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의 새로운 기능에 대한 이번 포스팅은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채용된 필드 센서 시스템에 대한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소개한 고해상도 촬영, 내장 ND 필터보다 더 반가운 기능이었고, 그 중에서도 내장 GPS를 이용해 촬영한 이미지에 위치 정보를 기록하는 지오태깅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종종 길고 짧은 여행을 하고, 여행 중 찍은 사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제게 추억의 장소를 언제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지오태깅은 축복같은 존재입니다. 대략 십 년 전부터 사진에 위치 정보를 입력해 지도에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다방면으로 시도했는데,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그렇게 모은 기록들을 보면 흐뭇합니다. 볼 때마다 새록새록하고요.
카메라에서 촬영 위치를 기록해주는 것이 가장 좋지만, 아쉽게도 GPS를 내장한 카메라는 그동안 손에 꼽을 정도였고 많은 분들은 별도의 GPS로거를 사용해 획득한 위치 정보를 사진 파일에 덮어 씌우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나마 스마트폰이 대중화 된 후로는 스마트폰의 GPS 센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동안 블로그에 지오태깅 하는 방법들을 포스팅으로 정리해 놓은 적도 있고요. 아래가 그 기록들입니다.
[여행 촬영에서 유용한 지오태깅 방법]
중고로 3만원에 구매한 소니 GPS 로거는 저렴한 가격에 지오태깅을 실현해 준 무척 고마운 아이템이었습니다만, 별도로 휴대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배터리가 오래가지 않아 중간 중간 건전지를 교체해야 하는 수고, 만만치 않은 건전지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지오태깅 앱을 사용했죠. 기록된 GPS 로그 정보를 라이트룸 등 편집 소프트웨어에서 이미지 파일에 덮어 씌우는 방식이었습니다.
[Ol.Track을 이용한 지오태깅]
별도의 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근에는 카메라 제조사에서 관련 앱을 출시해 조금 더 편하고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올림푸스는 Ol.Track 앱을 통해 위치 정보를 획득하고, 이미지에 기록할 수 있습니다. 역시 스마트폰의 GPS를 이용하는 것으로, 위치 정보뿐 아니라 이동 거리, 고도, 날씨 등 보다 많은 정보가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더 빨리 소모되는 것, 전용 앱을 통해 이미지에 지오태깅을 해야하는 것이 단점이고요.
올림푸스가 이렇게 괜찮은 지오태깅 시스템을 갖춘 것은 러기드 카메라 터프 시리즈 덕분입니다. 전통적으로 올림푸스는 터프 시리즈에 GPS와 온도, 기압, 고도, 방향 등을 기록할 수 있는 필드 센서 시스템을 채용해왔죠.
이것이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E-M1X에 적용된 것입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메뉴의 필드 센서 관련 탭에서 '필드 센서 로그'를 '로그 시작'으로 설정하면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위치 정보를 수집/기록하게 됩니다. 이것만으로 지오태깅이 되는 것은 아니고 'GPS 위치 기록' 메뉴를 선택해 'ON'으로 설정해야 촬영한 이미지에 위치 정보가 저장됩니다.
위치 정확도와 배터리 소모에 영향을 주는 로그 기록 간격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배터리 우선' 설정을 적용하면 로그 간격이 길어져 배터리 소모가 적고 '정확도 우선'을 적용하면 로그 기록 간격이 짧아져 위치 정보가 정밀해집니다. 정확한 설정값을 지정할 수는 없지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필드 센서 로그 기록이 시작된 후엔, 카메라의 전원을 꺼도 센서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이동 정보가 고스란히 남습니다. 로그를 종료하면 해당 기록이 파일 형태로 메모리 카드에 저장되고요.
필드 센서를 켜고 찍은 이미지에는 GPS 정보가 기록돼 있습니다. 파일 정보 하단을 보면 정확한 GPS 좌표를 볼 수 있죠. JPG뿐 아니라 RAW 파일에도 기록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습니다.
이렇게 저장된 이미지를 스마트폰 또는 PC의 관련 프로그램에서 불러오면 촬영 위치를 맵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맥 OS의 Photos 앱에 저장된 이미지를 선택하면 하단에 촬영 위치가 Apple Map 화면으로 표시됩니다. 이날은 정확도 우선을 선택해 기록했는데 실제 위치 정보 역시 상당히 정확한 편이었습니다.
아이폰에서도 Photo 앱에서 사진을 선택하면 동일하게 Apple Map 화면으로 위치가 표시되고요. 이 외에도 다양한 앱에서 위치 정보를 확인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동할 필요가 없고, 별도의 프로그램에서 위치를 덮어 씌울 필요도 없으니 정말 편하죠. 그리고 스마트폰과 GPS 로거 장치를 사용할 경우 카메라와 장치의 시간을 동기화하지 않으면 엉뚱한 위치 정보가 삽입되기 일쑤인데, 이런 불편함에서 해방된 것이 좋습니다.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배터리
이렇게 편하고 유용한데다 사랑스럽기까지 한 기능이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배터리 문제'.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여러 센서들을 활성화 하고 몇 초 간격으로 정보를 기록하는 작업까지 있다 보니 배터리 소모가 눈에 띄게 큽니다. 소위 '나 오늘 사진 찍지도 않았는데 왜 배터리가 이렇지'라는 말이 나오는 거죠. 게다가 카메라 전원을 꺼도 센서는 계속 동작하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상상 외로 큽니다. E-M1X가 두 개의 배터리를 사용하긴 하지만 여행 중에는 배터리 관리에 신경을 써야겠죠. 상황에 따라 센서 동작을 조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실 '이래서 GPS 내장 카메라가 안 나오는구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래도 든든한 GPS 로거가 카메라 안에 자리잡으니 여행을 떠날 때 걱정거리 하나가 줄어 참 좋습니다. 앞으로 E-M5 시리즈처럼 컴팩트한 시리즈에도 필드 센서가 채용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