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점에서 눈길을 끄는 책이 있었습니다. '오늘의 기분은 카레' 우연히 카레에 빠지게 된 작가가 한국과 일본 등을 돌아다니며 카레를 접하고 맛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입니다. 무언가에 그렇게 푹 빠져 책까지 낸 작가의 취향이 좋아 보여서 책을 구매해 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집은 그 책에 소개된 곳입니다.
충무로 뒷골목의 허름한 건물 2층에 있는 집입니다. 미리 찾아보고 가지 않으면 위치 찾기가 쉽지 않겠더군요.
이 주변 이른바 '힙지로'를 즐기는 방식이 이런 거 아니겠어요.
바깥 풍경과 내부는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가게 이름에 맞게 브라운 톤으로 차분하게 정리된 조명과 가구가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이른 저녁 시간에 방문했더니 한 테이블이 막 식사를 마쳤더군요.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주말에는 아마 꽤 몰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매력 있었어요.
메뉴는 카레라이스와 하이라이스 그리고 사이드 메뉴가 있습니다.
카레라이스는 밥 대신 면으로 바꿀 수도 있고, 온천 달걀을 넣어서 먹어도 괜찮다고 합니다.
주문을 하고 가게를 마저 둘러봤어요. 테이블마다 놓여진 전등이 마음에 들었던 기억입니다.
제가 주문한 건 카레+면. 가격은 기본 8000원에서 1000원이 추가됩니다.
독특한 접시에 놓여 나오고 감자 크로켓과 양배추, 마늘 플레이크 등이 있습니다.
면은 일본 라멘과 우동의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 같은 중면입니다.
사이드로 주문한 멘치카츠와 온천 달걀. 멘치카츠 가격이 3개에 5000원인데 짭짤하니 안주로 좋겠더군요.
카레와 함께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돈카츠가 품절이라 못 먹어본 것이 아쉽습니다.
카레 맛은 일본식 카레 전문점에서 먹을 수 있는 카레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 깊고 진한 느낌입니다.
간이 조금 강한 편인데 과하다 싶을 정도는 아니고 기분 좋을 정도. 밥과 면, 크로켓과 함께 먹을 것을 감안한 것 같아요.
여기에 온천 달걀을 풀어 넣으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본래 맛을 즐기다가 반쯤 먹었을 때 넣어도 괜찮겠어요.
보기엔 좋지 않지만 이렇게 면과 밥 크로켓을 한 데 모아두고 번갈아 카레와 먹는 게 제일 맛있죠.
개인적으로는 면이 쫄깃한 식감보다는 부드럽게 끊기는 면이라 그리 큰 인상은 받지 못했어요.
먹기도 그리 편하지 않아서 밥과 먹는 것이 좀 더 낫다 싶습니다.
감자 크로켓은 카레와 무척 잘 어울려서 추가 주문하고 싶을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기대했던 온천 계란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저는 카레 맛이 약해져서 본래 맛을 좀 더 즐긴 후에 넣을걸, 하고 후회했어요.
전반적으로 한 그릇 안에 정성이 충분히 담겨있는 식사였습니다.
식사 끝.
요즘 서울에서 이런 카레 만나기 쉽지 않은데, 괜찮은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