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디저트 가게 중 한 곳이 아닐까요?
찾아보니 이제 매장 수가 꽤 늘었는데 가보면 줄은 점점 더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카페 노티드 이야기를 간단히 해 보려고 합니다. 저도 무척 좋아하는 곳이라서요.
도넛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기존에 알려진 가운데 구멍이 뚫린 전통적인 도넛들요.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하긴 해도 기름에 튀긴 도넛은 먹고 나서 기분이 유쾌하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여기가 도넛이 유명한 가게라는 말에 별 흥미가 없었지만 먹어보고 나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도넛'은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 됐어요.
그리고 이 노티드의 도넛은 주변에 적극 추천도 하고, 기회가 되면 포장해서 선물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매장이 꽤 많이 생겼습니다. 한남, 청담, 안국, 잠실, 서래마을 등 대부분의 매장이 수도권에 있고 최근에는 재주 애월 매장이 새로 생겼다고 하네요. 저는 집에서 가까운 매장이 없어서 자주 가진 못하고 근처 볼 일이 있을 때 찾아가고 있습니다. 한남, 청담, 안국점을 가 봤어요. 아래는 가장 많이 간 한남점 위치.
카페노티드 한남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5길 12 2층 (한남동 684-77)
place.map.kakao.com
노란색 스마일 로고를 보면 이제 반갑습니다. 제가 가 본 매장 중 매장의 크기나 주문 편의성은 청담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안국점은 사실상 포장 전용 매장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매장이 작아서 사들고 나오기 바쁘고요.
그만큼 줄도 길어서 주말이면 길가에 수십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데, 이를 본 동네 주민들과 이 핫한 가게를 모르는 행인들이 '도넛 먹으러 이렇게 줄을 서냐'는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아, 카페 노티드 근처를 보면 늘 버거집 다운타우너가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형제 브랜드로 알고 있는데, 두 곳 모두 해당 카테고리에서 인기있는 집이라 식사-디저트로 코스를 짜도 괜찮습니다. 다운타우너는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가장 높은 수제버거 집입니다. 이제 제 버거 투어의 기준점이 되었어요. 동네 버거킹과 함께.
긴 기다림을 이겨내고 들어서면 보기만 해도 입에 단내가 나는 디저트가 눈앞에 가득합니다.
도넛뿐 아니라 케이크와 와플, 스콘, 몽블랑 등 생각보다 그 종류가 꽤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윗줄에 있는 도넛들이죠.
도넛 가격대가 3000원에서 3500원 선인데 던킨 도넛 생각하면 비싼 가격이지만 요즘 파리바게트 빵 가격 생각하면 가격 대비 만족도가 괜찮습니다. 종류는 매장마다 다르고 속속 추가되는 메뉴도 있습니다만 청담점 기준으로 10-15종 정도가 있습니다.
요즘엔 스마일 캐릭터를 살린 케이크가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더군요.
그간 도넛 말고는 눈길도 안 줬는데 담엔 저거 한 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아무래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다 보니 포장 손님이 많고, 저도 포장해서 올 때가 많습니다.
상자도 예뻐서 선물용으로 좋아요. 게다가 상자 크기가 큰 편이 아니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기분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는 것도 좋아요.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떨어지는 것을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냉장고에 보관하면 동네 맛없는 빵집의 도넛처럼 맛이 크게 떨어져요.
저는 우유 크림 도넛을 냉장고에 보관한 뒤 다음날 오전에 먹었는데 빵이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서 맛이 참 없었습니다.
어차피 도넛 한두개로 배 안 부르잖아요.
가족들 몫만 남겨 두고 내 몫은 매장 나오자마자 꺼내서 베어무세요. 그게 제일 맛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도넛은 얼그레이 도넛.
노티드 도넛의 장점이라면 안에 든 크림의 향과 맛이 강한 것입니다. 크림을 먹었을 때 이 집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유 생크림에서는 우유 풍미가, 얼그레이 크림에선 홍차 향이 충분히 느껴집니다.
기본 메뉴격인 우유 생크림 도넛이 가장 인기가 있고 호불호도 적으니 첫경험은 우유 생크림 도넛으로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 다음에 취향에 따라 얼그레이, 누텔라, 바닐라, 딸기 등 다양한 도넛 중에 선택하면 되고요.
저는 얼그레이와 초코 푸딩 도넛을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매장에서 도넛 말고 다른 빵들도 먹어봤는데, 역시 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림 크루아상은 크림이 충분히 있어서 기대했던 맛의 조화를 끝까지 느낄 수 있었고 얼그레이 크림이 올라간 케익도 입에 퍼지는 향이 디저트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는 느낌이었어요. 초콜릿 스콘은 그야말로 초콜릿이 듬뿍 올라가서 단 것 좋아하는 저도 '야 이건 너무 달다'는 말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재료를 아끼지 않으니 맛에 대한 만족도는 자연스레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최근에 노티드에 민초 도넛이 새롭게 추가됐다고 해서 한남점을 일부러 찾아갔습니다.
민초파까진 아니지만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은근 손이 가더라고요.
민트초코 크림 그리고 도넛과의 조화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맛은 민초 아이스크림의 그것과 같고 크림이다보니 식감은 더 부드러워서 기분 좋게 먹었습니다. 민트 향이 제가 먹은 다른 민초 식품들(?)보다 강해서 민초파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한테는 향이 좀 강해서 두 개를 먹으면 왠지 속이 쓰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까지 저는 얼그레이 도넛이 1등, 최애입니다.
SNS에서 화제가 된, 그래서 인기몰이를 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 곳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노티드의 도넛은 직접 먹어보니 만족도가 매우 높고, 아직까지 그 품질을 유지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종종 찾을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재료를 아끼지 않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풍부한 크림의 향과 풍미가 마음에 듭니다.
한 입 베어물었을 때 입 안에 퍼지는 향과 달콤한 맛을 생각하면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요. 요즘 삼천원에 이만큼 행복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이런 가게들이 인기가 점점 커져 매장 수가 늘고, 그때부터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모습들을 많이 봐 와서 언제까지 이런 도넛을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기도 하지만 그때까지 충분히 즐기면 되죠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