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의 미러리스 카메라 E-M1X을 재미있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블로그 포스팅은 카메라의 다양한 기능과 성능 평가 중 제 관심사 위주로 정리하고 있는데, E-M1X에서는 새롭게 추가된 기능들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번 '5000만 화소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기능' 관련 포스팅에 이어 이번에는 라이브 ND 필터 기능에 대해 소개하고, 평가를 남겨 보려고 합니다.
몇몇 카메라에 내장 ND 필터 기능이 있지만 E-M1X의 라이브 ND 필터는 다중 촬영을 이용한 합성 방식입니다. 어찌보면 고해상도 촬영 기능과 기본 원리가 같은 셈이네요. 여러 장의 이미지를 연속 촬영/합성하는 방식으로 촬영 환경의 빛을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최대 ND32 효과로 5EV의 빛 감소 효과가 있으며, 무엇보다 카메라의 뷰파인더, LCD 화면에서 결과물을 촬영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촬영 메뉴 중 라이브 ND 촬영 탭에서 ND 수치와 라이브 뷰 시뮬레이션 유/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ND2부터 ND32까지 총 5단계로 설정 가능합니다. 최대 5EV 효과로 카메라에 내장된 ND 필터 효과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치를 지원하며, 설정 폭 역시 다양합니다.
라이브 뷰 시뮬레이션을 설정하면 ND 필터 적용 결과를 촬영 전에 뷰파인더와 LCD 화면을 통해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화면의 움직임이 느려지므로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아, 그리고 내장 ND 필터 기능은 S(셔터 속도 우선), M(수동) 모드에서만 활성화됩니다. 저도 여기서 조금 헤맸습니다.
아래는 라이브 ND 효과 적용 예시입니다. 동일한 환경에서 일반 촬영 / ND16 / ND32 순으로 촬영했습니다.
주간에서 ND 필터를 사용해 얻는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주간 장노출 촬영. 빛이 렌즈와 카메라에 들어오는 것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긴 셔터 속도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물의 움직임이 매끈하게 표현되고, 차와 사람이 움직이는 궤적도 멋지게 담을 수 있죠. 빛이 부족한 야간에는 조리개 값 설정만으로도 장노출 촬영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주간에는 ND 필터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ND 필터를 종류별로 구비하는 것도, 휴대하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카메라에 이 정도 ND 필터가 내장된 것은 매우 반갑습니다.
세 이미지를 비교하면 주간에서 ND 필터를 사용해 장노출 촬영을 진행했을 때 장점이 잘 드러납니다. 물의 움직임, 그리고 다리 아래를 지나가는 배의 움직임이 멋지게 담겼습니다. 빛이 매우 강한 환경에서 조리개 값을 F18로 설정하고, ISO 감도를 확장 감도인 ISO64까지 낮춰도 셔터 속도 확보하기가 어려웠는데, ND32를 적용하니 셔터 속도를 5초까지 늘릴 수 있었습니다.
ND 필터의 두 번째 장점은 야외에서 개방 촬영을 할 수 있는 점입니다. 심도 연출 등의 이유로 야외에서 낮은 조리개 값을 사용하고 싶지만 노출 과다 때문에 조리개 값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ND 필터를 사용하면 빛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 날은 빛이 워낙 강한 날이어서 노출 과다가 자주 발생했는데, ND32를 적용한 후에 같은 조리개 값에서 적정 노출값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ISO감도 상한 800, 셔터스피드 최고속도는 1/30(ND2 설정시)이며 ND설정단계가 높아질수록 속도가 느려집니다.
내장 ND 필터 설정에 따른 셔터 속도 제한 |
ND2 - 1/30 초 |
ND4 - 1/15 초 |
ND8 - 1/8 초 |
ND16 - 1/4 초 |
ND32 - 1/2 초 |
라이브 ND 필터를 사용할 경우 셔터 속도가 제한됩니다. ND2에서 1/30초, ND32에서는 최대 1/2초까지 셔터 속도가 제한되기 때문에 개방 촬영으로 인물을 담을 때는 흔들림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물론 E-M1X는 손떨림 보정 성능이 뛰어나 1/8초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 점은 미리 참고를 해 두는 게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라이브 ND 필터 기능은 주간 개방 촬영보다는 장노출 촬영에 조금 더 유용할 것 같네요.
평소 장비를 간소하게 다니는 편이라 ND 필터를 추가로 챙긴 적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몇몇 상황에서는 ND 필터가 아쉬울 때가 있고, 일반 촬영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결과물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카메라에 ND 필터가 내장된 것, 그것도 ND32 수준까지 지원된다는 점은 앞으로 다양한 촬영에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