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랜더의 새로운 VM 렌즈 헬리어 클래식 50mm F1.5가 정식 발표됐습니다. 라이카 M 마운트에 대응하는 이 렌즈는 활용도 높은 50mm의 초점거리에 F1.5의 밝은 조리개 값 등 많은 M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사양을 갖췄습니다. 그 못지 않게 눈이 가는 것은 이 렌즈의 디자인. 올드 렌즈를 연상 시키는 실루엣과 폰트, 줌링과 조리개 링 표면 마감, 블랙/실버 투 톤 컬러 등이 현행 렌즈답지 않은 중후한 느낌을 풍깁니다. 빈티지 라인 렌즈들의 성공에 탄력을 받은 것일까요? 보이그랜더 최신 VM 렌즈들의 외형을 보면 레트로 트렌드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렌즈의 사양은 아래와 같습니다.
초점 거리 : 50mm
렌즈 구성 : 3군 6매
조리개 값 : F1.5-16
조리개 날 수 : 10매
최단 촬영 거리 : 50cm
코팅 : 싱글 코팅(S.C)
필터 규격 : 49mm
크기 : 56.5 x 41.9 mm
무게 : 255g
3군 6매의 매우 간결한 렌즈 구성과 싱글 코팅에서 이 렌즈가 추구하는 방향을 읽을 수 있습니다. 비구면 렌즈와 ED 렌즈 등 특수 렌즈를 다수 배치해 해상력과 수차 억제력을 끌어 올리는 것보다는 개방 촬영에서의 부드러운 표현, 광원에 의한 플레어 등 렌즈의 독특한 개성과 감성을 즐기는 렌즈로 기획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멀티 코팅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 나는 싱글 코팅을 적용한 것도 그렇고요. 실제로 제조사의 설명에는 개방 촬영에서 색수차, 플레어를 의도적으로 남겨 둔 광학 설계가 적용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F1.5 최대 개방 촬영의 샘플 이미지가 궁금해지는 사양입니다.
크기와 무게는 조리개 값을 감안해도 다소 큰 편입니다. 직접적인 비교가 될만한 렌즈가 아무래도 현행 녹턴 빈티지 라인 50mm F1.5 II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크기와 무게 모두 녹턴 렌즈보다 크고 무겁습니다. 무게로 유추하건대 황동-블랙페인트 마감으로 제작됐을 수 있겠네요.
렌즈의 외형은 대단히 심플합니다. 거리계 표시 부분을 은색으로 마감해 포인트를 뒀고, 올드 렌즈를 연상 시키는 다이아몬드 패턴의 표면 처리가 조리개 링과 초점 링에 적용됐습니다. 장농에서 꺼낸 아버지의 필름 카메라에 물려 있을법한 디자인의 렌즈입니다.
이 렌즈의 가격은 800달러로 곧 예약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간 외형에서는 클래식을 추구했어도 광학 성능은 현행의 그것을 따랐던 보이그랜더의 VM 렌즈들과 달리 이미지까지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렌즈라고 하니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