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지난 겨울을 유럽에서 보냈습니다. 스무살에 다녀오지 못한 아쉬움을 마흔, 두 번째 스무살에라도 달래보자는 맘으로 배낭 하나 메고 가볍게, 마음 발길 닿는대로 흘러다녀보았어요. 출발하던 날 까마득했던 귀국일이 어느새 다가와 서울에 돌아왔고, 이렇게 블로그에 후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이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시작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끝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전부터 마음에 담아 둔 몇몇 도시들은 있었지만 그 외 시간 그리고 동선은 정하지 않고 떠났습니다.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길목에 괜찮은 도시가 있으면 며칠 들렀다 가기도 했고, 민박집이며 식당, 펍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아하는 혹은 추억이 있는 도시로 경로를 바꾼 적도 있어요. 도시가 마음에 들면 ..
이제는 너무도 당연히 누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의 화상 대화, 스마트폰 화면 속 지도가 알려주는 길찾기, 따로 저장 공간을 가지고 다닐 필요 없는 클라우드 컴퓨팅 등. 제가 어렸을때까지만 해도 상상만 하던 것들이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이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면 어찌 될까 걱정이 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막막하죠. 제가 사진을 좋아해서인지 카메라의 변화 역시 예전과 비교하면 대단합니다. 제가 처음 구매한 디지털 카메라가 약 200만 화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수천만 화소가 기본이 됐고 저장 공간도 MB 단위에서 GB 단위가 됐죠. 하지만 무엇보다 큰 변화는 그보다 앞서 필름에서 디지털로 이미지의 저장 및 표현 방식이 바뀐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
여행의 어떤 순간은 짧지만 강하게 남아 두고두고 그리워집니다. 노을을 좋아하는 저는 화려한 색으로 물든 대지와 그 아래 펼쳐진 실루엣에 감탄할 때가 많아요. 운 좋게도 지난 부산 여행에서도 하루, 아름답게 노을지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달맞이 고개 가득 벚꽃이 흐드러지던 봄날. 예년보다 빠른 개화에 모두들 맘이 급한 것 같았습니다. 사진을 찍고 사랑을 표현하던 사람들을 지나 언덕을 거의 내려올 때쯤, 고층 빌딩 사이로 예쁜 색이 비쳤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노을. 저는 해운대에서 색과 빛을 감상했습니다. 저 멀리 이미 좋은 자리를 차지한 연인이 바다와 노을을 배경으로 추억을 담는 모습이 예쁜 실루엣으로 남았습니다. 이 날의 노을은 어쩐지 남미의 어떤 도시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그 색이 강렬하고 또..
지난 주, 닷새 간의 일정으로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벚꽃이 한창일 때였고, 오후엔 땀이 살짝 배어나올 만큼 날씨도 무르익어서 시간이 금방 지나갔어요. 서울에 올라온 날부터 부산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방역 단계도 한 단계 더 상승했으니 더 늦기 전에 잘 다녀온 것 같습니다. 다녀와 사진을 한 장 한 장 정리하면서 맘에 든 사진들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라이카 M10-D와는 처음으로 함께 한 여행이었습니다. 처음 이 카메라를 선택했을 때 궁금했던 화면 없는 디지털 카메라의 불편함 그리고 매력들을 하나씩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차근차근 풀어볼 계획입니다. 아직까지는 불편한 게 참 많지만, 그 속의 묘한 즐거움 그리고 다음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있더라고요. 바다, 바다 도시에서 태어난 제가 대도..
터키로 떠나며 가입한 30일짜리 로밍 요금제가 해지됐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벌써 한 달이 됐구나' 연말연시에 개인 일정까지 겹쳐 터키 여행 기록들은 아직 틈 날 때마다 조금씩 열어보고 있습니다. 그 사이 또 다른 여행을 준비중이니 2020년은 작년 못지 않게 바쁜 한 해가 될 것만 같습니다. 오랜만에 두근거리는 새해맞이입니다. 매주 하나씩 이어가는 올림푸스 카메라와 여행 이야기. 이번주는 지난 터키 여행의 메인 타이틀이었던 '미식', '음식'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세계 3대 미식국가로 먹거리가 풍부하고 이색적이었던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에서 끼니 때마다 부지런히 음식 사진을 찍었거든요. 카메라를 두, 세 대씩 메고 들고 다니면서요. 음식 사진에 최적화 된 25mm F1.2 PRO 렌즈 많은 렌즈..
터키 이스탄불 전망대 갈라타 타워 뷰 & 여행용 렌즈 올림푸스 14-150mm F4-5.6 II 테스트
2020. 1. 14.
한동안 여러 브랜드 카메라를 전전하다 최근에는 올림푸스 카메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 사진도 물론이고요. 지난 터키 이스탄불 여행은 올림푸스 기존에 사용하던 미러리스 카메라 E-M1X와 E-M1 Mark II, 그리고 신제품 E-M5 Mark III까지 총 세대로 촬영을 했죠. 언뜻 세 카메라는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직접 사용해 보면 확실한 개성이 있습니다. E-M1X는 외형부터 느껴지는 단단함과 신뢰감, E-M1 Mark II는 보다 경쾌하면서 좋은 결과물과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한 장점이, 그리고 막내격인 E-M5 Mark III는 여행에 최적화 된 가벼움, 그로 인한 기동성이 최대 강점이죠. 특히 E-M5 Mark III와 함께 킷으로 판매되는 14-150mm F4-5.6 II 렌즈와의 조합은 ..
한바탕 여행을 다녀오면 그간 멈춰있던 일상과의 시차를 맞추느라 한동안 정신없이 지냅니다. 크리스마스에 다녀왔으니 보름쯤 지난 이제야 지난 여행을 천천히 돌아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갑작스런 여행이었지만 다녀와 돌아보니 이스탄불은 참 멋진 도시였고, 터키는 머지 않은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여행하고 싶은 나라입니다. 낮과 밤이 서로 다른 이스탄불의 매력에 발이 떨어지지 않아 카파도키아로 갈까말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아쉽게도 카파도키아에서 고대하던 열기구는 타지 못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때때로 뻔히 안 될 것을 알면서도 해야할 때가 있더라고요. 제 여행에서 가장 감격적인 순간은 대부분 낯선 도시에서 맞는 첫 번째 아침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행 사진을 펼쳐보며, 가장 앞 페이지에 있는..
여행에서 다녀와 남는 것은 아무래도 사진인지라, 조금 무겁고 번거로워도 카메라를 꼭 챙기게 됩니다. 지난 터키 여행처럼 마음 먹고 사진을 위해 떠날 때도 늘어나는 장비만큼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되죠. 여행용 카메라를 선택하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고요. 제 경우에는 종일 걷는 여행을 많이 하기 때문에 무게를 중요시하고, 그러면서도 이미지 품질이 상급 제품에 필적하는지를 확인합니다. 그 외에는 편리한 인터페이스나 뷰 파인더를 보며 찍는 재미 등을 중시하고요. 이번 여행에선 올림푸스 미러리스 중 가장 크고 무거운, 하지만 가장 뛰어난 E-M1X와 여행용 카메라 콘셉트로 나온 컴팩트 미러리스 카메라 E-M5 Mark II를 사용했습니다. 둘을 함께 사용해 보니 각자의 장단..
올림푸스 여행용 렌즈 M.ZUIKO DIGITAL ED 14-150mm F4.0-5.6 II 렌즈 - 첫인상 & 광학줌 테스트
2019. 12. 28.
일주일간의 여행을 함께할 카메라를 E-M5 Mark III로 선택하고, 렌즈를 찾던 중 함께 킷으로 판매 중인 14-150mm F4-5.6 II 렌즈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평소 단렌즈 특유의 고화질, 밝은 조리개 값, 표현 능력을 좋아해 줌렌즈 특히 고배율 줌렌즈는 선호하지 않지만 35mm 환산 약 28-300mm에 댈하는 고배율 줌, 작은 키기와 가벼운 무게, E-M5 Mark III와의 조합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행 중 실내, 야간 등 빛이 열악한 환경을 제외하고는 14-150mm F4-5.6 렌즈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카메라가 작은 편이라 렌즈가 좀 커보이긴 해도 이것이 광각부터 망원을 아우르는 고배율 줌렌즈라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균형이죠. 밝은 낮, 야외에서는 이 카..
지난 주말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에 머무르고 왔습니다. 당초 계획은 2박 3일이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비행기가 결항돼 하루 더 머물 수 밖에 없었죠. 예정에 없던 휴가를 하루 더 내야했고, 그 하루는 세찬 비바람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호텔방 안에서 보냈습니다. 비행기 결항 소식을 받은 직후에는 여느 회사원처럼 휴가가 아쉬웠고, 많은 여행자처럼 방에 갇혀 있는 시간이 야속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지난 시간을 반추하니 방 안의 고요가, 한가로운 낮잠이, 싸구려 커피와 컵라면 그리고 맥주같은 것들이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여행의 다른 얼굴을 보고 온 것 같아요. 돌아오자마자 바쁘게 밀린 일들을 해야했고, 섬에서의 여유가 언제였냐는 듯 회사원의 일상이 빠르게 똑같이 돌고 있습니다..
여행을 앞두고 E-M1X가 손에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여행 카메라로서 제게 필요한 몇 가지 핵심 기능들 때문이었는데, 이번 동경 여행에서 아주 잘 활용했고, 결과 역시 만족스럽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중 최고로 꼽는 내장 GPS와 그것을 활용한 지오태깅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합니다. GPS는 E-M1X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치입니다. 간간히 타사 제품 중 눈에 띄긴 했지만 요즘 GPS를 탑재한 DSLR/미러리스 카메라를 보기 쉽지 않죠. 올림푸스 미러리스 카메라 중에서도 GPS와 필드 센서를 채용한 것은 E-M1X가 유일합니다. 여행 중 멋진 풍경, 영감을 준 장소를 만나면 그 때의 느낌과 함께 그 장소도 기록해 두고 싶죠. 그 때마다 지도를 펴 표시를 해 둘 수 없기 때문..
동경 여행을 준비하며 처음엔 심야 식당에 나온 신주쿠 밤거리,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와 오다이바의 실물 사이즈 건담 등을 기대했지만 점차 평소 좋아하던 일본 음식들의 본고장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어느덧 7박 8일 약 스무 끼 계획은 빼곡하게 채우고도 가고 싶은 식당들, 먹고 싶은 음식들이 많아 고민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됐죠. 기대대로 동경에서 정말 잘 먹고 다녔습니다. 배가 불러 미처 다 먹지 못한 음식들이 아쉽지만요. 이번 포스팅은 제가 동경에서 먹고 온 음식들의 사진과 음식점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국내 방송에 소개된 곳과 SNS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집, 그리고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곳들이 두루 있으니 동경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지에서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