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에서 돈카츠는 여기가 제일 핫하다면서요? 그래서 다녀왔습니다.
마침 근처에 갈 일이 있었거든요.
카츠바이콘반, 도산공원 앞에 있습니다. 워낙에 화려하고 정신없는 동네라 이쪽은 가 본 적이 없었어요.
place.map.kakao.com/1480354584
이곳저곳에서 워낙 극찬을 해서 궁금했습니다. 평소 돈카츠를 즐기지는 않는데, 맛있는 돈카츠 집을 통해 그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거든요. 얼마 전 망원 시장의 헤키에서 돈카츠가 이렇게 풍부한 맛을 가질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긴 또 어떨지 기대해봤죠.
오픈 시간이 11:30. 볼일을 마치고 가느라 십 분 정도 늦었는데 이미 내부는 만석. 제가 들어선 직후부터 대기줄이 생겼으니 그 인기를 실감하게 됐습니다.
내부가 독특해요. 마치 푸드코트처럼 다들 일렬로 바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하는 방식이 효율적이긴 하지만 여유로움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 건 그만큼 맛이 있다는 거겠죠.
기본 상차림. 메뉴는 등심, 안심, 믹스 카츠가 있고 거기에 밥과 된장국을 추가한 정식이 있습니다. 그 외에 사이드 메뉴와 주류 등도 있고요. 메뉴에 맞게 젓가락 포장지에 돼지코를 새겨 넣은 것이 재미있습니다.
자리마다 샐러드 드레싱과 소금이 비치돼 있습니다. 먹어보니 이곳 돈카츠는 소금하고 가장 잘 어울려요. 다만 고추냉이가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제가 고기랑 고추냉이 먹는 걸을 너무 좋아해서요.
저는 등심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정식 기준 15000원. 주변 주문들을 보니 안심이 더 인기있는 것 같더라고요. 구성은 위와 같습니다. 돈카츠 한 덩이와 양배추 샐러드, 공기밥, 된장국. 반찬과 소스도 같이 줍니다. 고기도 밥도 양이 많아 보이진 않아요. 그래서 사이드로 닭튀김을 추가했습니다.
그 유명한 카츠바이콘반의 등심 카츠. 보기에는 별다른 특색이 없습니다. 요즘 고급 돈카츠집처럼 지방 부분을 윗쪽에 충분히 넣어 풍미와 식감을 살린 스타일입니다. 굽기나 튀김 정도는 다른 돈카츠집에 비해 특별한 점은 없었습니다.
다만 고기를 한 점 먹어보니 고기 자체의 품질이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힘으로 이 맛을 이끌어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기 품질이 좋았습니다. 다만 등심에 붙어있는 지방에서 육향이 다소 강하게 나니 호불호는 좀 갈릴 것 같습니다.
고기가 좋다 보니 그 자체로도 맛이 좋았습니다. 소스보다는 심플하게 소금 찍어 먹는 것이 가장 좋더군요. 고추냉이가 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만. 고기 익힘 정도가 제 기준에선 좀 과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고기면 선홍빛이 보일 정도로 조금 덜 익히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건 일행이 주문한 안심. 두 덩이가 나오고 역시 고기 익힘 정도가 제게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전반적인 소감은 고기 품질이 매우 좋지만 그 맛을 최상급으로 이끌어내기엔 공장형으로 튀기는 시스템 때문에 한계가 있는 느낌이랄까요. 이전에 다녀 온 맛있는 돈카츠들이 생각나 이 집에 대한 극찬들에 고개가 갸웃거려졌습니다. 물론 맛은 있습니다만 가격 대비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의외로 이 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은 닭튀김. 고기 염지나 소스와의 조화가 매우 좋았습니다. 이걸로 덮밥을 만들면 기꺼이 다시 와서 먹을 의향이 있을 정도로요.
아직까지 저는 망원시장에 있는 헤키의 숙성육 돈카츠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지난 포스팅 링크를 남겨 놓겠습니다.
다음엔 그 주변에서 가장 유명한 최강금돈까쓰를 가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