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E-M1X의 새로운 기능들을 하나씩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기능과 라이브 ND 필터에 이어 이번에는 동영상 촬영 기능의 변화 혹은 발전인 OM-LOG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난 포스팅을 아래 첨부하니 E-M1X의 새로운 기능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에서도 E-M1X는 E-M1 Mark II보다 나은 장점이 생겼습니다. 바로 영상 편집용 LOG 촬영 기능이 새롭게 탑재된 것입니다. 얼마 전 4K 영상 작업용으로 E-M1 Mark II를 선택하면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은 것이 바로 이 LOG의 부재였는데 E-M1X에서 해소가 됐습니다. 대부분의 영상 촬영 성능이 E-M1 Mark II와 동일하지만 영상 작업용으로 E-M1X를 E-M1 Mark II보다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올림푸스 홈페이지 중 OM-LOG에 대한 설명을 아래 첨부합니다.
중점은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로 영상을 촬영해 암부와 명부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인데, 영상 후보정에서 이 장점이 드러납니다. JPG 이미지에 비해 넓은 보정 관용도를 가진 RAW 데이터에 비유하면 이해가 조금 더 쉽겠습니다. 특유의 물 빠진 색감과 ISO 감도 제약 등 일반적인 V-LOG 영상 촬영에는 번거로움만 증가시킬 뿐이지만, 보다 전문적인 영상 작업까지 고려한다면 필요한 기능입니다. 파나소닉과 소니 등의 영상 특화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부분 채택되기도 했고요.
아래는 OM-LOG의 효과, 일반 촬영과의 차이점을 소개한 영상입니다.
흡사 HDR 영상과 같은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가 특징입니다. 대비가 적어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흐리고 심심한 느낌을 주지만, 이는 편집 프로그램에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노출과 컬러 등을 보정할 때 명/암부 데이터 손실이 없고, 그 결과 눈에 보이는 것과 비슷한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E-M1 Mark II에서는 Natural 픽쳐 모드와 커브값 조정으로 비슷한 효과를 만들 수 있었지만 정식으로 OM-LOG가 지원되는 것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올림푸스 카메라 3종입니다. 이 중 동영상 작업을 고려하면 왼쪽 PEN-F는 낙제에 가까운 수준이니 논외로 하고, E-M1X와 E-M1 Mark II를 비교하면 E-M1X에 OM-LOG400이 탑재된 것, 그리고 손떨림 보정 장치의 성능이 조금 더 우수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동일 성능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픽쳐 모드로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니 활용도에 따라서는 E-M1 Mark II도 여전히 우수한 영상 촬영 카메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는 제가 E-M1 Mark II의 4K 동영상을 테스트 해 보며 인상적이었던 점들을 정리한 포스팅입니다.
https://mistyfriday.kr/3401?category=721094
일반 4K 동영상 촬영보다 화질이 뛰어난 C4K 포맷과 픽쳐 모드를 함께 활용하면 영화같은 느낌의 고화질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점이 만족스러웠습니다. E-M1X는 여기에 OM-LOG400이라는 장치가 추가돼 전문 영상 작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줬죠. 실제로 E-M1X로 단편 영화를 촬영한 프로모션 영상도 있더군요.
실제 OM-LOG가 일반 영상과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동일한 환경에서 일반/Natural 픽쳐모드/OM-LOG400을 적용해 영상을 찍어 보았습니다. 세 영상 모두 제가 좋아하는 C4K 24p 포맷으로 촬영한 뒤 편집했습니다.
E-M1X 4K 동영상 픽쳐 모드 비교
아래는 위 영상에 첨부된 비교를 사진으로 뽑아낸 것입니다.
동영상 픽쳐 모드를 적용하지 않은 일반 4K 영상 촬영(픽쳐모드 Natural)은 사진 촬영과 동일한 느낌입니다. Flat 픽쳐 모드라 불리는 동영상 픽쳐모드 Natural은 그보다 대비가 낮고 색이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나무 아래 그림자나 구름의 디테일이 일반 촬영보다 잘 보존돼 있습니다. 사실상 둘은 채도와 대비 정도의 차이를 제외하면 크게 다른 점이 없습니다.
하지만 OM-LOG400은 위 두 영상과 확연히 다릅니다. 색은 거의 다 빠져 회색에 가까워지고, 명/암부 구별 없이 장면 전체가 평탄한 느낌입니다. 이대로 영상을 사용하면 누구에게도 좋은 소리 못 듣겠죠.
아래는 OM-LOG400으로 촬영한 영상에서 추출한 스크린샷입니다. 위 비교에서 보였던 특성들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 E-M1X OM-LOG400 촬영 영상 캡쳐 이미지 ]
명/암부 표현이 풍부해 눈에 보이는 것과 가깝지만 역시나 채도와 대비가 너무 낮아 영상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집니다. 후보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OM-LOG400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편집 프로그램에서 OM-LOG400 적용 영상을 조금만 만져봐도 그 장점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손쉽게 OM-LOG400 영상을 보정할 수 있도록 올림푸스에서 LUT 파일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https://cs.olympus-imaging.jp/en/support/imsg/digicamera/download/software/3dlut/3dlut.cfm
OM-LOG와 동영상 픽쳐 모드가 적용된 카메라 3종이 대상이며 해당 LUT를 편집 프로그램에서 불러와 적용하면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유지하면서 컬러와 대비가 향상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맥의 파이널 컷 프로 X에서 E-M1X OM-LOG400용 LUT를 불러와 적용했습니다. LUT를 적용한 것만으로도 대비와 컬러가 살아나지만, 추가로 컬러와 노출, 채도 등을 보정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반 영상 촬영에서 명/암부 손실 때문에 노출 보정에 제약이 있었던 것과 컬러 보정시 색이 틀어지는 것에서 자유로워진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아래는 OM-LOG400을 적용한 영상과 컬러 그레이딩을 적용한 예시를 붙여 비교한 영상입니다. LUT 적용과 간단한 보정만으로도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시기에 좋겠습니다.
장점이 확실하다 보니 보정/편집 작업에 익숙해지면 여행과 V-LOG 촬영에서도 OM-LOG400를 적극 사용하게 됩니다. 거기에 24p의 시네마 4K 포맷을 함께 사용하면 일상의 장면들이 영화처럼 담기죠. E-M1 Mark II보다 휴대하기 힘듭니다만, 이것 때문에 E-M1X에 자꾸 손이 갑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OM-LOG400은 ISO 감도가 400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일반 촬영과 Flat 픽쳐 모드보다 기본적으로 노이즈가 많습니다. 이 노이즈 역시 필름 영화같은 감성으로 받아들인다면야 더없이 좋겠습니다만, 깔끔한 결과물이 우선이라면 차라리 픽쳐 모드를 해제하고 조명을 최적화하는 것이 낫겠죠. 감도가 높아 밝은 야외 촬영에 제약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네마 4K와 OM-LOG400의 조합은 어느 장소에서나 영화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 E-M1 Mark II보다 훨씬 만족스럽습니다. 이제는 올림푸스 카메라로 제대로 된 영상 작업을 해 볼 수 있겠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