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올림푸스 카메라 중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PEN-F가 아닌 E-M1 Mark II를 선택한 이유 중 절반 이상은 올림푸스 카메라 최초로 탑재된 4K 동영상 촬영 때문이었습니다. Full HD 동영상은 사진에 비해 전혀 매력이 없었지만, 4K 동영상을 맛본 후 사진으로만 담기에 아쉬운 여행의 장면들을 짤막하게 동영상으로 기록하며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싱가포르 여행 역시 사진보다 동영상에 더 큰 기대를 했습니다. '이제 막' 흥미가 생긴 영역이니까요.
얼마전 포스팅에서 이 카메라의 4K 동영상에 대해 간단히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여행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법, 올림푸스 E-M1 Mark II의 4K 동영상
4K, 여행을 더욱 생생하게
출국 전 날 받은 12-100mm F4 IS PRO 렌즈 하나를 올림푸스 E-M1 Mark II에 마운트하는 것으로 영상 촬영 준비를 끝냈습니다. 짐벌이나 마이크 등 영상 완성도를 높일 장치들의 유혹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어디까지나 동영상은 기존의 사진 위주 여행 기록을 보조하는, 혹은 또 다른 방식으로 추억하기 위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간편하게 떠났습니다.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와 35mm 환산 24-200mm 줌렌즈 조합의 무게가 약 1kg. 사진만을 위한 카메라와 함께 휴대해도 크게 부담이 없는 무게였습니다.
- 237Mbps의 시네마 4K는 고화질 영상 작업에 적합합니다 -
이번 여행 영상은 모두 E-M1 Mark II의 시네마 4K(C4K) 포맷으로 촬영했습니다. 일반적인 4K 동영상의 3840 x 2160 해상도보다 더 와이드한 4096 x 2160 해상도에 비트레이트도 두 배 이상 높아(237Mbps) 단연 가장 마음에 들었고, 400여개의 짤막한 영상 클립을 모두 C4K 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초당 24프레임이 사용자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일반적인 영화 포맷이 채용하는 프레임 수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초당 30 혹은 60 프레임의 영상은 매끈한 맛은 있지만 24fps 영상과는 그 맛이 분명 다르거든요.
- 모든 영상은 E-M1 Mark II와 12-100mm F4 IS PRO 렌즈로 촬영했습니다 -
개인적인 여행 기록, 그리고 올림푸스 E-M1 Mark II의 4K 영상 품질을 테스트하기 위한 촬영이라 평소 사용하는 파이널 컷 프로를 사용해 간단히 영상을 장소별로 묶어 정리했습니다. 음악은 Kattie의 Rainbows란 곡으로 www.jamendo.com을 통해 개인 용도로 사용이 허락된 음악을 선택했고요. 영상 클립용 배경 음악을 고민하시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은 공개 음악을 구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빠른 작업을 위해 최대한 간단하게 제목을 넣고, 효과 역시 최소한으로.
하지만 역시 4K 영상은 Full HD 영상을 작업할 때보다 훨씬 더 높은 PC 사양이 필요합니다. 2013 Early 15인치 맥북 프로 레티나 기준, 총 3분간의 영상을 편집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작은 작업 화면으로 확인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4K 동영상의 화질은 Full HD와 그 차이가 분명합니다.
이래서 제가 4K를 좋아합니다.
그렇게 중간중간 장소 소개까지 간단히 넣어서 총 3분 4초의 편집 영상을 완료했습니다.
무편집 4K 영상 편집본의 용량은 약 80기가에 달할 정도라 H.264 코덱으로 압축해 최종적으로 1.3GB 내외의 결과물을 얻었습니다. H.264 코덱은 압축률이 매우 높지만, 그럼에도 용량 대비 화질이 무척 좋아 제 2K 모니터에서는 80기가 원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모니터 위에서 선명하게 살아있는 4K 해상도의 매력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여행을 다시 한 번 추억하는 기회였어요. 역시 동영상은 사진과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완성된 2017 싱가포르 트립 무비 (4K)
단순 이어 붙이기 작업이 대부분이라 완성도는 높지 않지만, 3분 4초의 영상 안에 4박 5일간 제가 감탄하고 즐거워했던 순간들이 다 담겨있어 개인적으로는 두세 번 보아도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영상을 편집하면서, 그리고 다시 감상하면서 E-M1 Mark II의 4K 영상이 가진 몇가지 매력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고화질로 빛난 여행의 순간
237Mbps의 시네마 4K 영상의 화질은 제가 그동안 사용했던 몇몇 4K 동영상 지원 카메라보다 오히려 더 뛰어났습니다. 그것들이 4K 동영상 촬영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카메라였는데도 말이죠.
물론 500Mbps 이상의 비트레이트값을 갖는 풀 프레임 DSLR 카메라와 비교하면 열세입니다만, 100Mbps 4K 영상 촬영이 가능한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화질에서 분명 우위가 있고, DSLR 카메라에 비해 휴대성이 앞서니 나름의 포지션을 잘 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유명 관광지들을 담은 영상들은 모니터 안에서 사진 못지 않게 선명했고, 게다가 살아 움직이고 있어서 자꾸만 보게 되더군요. 특히나 두고두고 보고 싶었던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슈퍼 트리 쇼나 많은 감상들이 함께 했던 센토사 섬의 노을을 꺼내 보는 즐거움이 대단했습니다. 아마 사진으로만 담았다면 이토록 또렷하게 떠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카메라와 렌즈 하나로 간편하게 담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4096 x 2160 4K 고해상도
- 100% 확대 -
Full HD 영상의 약 4배에 달하는 고해상도는 장면을 더욱 섬세하고 선명하게 담아줍니다. 4K 영상을 캡쳐한 이미지를 확대하면 기존 Full HD 동영상에서 느낄 수 없는 화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것이 4K 시대에 와서 영상 작업이 이전보다 더욱 주목받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영상을 캡쳐한 이미지지만 PC 모니터나 웹 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화질입니다.
- 100% 확대 -
- 100% 확대 -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장면들
- 사테 거리 라우 파 삿(lau pa sat) 풍경 -
400여개의 영상 클립을 3분으로 편집하다 보니 무척 마음에 드는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혹은 전체가 들어가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밤이 오지 않는 듯 환하고 뜨거운 전통 꼬치구이 사테(Satay)거리의 풍경과 아시아 최남단 전망대에서 잠시 비를 피하는 새, 한가로운 아침 햇살을 즐기는 고양이의 뒹굴거림과 여행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 루프톱 바의 풍경 등. 4K 동영상 품질에 대한 평가도 대신할 겸 이 아쉬운 영상들을 덧붙입니다.
[E-M1 Mark II + 12-100mm F4 IS PRO 렌즈로 촬영한 Cinema 4K 영상 (4096 x 2160 | 24fps)]
- 센토사 섬에서 만난 새 -
- 차이나 타운의 넉살좋은 고양이 -
- 여행 마지막 밤, 루프톱 바 1 Altitude 에서 -
4K, 두고두고 꺼내 읽을 이야기들
- 65층에서 내려다 본 마리나 베이 -
그동안 영상은 늘 뒷전이었습니다만, 4K 동영상 시대가 열리면서 그리고 다양한 4K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영상 기록은 여행의 중요한 부분이 됐습니다. 물론 아직 그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고 해도, 돌아와서 다시 넘겨 보았을 때, 사진이 줄 수 없는 감흥을 주는 것인 분명합니다.
이번 싱가포르 여행에서 E-M1 Mark II와 12-100mm F4 IS PRO 렌즈를 동영상 촬영용으로 챙긴 것은, 이렇게 영상을 편집해 놓고 보니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용, 그 중에서도 동영상 촬영용 장비로 E-M1 Mark II와 12-100mm F4 IS PRO 렌즈 조합은 휴대성과 화질, 손떨림 보정 성능에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도 역시 이 카메라와 렌즈를 챙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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