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다녀와서 그런지 벌써 한 달이 가까워옵니다.
2박 3일 짧은 홍콩 여행에서 사용한 소니의 GPS 로거 GPS CS-1의 후기입니다.
사실 이제는 더 이상 구매할 수도 없는 제품이라 리뷰로서의 의미는 없지만 여행 때마다 빠지지 않고 챙기는 제품으로서 이 정도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해 보려고요.
이제는 스펙 찾기도 힘든 제품
소니 GPS CS-1은 약 15초마다 현재 위치를 기록해 GPS 로그 파일로 저장해 이미지에 위치 정보를 덧씌울 수 있는 제품으로 외장 GPS 로거 제품입니다.
요즘은 어찌된 이유에선지 이같은 제품을 통 찾아볼 수 없네요. 아마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GPS가 탑재되고 종종 GPS 기능을 탑재한 디지털 카메라도 있어 따로 구매하기 애매한 아이템이 됐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옛날 제품답게 GPS 하나만을 위해 사용하기엔 크기가 매우 큽니다. 그옛날 아이리버 MP3를 연상시키는 모양과 크기이고 전원 역시 AA 건전지를 통해 공급합니다. 매번 건전지를 구매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어디서나 쉽게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편리합니다. 배터리 하나로 약 8시간 사용이 가능한데, 이게 꽤나 애매한 사용시간이라 하루에 하나로는 부족하고 두개 쓰기에는 조금 아깝습니다.
지금 사용하기에 가장 불편한 것은 아무래도 GPS 하나만을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소니에서 개선품이 나오면 당장 구매할텐데 말입니다. 후속 제품격인 CS-3가 있긴 하지만 가격도 비싸고 디스플레이 등 제게 필요없는 기능이 있어서요.
- 이번 여행에서 간편하게 맬 수 있는 슬링백을 처음 구입해 착용한 이유 중 하나도 이 CS-1의 휴대입니다 -
많은 불편함이 있지만 여행을 다녀온 후 촬영한 사진에 위치 정보를 씌워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지도 위에 골목단위로 상세히 표시된 것을 보면 그 동안의 수고로움이 보람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이 번거로운 플라스틱 덩어리를 여행때마다 잊지 않고 챙기는 것이겠죠.
이번 홍콩 여행에서도 슬링백 혹은 주머니에 늘 이 녀석을 넣어두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때문에 챙기지 않아도 되는 가방을 매고 주머니는 불편할 정도로 불룩해졌지만 다녀와서 느낄 보람을 위해 참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게 꽤나 절실했는지 아침마다 잊지않고 새 건전지를 넣었습니다.
다녀온 후 CS-1을 PC에 연결하니 빠지지 않고 위치 로그가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로그 파일을 PC에 옮기고 이미지 파일의 시간 정보와 맞추면 해당 위치 정보가 사진에 씌워지는 방식입니다.
아쉽게도 배터리 하나로는 역시 숙소에 돌아올 때까지의 위치는 기록되지 않아 저를 감동시킨 홍콩의 야경은 아쉽게도 그 위치를 남기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구하기도 힘든 GPS Image Tracker 프로그램에 로그파일을 입력하고 위치 정보를 입력할 사진을 끌어놓아 실행하면 차례차례 해당 위치 정보가 삽입됩니다. 물론 CS-1의 전원이 켜지기 전과 꺼진 후에 촬영한 이미지는 정보 입력이 되지 않습니다.
위치 정보 입력이 끝나고 해당 이미지를 맥의 Photos에 추가해 지도에 표시해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라이카 M의 사진은 카메라의 시간 설정과 시차 때문에 위치 정보가 실제와는 조금 달랐지만 소니 RX1RII로 촬영한 이미지는 비교적 정확한 위치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홍콩 오션 파크의 사진들을 지도 위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위치 정보까지 여행 사진 정리가 끝나니 새삼 이 CS-1의 부담스러운 크기와 짧은 사용시간을 개선한 신제품을 상상하고 기다리게 됩니다.
소니에서 이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으니 혹 다른 업체에서라도 이런 GPS 로거가 출시되길 바랍니다.
작은 크기에 더도 말고 24시간 정도의 배터리 성능만 갖춘 로거가 탄생한다면 아마 첫번째 구매자가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 GPS는 배터리와 어플 안정성 문제로 아직 믿을 수 없거든요.
어쨌든 아직까진 대안이 없으니 다음 여행에도 역시 이 CS-1을 챙기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