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랜더 VM 마운트의 50mm 렌즈 아포란타 50mm F2 asph.에 관한 이번 포스팅은 렌즈의 광학 특성에 해당하는 빛망울, 빛갈라짐 테스트입니다. 야경 표현을 렌즈 평가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거라 생각해 렌즈 리뷰마다 늘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이 많거든요.
보이그랜더 최고의 50mm 렌즈인 아포란타 50mm F2 asph. 렌즈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지난 포스팅들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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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보케에 중점을 둔 독특한 조리개 구조
다른 렌즈와 차별화 되는 아포란타 렌즈의 특성으로 독특한 조리개 설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원형 조리개를 채용한 렌즈들이 조리개 값에 따라 보케 표현이 다각형으로 변하는데, 이 렌즈는 조리개 날의 형태를 달리해 특정 조리개 값에서 완전한 원형 보케를 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인물/정물 촬영에서 보다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왼쪽이 직접 촬영한 아포란타 50mm F2 렌즈의 조리개 날, 오른쪽이 일반적인 렌즈의 조리개 형태입니다. 날이 겹쳐지는 부분을 보면 일반적인 조리개 날 모양과 끝부분의 형태가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대 개방 조리개 값에서는 양쪽 모두 보케가 원형으로 표현되지만 조리개 값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집니다.
아포란타 50mm F2 렌즈의 조리개 날은 총 12매입니다. 아래는 조리개 값에 따른 형태 변화를 비교한 것입니다. 보케의 모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겠죠.
조리개 값은 F2부터 F16까지 1/2스톱 간격으로 총 13단계로 조절 가능합니다. 조리개 부분의 모양을 비교하면 빨간색 글씨로 표시된 F2, F4, F5.6에서 조리개 형태가 원형이 되고, 나머지 설정에서는 마치 꽃잎이 펼쳐진 것 같은 독특한 형태입니다. 그간 많은 렌즈들을 사용해 봤지만 이런 형태는 처음이라 무척 흥미로웠는데요, 이것이 보케의 모양으로 이어집니다.
보케 모양의 차이 [ F4.8 vs F5.6 ]
조리개 형태가 원형이 되는 F5.6 조리개 값과 그 직전, 대략 F4.8에 해당하는 조리개 값의 보케를 비교하면 F5.6쪽은 완전한 원형인 것과 달리 F4.8 결과물은 조리개의 형태와 같이 나타났습니다. 재미있는 모양이지만 인물 배경에 저런 모양의 보케가 있으면 인물에 대한 주목도는 아무래도 떨어질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원형 조리개 탑재 렌즈의 보케 형태와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삼양의 FE 마운트 단렌즈의 경우 조리개 값이 높아지면 보케의 모양이 다각형으로 변화합니다. 때문에 인물 촬영에서는 반강제적으로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사용해야 하죠. 아포란타 렌즈는 세 개의 조리개 값 설정에서 원형 보케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 되겠죠. 아래는 조리개 값에 따른 보케의 모양을 비교한 것입니다.
역시 공통적으로 F2, F2.8, F5.6에서 보케가 원형으로 표현됩니다. 야외 인물 촬영에서는 노출 과다로 인해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사용하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F5.6에서 원형 보케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이 렌즈를 인물 촬영에 활용할 때 큰 장점이 될 수 있겟습니다. 보이그랜더 아포란타 시리즈 렌즈들에서는 높은 해상력 뿐만 아니라 이런 섬세한 고려와 설계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느끼게 됩니다.
밤까지 이어지는 아포란타의 묘사력
이 렌즈를 받은지 얼추 한 달 가까이 되어 갑니다. 그간 다양한 촬영을 통해 경험한 아포란타 렌즈의 뛰어난 해상력은 야경 촬영에서도 그 빛을 발하는데요, 높은 조리개 값을 설정한 장노출 촬영 결과물의 묘사는 매우 샤프합니다. M10-D와 A7C+렌즈 어댑터 조합으로 야경 촬영을 해 보았는데 F8 이상 조리개 값에서는 양쪽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중심부터 구석까지 이미지 전 영역의 해상력이 높아 이미지가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을 줍니다. 거기에 F11 촬영에서는 크고 날카로운 빛갈라짐까지 더해지고요. 아래는 조리개 값에 따른 빛갈라짐의 형태를 비교한 것입니다.
독특한 조리개 형태 때문인지 빛갈라짐의 형태가 일반적인 렌즈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조명의 모양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빛갈라짐이 선명하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F11 촬영에서 유독 크고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 역시 이 렌즈의 중요한 특성입니다. 그래서 이 렌즈로 야경 장노출 촬영을 할 때는 대부분 F11 조리개 값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아포란타 50mm F2 렌즈로 야경 촬영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원형 보케를 배려한 독특한 조리개 구성과 그 결과물이 흥미로웠습니다. 원형 보케를 중요시하는 분들이라면 이 렌즈의 광학 구성이 매우 특별하게 다가갈 것입니다. 다만 보케 위주 설계가 가져온 희생인지 장노출 촬영의 빛갈라짐 형태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장단점이 확연한 테스트 결과를 보니 이 렌즈에 더욱 흥미가 생기네요.
[ LEICA M10-D & Voigtlander APO-LANTHAR 50mm F2 asph.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 ]
- 본 글은 보이그랜더 APO-LANTHAR 50mm F2 리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리뷰 작성에 대해 소정의 원고료를 받습니다.
- 렌즈는 썬포토로부터 일정기간 대여받았습니다. 체험 완료 후 사용한 장비는 반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