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다녀온 부산 여행. 4박 5일간 해운대 인근을 누비며 실컷 걷고 바다를 봤습니다. 바다는 언제 봐도 좋다지만 봄날의 바다는 계절의 설렘 때문에 더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여행에 맛있는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죠. 부산 여행을 정리하면서 부산에서 즐긴 먹거리를 짤막하게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맛집도 안맛집도 고루 있었고 재방문 의사가 있는 곳, 없는 곳 다양합니다. 부산 여행 앞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신발원 - 맛있는 군만두집 (추천)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에 있는 만두 전문집입니다. 일반적인 중식당이 아니라 메뉴도 오직 만두뿐. 아마 이 주변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이라죠. 방송 출연 횟수도 상당해서 기대가 컸습니다. 사실 두번째 방문인데 첫방문때는 포장해서 먹어서 그 맛이 덜했어요. 대..
삼 년 전에 반해 다음 여행 때 꼭 다시 와야지 다짐했던 부산 영도 흰여울 문화마을을 얼마 전 다시 다녀왔습니다. '재방문 때는 날이 화창했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조금씩 바뀌어 이제 젊은 사람들이 찾는 핫플레이스의 모습을 갖춘 것을 보니 다시 오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영도에 오기 전 보수동 책방골목과 깡통시장을 들렀습니다. 깡통시장 앞에서 버스를 타니 다리를 건너 영도로 넘어오고 곧이어 흰여울문화마을 정류장에 닿았습니다. 바다 너머 섬을 이렇게 편하게 올 수 있다니. 벚꽃이 다 떨어지기 전이라 바닷가 큰 나무에 가득 매달려 있거나 이미 떨어져 바닥을 물들인 분홍빛 꽃잎들이 마을 풍경을 예쁘게 단장해 놓았더군요. 버스 정류장에서 마을 산책로를 향해 내려가는 길에 본 분홍색 벽 사..
화창한 부산 해운대 바닷가 봄풍경 - 황사가 물러가고 설렘이 가득했던 날 (2021.3 / 라이카 M10-D)
2021. 4. 29.
날짜를 확인해보니 여행 둘째날, 아직 주변 풍경이 낯설고 여행의 설렘이 식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는 날이었지만 별다른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저 숙소에서 나와 십 분 거리에 있는 해운대 바닷가를 찾아갔습니다. 마치 본능처럼. 계획이 전혀 없는 여행은 아니었지만 둘째날이었던 화요일은 통째로 비워져 있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를 꼽자면 날씨. 부산에 도착한 첫 날, 11년만의 황사 주의보로 눈앞이 온통 노란색이었습니다. 마치 눈 앞에 렌즈 필터를 끼운 것 같기도, 그런 색 고글을 쓴 것 같은 답답한 날씨였어요. 저멀리 풍경은 먼지에 가려 보이지도 않았고. 11년만의 황사 경보가 내려진 날, 부산 해운대 바닷가 풍경 (2021.3.29) 지난 3월 29일,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갔습니..
이미 다 떨어지고 없지만, 계절마저 지나가 잊혀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두려 합니다. 언제나처럼 2021년 벚꽃 시즌도 참 짧고 화려했습니다. 기상 관측 이래 개화일이 가장 빨랐지만 코로나 19 방역 조치 때문에 전국 벚꽃 명소가 폐쇄돼 아쉬움이 컸죠. 하지만 고개를 돌리니 집 근처 공원에, 출퇴근길 작은 골목에 벚나무가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봄이기도 했습니다. 일년에 길어야 보름이나 겨우 볼 수 있는 꽃인데, 그 시간을 위해 곳곳에 나무를 심어 둔 마음이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전국적으로 벚꽃이 만발한 3월 말 저는 부산에 있었습니다. 일주일간 부산에 머물며 곳곳에서 벚꽃 풍경을 즐겼습니다. 소박하게나마 벚꽃 놀이를 즐겼던 장소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내년 봄을 기약하면서. 센텀시티, APEC나루공..
부산 여행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가는 곳이 동백섬 그리고 더 베이 101(the bay 101)입니다. 지금은 예전같지 않지만 한때 부산 최고의 핫플레스였던 더 베이 101의 야경에 반해서 요즘도 야경을 보러 가요. 이번에도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카메라와 삼각대 메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더베이 101에 들렀다 동백섬 한 바퀴를 돌면 소화도 되고 기분도 상쾌해진다죠. 더베이101 부산 해운대구 동백로 52 (우동 747-7) place.map.kakao.com 더 베이 101 앞 선착장에서 보이는 바다 건너 야경이 유명하죠. 화려한 고층 빌딩의 조명이 바다에 비쳐 보이는 반영이 외국 어느 도시를 떠올리게 할만큼 예뻐서, 부산의 밤을 즐기는 사람들로 늘 붐볐었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선착장에 있던 테이블까지..
여행의 어떤 순간은 짧지만 강하게 남아 두고두고 그리워집니다. 노을을 좋아하는 저는 화려한 색으로 물든 대지와 그 아래 펼쳐진 실루엣에 감탄할 때가 많아요. 운 좋게도 지난 부산 여행에서도 하루, 아름답게 노을지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달맞이 고개 가득 벚꽃이 흐드러지던 봄날. 예년보다 빠른 개화에 모두들 맘이 급한 것 같았습니다. 사진을 찍고 사랑을 표현하던 사람들을 지나 언덕을 거의 내려올 때쯤, 고층 빌딩 사이로 예쁜 색이 비쳤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노을. 저는 해운대에서 색과 빛을 감상했습니다. 저 멀리 이미 좋은 자리를 차지한 연인이 바다와 노을을 배경으로 추억을 담는 모습이 예쁜 실루엣으로 남았습니다. 이 날의 노을은 어쩐지 남미의 어떤 도시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그 색이 강렬하고 또..
부산역 건너편엔 커다란 차이나타운이 있습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빨간 연등과 간판을 본 적은 많지만 제대로 차이나타운을 걸어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 음식과 문화를 파는 곳도 꽤 많더라고요.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처음으로 찾은 곳. 만두로 유명한 차이나타운 신발원입니다. 신발원 부산 동구 대영로243번길 62 (초량동 561-1) place.map.kakao.com 차이나타운에서 꽤 유명한 집으로 만두가 주메뉴입니다. 여긴 3년 전 부산 여행 때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를 타기 직전, 이곳의 찐만두를 사서 KTX에서 먹을 생각에 가슴이 설렜지만, 열차 내 마주앉는 자리에 앉아서 자정쯤 다 식은 만두를 방에서 혼자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번엔 제 맛을 느껴보고자 매장에..
지난 3월 29일, 오랜만에 부산에 내려갔습니다. 삼년 만의 여행에 제가 좋아하는 부산의 장소, 공간들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기대가 됐죠. 특히 지난 여행에서 본 해운대 해변 풍경이 기억에 남아서 부산역에 도착하자마자 해운대로 향했습니다. 숙소도 해운대 근처로 정했고요. 하지만 제가 본 풍경은 온통 노란색인 탁한 바다였습니다. 이 날 부산에는 11년만의 황사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200만 돼도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지는 미세 먼지 농도가 이 날 1000 가까이 올라갔으니 정말 살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노란색 필터를 렌즈 앞에 끼운 듯, 노란 셀로판지를 눈 앞에 댄 듯 노란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때문에 바다도 잿빛에 가까이 보였고요. 해변을 걷고 있으니 코 주위로 모래 냄새가 맴돌고 곧 눈알이 뻐근..
부산 여행에서 이런저런 곳을 갔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곳을 꼽자면 이곳입니다. 들어가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해지는 엄청난 컬렉션과 곳곳에 묻어나는 주인의 디테일, 그 컨셉을 접시에 담아낸 메뉴까지. 여행 전 검색을 통해 알게됐고, 다녀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추천하게 된 곳입니다. 1인사무소 부산 수영구 광남로 59 2층 (남천동 31-2) place.map.kakao.com 상호는 1인사무소. 상호만 보면 뭐하는 곳인지 쉽게 알 수 없지만 카페입니다. 오랜 시간동안 하나 하나 모은 다양한 인형, 피규어, 캐릭터 상품들 속에서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모양으로 만든 과자와 빵을 먹을 수 있는 덕력 가득한 공간. 위치는 광안리 근처로 상가 건물 2층에 있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놀라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곳이..
지난 주, 닷새 간의 일정으로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벚꽃이 한창일 때였고, 오후엔 땀이 살짝 배어나올 만큼 날씨도 무르익어서 시간이 금방 지나갔어요. 서울에 올라온 날부터 부산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방역 단계도 한 단계 더 상승했으니 더 늦기 전에 잘 다녀온 것 같습니다. 다녀와 사진을 한 장 한 장 정리하면서 맘에 든 사진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라이카 M10-D와는 처음으로 함께 한 여행이었습니다. 처음 이 카메라를 선택했을 때 궁금했던 화면 없는 디지털 카메라의 불편함 그리고 매력들을 하나씩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차근차근 풀어볼 계획입니다. 아직까지는 불편한 게 참 많지만, 그 속의 묘한 즐거움 그리고 다음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있더라고요. 바다, 바다 도시에서 태어난 제가 대도..
얼마 전, 부산으로 이른 바캉스를 다녀왔습니다. 수영복을 챙기거나 바다에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기진 않았지만 초여름 해운대의 눈부신 햇살과 바닷가를 채운 사람들의 들뜬 분위기 덕분에 여름의 낭만을 경험하는 데에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 결국 못 참고 신발과 양말은 벗었지요 - 역시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이라 해운대가 가장 빛나는 오후에 해운대 백사장부터 동백섬을 걸으며 2018년 여름의 조각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평소와 달랐던 것은 컬러가 아닌 흑백 사진이었다는 점인데요, 바다와 백사장의 색이 제가 본 어느 날보다 선명했던 날 굳이 흑백 사진을 찍는 것이 처음엔 저도 의아했지만, 몇 장 찍어보니 명과 암의 극명한 대비로 만들어지는 흑백 사진만의 매력에 곧 빠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PEN-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