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1X와 함께 7박 8일 동경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할 이야기도, 보여드릴 사진도 많아졌습니다. 카메라뿐 아니라 4개의 PRO 렌즈에 대한 소감들도 있고요. 오늘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E-M1X의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기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출시 때부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기능인데, 여행 중 멋진 풍경을 촬영할 때 삼각대 없이도 5000만 화소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서 2000만 화소 일반 촬영의 아쉬움을 상당부분 덜 수 있었습니다.
E-M1 Mark II를 비롯, 기존 제품에도 최대 5000만 화소 고해상도 촬영 기능이 있었지만 연속 촬영 중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기 위해 삼각대가 필요했습니다. 올림푸스 E-M1X에서는 삼각대 없이 손으로 들고 촬영해도 5000만 화소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핸드 헬드' 방식이 추가돼 활용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덕분에 좀 더 크고 선명하게 간직하고 싶은 장면은 언제든 그렇게 담을 수 있게 됐죠. 별다른 제약도 없이 말입니다.
E-M1X의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기능에 대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에 정리해 놓았습니다.
https://mistyfriday.kr/3419?category=721094
다수의 이미지를 연속 촬영한 후 합성하는 방식은 기존 고해상도 촬영 기능과 같지만 핸드 헬드 촬영의 경우 향상된 손떨림 보정 장치를 통해 핸드 헬드 촬영시 발생하는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삼각대 촬영보다 두 배 많은 16장의 이미지를 연속 촬영해 합성하는 방식으로, 여행 중 사용해 보니 카메라를 든 손이 웬만큼 움직여도 실패 없이 고해상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위 이미지는 동일한 환경에서 촬영한 5000만 화소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결과물, 그리고 2000만 화소 일반 촬영 결과물을 비교한 것입니다. 전망대에 삼각대 반입이 되지 않아서 다른 카메라였다면 고해상도 촬영이 불가능했고, 해가 진 후 광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 셔터 속도 역시 1/4초로 열악했는데 놀랍게도 한 번도 실패 없이 고해상도 촬영이 가능했고, 결과물 역시 흔들림이나 어색함 없이 깔끔했습니다.
확대한 이미지를 비교해 보면 5000만 화소 이미지의 섬세한 장면 묘사 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이미지 크기만 커진 것이 아니라 샤프니스 역시 일반 촬영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고해상도의 장점만을 취할 수 있습니다.
E-M1X의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에서 첫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1/4초의 셔터 속도로도 안정적인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손떨림 보정 장치, 그리고 두 번째는 열 여섯장을 촬영하는 동안 카메라를 든 손이 꽤 움직였음에도 합성한 결과물이 선명하게 나온 것이었습니다. 뛰어난 손떨림 보정 장치 덕분에 야간에도 ISO 400의 저감도를 설정할 수 있어 이미지 품질 역시 만족스러웠습니다. E-M1X의 손떨림 보정 장치에 대한 내용은 추가로 포스팅 할 예정입니다.
삼각대 등 별도의 장비나 준비물 없이 일반 촬영과 동일한 환경에서 핸드 헬드 고해상도 모드만 설정하면 되기 때문에 활용도는 매우 높습니다. 드라이브 모드 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 두 배 이상 큰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20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던 제 경우에는 이점이 매우 반가웠고, 여행 중 유용하게 활용했습니다. 후에 여행 사진을 대형으로 인화하게 되면 이 장점을 더욱 실감하게 되겠죠. 고화소 카메라를 특별히 선호하지는 않습니다만, 고화소 이미지가 갖는 여러 장점들에 대해선 동의합니다. 이미지 크롭을 많이 사용하는 제 경우에는 더더욱요.
고해상도 촬영의 제약이라면 16장의 이미지가 촬영되는 시간 동안 카메라를 되도록 움직이지 않고 들고 있어야 하는 점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특별히 번거롭다거나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셔터 속도가 길어지는 만큼 총 촬영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빛이 부족한 야간/실내 촬영에서는 이를 유념해야겠죠. 반대로 충분한 셔터 속도를 확보할 수 있는 주간 풍경 촬영같은 경우에는 단시간에 촬영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적인 장면에는 적극적으로 고해상도 촬영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단점을 꼽자면 역시 연속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하는 동안 다른 작업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촬영한 장면, 이미지에 따라 다르지만 길게는 수 초간 합성 작업이 이뤄질 때도 있어서 빠르게 변하는 장면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위 사진은 일반 촬영, 아래 사진은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입니다. 동일한 크기로 리사이즈했기 때문에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큰 화면으로 보면 고화소 이미지쪽이 확실히 더 근사해 보입니다. 다만 위와 같이 장면 속에 움직이는 피사체가 있을 경우 연속 촬영 과정에서 마치 장노출 촬영 결과물처럼 궤적이 남게 됩니다.
물론 이를 이용하면 아래처럼 연출할 수도 있죠.
그 유명한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 역시 삼각대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래서 장노출 촬영과 같은 효과를 어떻게 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을 응용해 보았습니다. 16장의 이미지를 촬영하는 몇 초간 교차로를 지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장노출 촬영처럼 담겼습니다. 물론 확대해 보면 장노출 촬영에 비해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습니다만, 삼각대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괜찮은 방법이 되겠죠.
파도 등 물의 움직임 역시 이미지 합성 과정에서 장노출 촬영처럼 매끈하게 표현됩니다. 사람들의 움직임보다 이쪽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네요. 결과물 역시 만족스러운 편이라 여행 초반에는 야경 촬영을 위해 낮부터 삼각대를 짊어지고 다녔지만 후반부에는 고해상도 촬영 기능을 이용해 야경 촬영을 다수 진행했습니다. 장노출같은 효과 외에도 손떨림 보정 장치 덕분에 낮은 감도의 깔끔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E-M1X에 대해 가졌던 가장 큰 우려가 2000만 화소의 아쉬움이었는데, 이를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지만 고해상도 촬영 기능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삼각대를 챙길 필요 없이 원하는 장면에 선택적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장 공간 관리에도 어려움이 덜했고요. 대형 인화를 해 봐야 확실히 알겠습니다만, 5000만 화소 이미지가 주는 감동은 2000만 화소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습니다. 여행용 카메라로서 E-M1X를 추천하는 핵심 요소로 꼽을 수 있을만큼 매력이 있습니다.
[ 올림푸스 E-M1X로 촬영한 이미지 (핸드 헬드 고해상도 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