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 중 한 번 정도는 지갑 좀 열어서 근사한 식사 한 번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찾은 곳이 뷰와 메뉴를 모두 충족하는 광안리 바닷가의 철판구이집이었습니다. 창 밖으로 펼쳐진 광안리 바다를 보면서 먹는 철판 구이 요리. 서울에서도 철판 구이집을 몇 번 찾아봤지만 이거다 싶은 곳이 없었는데 부산에서 찾았습니다.
상호명은 구로마쯔. 부산에 세 곳이 있는데 저는 광안점을 방문했습니다. 접근성이 가장 좋기도 했고 제가 광안 대교 보이는 광안리 바닷가를 좋아해서요. 위치는 호텔 센트럴베이 3층으로 이전에는 조선호텔에서 운영하다 최근에 이곳과 송정, 센텀 시티에 새로 오픈했다고 합니다. 런치와 디너 코스로 구성돼있고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하네요.
예약 시간에 맞춰 내부에 들어선 순간 보인 풍경. 창 밖으로 화창한 광안리 바다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거기에 바 형식의 좌석이 배치돼 있습니다. 각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좌석에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이 곳의 매력이 되겠네요.
점심 코스는 2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12시부터 1시30분까지 1부, 1시 30분부터 3시까지 2부. 저는 2부로 예약했습니다.
일찍 예약한 덕분인지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좌석에 앉았습니다. 옆쪽 좌석에 앉으면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왕이면 이쪽이 낫겠죠.
런치 메뉴의 가격은 28000원으로 채소, 소고기, 관자, 볶음밥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 메뉴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먹어보니 기본 구성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든든하더군요.
본격적인 식사 시작 전 나오는 전채 메뉴. 간단한 샐러드와 달걀찜이 나왔습니다. 달걀찜 맛이 괜찮았던 기억이 납니다.
첫 번째 메뉴는 숙주와 버섯, 청격채 등을 볶은 채소 볶음입니다. 식전에 입맛 돋우기로 매우 좋더라고요. 평소 숙주를 좋아해서 더 맘에 들었습니다. 양이 좀 더 많아서 나중에 나오는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석에서 구운 채소를 앞에 놓인 접시에 올려주고 소금을 곁들여 먹는 등의 방법을 설명해 줍니다.
다음은 본 메뉴에 해당하는 한우 안심 구이. 부드러운 안심을 철판에서 구우니 한껏 기대가 되는데요, 요리 전에 원하는 굽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미디움을 선택했어요.
잠시 후 철판 위에서는 불쇼가 벌어졌습니다. 불을 붙이기 전 '고기를 더 맛있게 굽기 위해 불을 붙이겠습니다.'라는 친절한 설명이 기억에 남습니다.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불길과 열기가 모든 테이블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습니다. 철판 요리는 이런 쇼맨십이 또 매력이잖아요.
거기에 버터까지 더해 구워지는 안심. 점심 세트의 메인 메뉴인만큼 메뉴, 퍼포먼스, 맛에서 모두 신경 쓴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런 장면 보면 늘 나중에 집에도 철판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달그락 소리를 내며 마무리되는 안심 스테이크. 거기에 역시 철판에 구운 양파와 줄기콩이 곁들여집니다. 고기도 맛있지만 저는 철판에 구운 양파가 정말 맘에 들더라고요.
구운 고기는 역시 고추냉이랑 먹는 게 최고죠. 늘 이 첫 점이 가장 맛있습니다. 평소 미디움을 좋아하긴 하는데 여긴 미디움 레어로 주문해서 부드러운 맛을 즐기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 빠질 수 없어서 일행이 주문한 맥주. 저는 잘 참다가 한 모금 얻어 마셨습니다.
다음 메뉴는 크림 소스를 곁들인 조개 관자 메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안심보다 맛있었습니다. 조개 관자 크기가 꽤 큰데도 혀로 먹을 수 있을만큼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맘에 들더라고요. 거기에 크림 소스도 중독성이 있어서 나중에 볶음밥에 이 남은 소스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그 다음은 볶음밥 코스. 아마도 요리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 것 같은데 밥알 하나 하나가 철판 위를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기름에 코딩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만큼 철판 볶음밥에 기대하는 식감과 맛도 있었고요.
이렇게 점심 식사가 마무리됩니다. 후식으로 팥을 곁들인 녹차 아이스크림이 추가로 나오고요. 가격 대비 뷰와 맛이 만족스러웠던 곳입니다. 양쪽으로 가족 모임을 갖는 가족 손님, 기념일에 맞춰 방문한 커플이 앉았는데 그렇게 특별한 날에 기분 내기 좋은 곳입니다. 맛도 가격 대비 충분하니 한 번 고려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