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나란히 자란한 자연의 조각들 보고 있으면 고마워진다, 나도 이 것들과 함께 살아있음이.
새싹은 봄에 난다지만, 그래도 그린은 여름, 녹색이 가장 눈부신 계절.
자연은 언제나, 우리가 살아온 날만큼의 감동과 보아온 노을의 숫자만큼의 행복을 선물한다.
날아가요, '나'를 전하러.
얼굴은 다르지만 함께 웃어요, 우리.
아이들의 여름은 우리보다 빨리 다가왔다. 그리고 몇배나 뜨겁고 길며, 즐겁기까지 하다. 주저없이 맨발로 물을 차는 저 걸음은 벌써부터 여름이 오기를 걱정만 하는 우리보다 훨씬 현명하다.
한가롭고 여유롭고 편안한 녹색이 가득한 고궁의 봄날.
내가 볼 수 있는 것들은 어쩌면 니가 갖고있는 것보다 많을지도.
함께 걷기 혹은 따라 걷기
도시 한복판의 동물원
봄하늘은 무엇이든 돋보이게 해 주는 특별한 배경지.
가끔 이렇게 사람이 가득한 길에서 혼자 인형탈을 쓰고 있는 것같은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