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행을 앞두고 E-M1X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용 렌즈가 뭘까 생각하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이럴 때 쓰라고 만든 걸출한 렌즈가 이미 있거든요. 심지어 2년 전 함께 여행을 해 보았음에도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일주일간 동경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도쿄를 일주일씩이나 가냐고 하지만 하나씩 계획을 세우다보니 일주일도 긴 시간이 아니더군요. 서울과 비슷한 크기로 생각했었는데, 도쿄는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 메가시티였고 지역별로 볼거리나 즐길거리가 확실히 나뉘어 있어서 테마별로 나눠 주요 스팟들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여행용 렌즈 고민을 일찌감치 해결하고 여행 계획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 렌즈는 올림푸스 12-100mm F4 IS PRO입니다. 35mm 환산 24-200mm의 광학 8.3배 줌에 F4의 고정 조리개 값, E-M1X에 결합했을 때 7.5스톱 손떨림 보정이 가능한 그야말로 최고의 여행용 렌즈입니다. 여행을 앞두고 짐을 꾸리면서, 그리고 여행하면서, 또 다녀와서 이 렌즈를 비롯해 E-M1X와 또 다른 렌즈들의 후기들을 하나씩 포스팅해 볼 계획입니다.
2년만에 다시 소개하는 올림푸스의 12-100mm F4 IS PRO 렌즈. 아래는 렌즈 디자인과 주요 사양입니다.
- 초점거리 : 12-100mm (35mm 환산 약 24-200mm)
- 구성 : 11군 17매 (DSA 렌즈 1매, ED 렌즈 5매, SUPER HR 렌즈 2매, HR 렌즈 1매, 비구면렌즈 3매)
- 조리개 : F4
- 화각 : 84도 (광각) - 12도 (망원)
- 최소 초점거리 : 15 cm (광각) / 45 cm (망원)
- 최대 촬영 배율 : 0.16배 (광각) / 0.42배 (망원)
- 조리개 매수 : 7매 (원형)
- 필터 구경 : 72mm
- 5축 싱크 IS : 7.5 스톱 (E-M1X)
- 방진, 방적 설계
- 77.5 x 116.5 mm
- 561 g
올림푸스 12-100mm F4와는 2년 전 싱가포르를 함께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땐 카메라가 E-M1 Mark II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렌즈의 장점인 고배율 줌과 준수한 이미지 품질, 뛰어난 손떨림 보정 등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손떨림 보정의 경우는 E-M1X의 성능 향상으로 렌즈의 가치가 조금 더 올랐습니다.
두 번째 소개다 보니 외관이나 주요 특징은 기존 포스팅으로 충분히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아래 첨부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이보다 더 밝은 F2.8 조리개 값을 갖는 12-40 / 40-150mm PRO 렌즈가 촬영 성능과 편의성에서는 더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두 렌즈의 부피와 무게를 고려하면 여행용으로는 12-100mm F4 IS PRO 렌즈 하나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렌즈를 교체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질 뿐더러 40-150mm F2.8 PRO 렌즈 하나만 해도 12-100mm F4 IS PRO 렌즈보다 크고 무겁거든요.
외형은 더 이상 궁금하지 않지만 카메라가 E-M1 Mark II에서 E-M1X로 바뀌었으니 한 번 더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아래는 E-M1X와 12-100mm F4 IS PRO 렌즈 조합의 외형입니다.
상단은 E-M1 Mark II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E-M1X가 세로그립 일체형이기 때문에 전체 실루엣은 상당히 다릅니다. 기존 시리즈보다 크고 무거운 E-M1X에는 12-100mm F4 IS PRO가 오히려 작고 가벼워 보이는 느낌까지 있어요. 사실 고배율 줌렌즈다 보니 그렇게까지 작진 않지만 E-M1X와의 크기/무게 균형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렌즈가 카메라를 미리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이 조합의 무게는 1.5kg가 넘어갑니다. 마이크로 포서드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육중합니다. 물론 이마저도 풀 프레임 DSLR/미러리스 카메라와 고배율줌 렌즈 조합보다 작고 가볍다고 말하겠지만 여행용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선 것 같습니다. 확실히 사진에 욕심이 있어야 이 무게를 짊어지고 종일 여행지를 활보할 수 있겠죠. 게다가 이번엔 삼각대까지 짊어지고 다닐 계획이라 어깨가 고생깨나 할 것 같습니다.
광학 8.3배 줌, 이래서 여행용 렌즈입니다.
동일한 위치에서 12mm 최대 광각과 100mm 최대 망원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8.3배 줌이라는 숫자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그 차이가 대단하죠? 12mm 촬영에선 잘 보이지 않았던 건물의 이름이나 창문의 디테일 등이 100mm 망원 촬영에선 선명하게 보입니다.
렌즈를 여럿 가지고 다니기 힘들고, 교체하는 것도 번거로운 여행에선 다양한 시점과 구도를 선정할 수 있는 고배율 줌렌즈가 진가를 발휘합니다. 렌즈 하나로 못 찍을 사진이 없을 정도니 조리개 값과 심도를 조금 손해보더라도 기꺼이 선택하고 싶을 정도죠.
거기에 12-100mm F4 IS PRO 렌즈는 조리개 값도 F4로 준수합니다. F2.8과 비교해 한 스톱 차이인데, 사실 그 차이가 결과물에 드러나는 환경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여행에선 12-40mm F2.8 PRO 렌즈보다 12-100mm F4 IS PRO가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더 많이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조리개 값은 더 나은 손떨림 보정 장치가 어느 정도 보상해 주고요.
여행에선 심도보다 시선을 선택하기로 했어요
F4의 조리개 값 때문에 심도 연출의 아쉬움을 걱정했는데, 테스트를 해 보니 생각보다 괜찮더군요. 사실 마이크로포서드 포맷에서 얕은 심도 표현을 기대하기보단 상대적으로 좋은 휴대성, 주변부까지 고른 이미지 품질 등 다른 장점들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애초에 F2.8과 F4의 심도 차이가 그리 드라마틱하지도 못하고요. 12-100mm F4 IS PRO를 주력으로, 부족한 심도와 실내/야간 대응 능력은 25mm F1.2 PRO 단렌즈로 보강하며 여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4K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W_Z2_3ehw7Y
오랫동안 35mm 환산 35mm 또는 50mm 단렌즈 하나만으로 여행한 제가 이번엔 12-100mm 고배율 줌렌즈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는 동영상입니다. 사진과 함께 동영상으로도 여행 추억을 남겨올 계획인데, 이 때 줌렌즈가 갖는 장점이 대단합니다. 움직이지 않아도 제자리에서 다양한 구도를 설정할 수 있고, 그만큼 다양한 프레임 연출이 가능합니다. 사진보다 동영상에서 이것이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판매중인 올림푸스 장비 중 E-M1X와 12-100mm F4 IS PRO 렌즈 조합이 가장 뛰어난 손떨림 보정 성능을 보이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카메라와 렌즈의 손떨림 보정 장치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동작해 약 7.5스톱의 보정 효과가 있는데, 테스트를 해 보니 짐벌이 크게 아쉽지 않은 수준까지 안정화를 해 주더군요. 짐벌 없이 핸드 헬드로 여행 영상을 찍을 수 있으니 짐을 하나 던 셈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L2M88qqWDLs
https://mistyfriday.tistory.com/3418?category=721094
여행용이라기엔 덩치가 너무 크지만 E-M1X의 존재로 인해 12-100mm F4 IS PRO 렌즈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7.5스톱 손떨림 보정과 OM-LOG400 4K 동영상만으로도 기존 올림푸스 장비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이 조합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아, 동경에 추천할만한 여행지와 맛집 있으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E-M1X + 12-100mm F4 IS PRO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