 갈수록 길ㄱ쭉한 모양으로 변하는데, 조리개 값이 낮을수록 이 경향이 뚜렷합니다. F2 촬영 이미지의 보케는 주변부에서도 비교적 원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 F2.0(왼쪽)와 F2.8(오른쪽) -
최대 개방 해상력
F1.2라는 숫자가 빛을 발휘하기 위해서, PRO 렌즈로서의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최대 개방에서의 화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F1.2로 촬영한 이미지 중 몇 장을 확대해 보니 기대 이상으로 최대 개방 화질이 훌륭했습니다. 글자의 윤곽선은 물론 종이의 표면 질감까지 생생하게 표현됐습니다. 밝은 조리개 값을 갖는 렌즈 중 상당수가 최대 개방 촬영의 화질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 사례를 보고 느낀 적이 있는데, 이 렌즈가 PRO 렌즈로 출시된 이유 중 하나를 화질에서 찾게 됩니다.
처음 이 렌즈를 받아들고 PRO 렌즈라는 것을 감안해도 크기와 무게가 너무 큰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2000만 화소 이미지를 확대해 보니 오히려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이 아니면 이 정도 개방 해상력을 가진 렌즈를 이만한 크기로 만들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최대 개방에서 발생하는 색수차나 주변부 비네팅이 다소 눈에 띄긴 하지만 적어도 해상력 저하를 걱정해 개방 촬영을 꺼릴 필요는 없겠습니다.
색수차 억제력
극도로 밝은 개방 촬영에서 발생하는 색수차가 이 렌즈에서 완전히 억제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단초점 렌즈였으면 색수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서도 경계면에 보라색 수차가 비치는 정도로 억제되었습니다. 일반적인 2-3000 픽셀의 크기에서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수준입니다.
색수차 발생에 취약한 조명/광원 직접 촬영, F1.2 최대 개방에서 색수차 발생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조병의 경계를 따라 보라색 수차가 발생하지만 그 면적이 좁고 번지듯 표현되지 않아 일반적인 활용에 무리가 없습니다. 이 렌즈의 F1.2 조리개 값을 보며 해상력보다는 색수차를 우려했는데, 제가 본 렌즈 중에서는 그 억제력이 우수한 편에 속합니다.
마이크로 포서드의 한 줄기 새 '빛' F1.2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 렌즈의 F1.2라는 숫자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마이크로 포서드의 심도 표현의 폭을 제법 넓히면서 M.ZUIKO 렌즈의 장점이었던 고화질, 높은 광학 완성도를 유지한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얕은 심도 표현, 아웃 포커스 효과가 사진 찍는 재미를 가져 온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과한 배경 흐림 사진을 좋아하지 않는 저도 이 렌즈는 대부분 F1.2로 촬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화질과 색수차 걱정 없이 F1.2 최대 조리개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앞으로도 이 심도 표현을 계속 즐기게 될 것 같습니다.
[ M.ZUIKO DIGITAL ED 25mm F1.2 PRO로 촬영한 샘플 이미지 (E-M1 Mark I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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