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 아저씨는 하루가 다르게 후덕해지는데 저녁 약속이 또 있었습니다. 모스크바 날씨가 연상되는 강추위에 찾는 곳은 홍대 벽화거리 초입에 있는 '바비큐 마스터 버거 펍'입니다. 이름이 무척 기네요.
사장님께 여쭤보니 오픈한지 약 반년 정도 됐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종종 이쪽을 지날 때 기억으로는 이 곳이 미용실이었나, 확실히 다른 가게였던 것으로 기억하거든요. 추운 날씨에 사람 없는 식당에서 여유있게 식사를 즐기려던 기대감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출근 후 이른 시각인 일곱시에도 홀에 손님이 가득했어요.
이름에 걸맞게 이곳은 종류, 부위별 숯불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캠핑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릴이 입구 앞에서 연신 고기를 구워대고 있습니다. 사실 캠핑이나 펜션 추억에서 가장 진한 것이 이 '바비큐' 먹던 기억인데 거창하게 나가지 않고 퇴근 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메뉴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고기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 메뉴도 있습니다.
야외 좌석도 있습니다만 겨울철엔 추워서 운영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뭐 방한 시설이 되어 있어서 많이 춥지 않으면 도전할만도 하지만 이 날은 워낙에 추워서요.
이곳의 대표 메뉴는 바비큐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무한리필' 메뉴. 숯불 바비큐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는 것 같습니다. 홍대 인근의 특성을 살려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실내 홀은 크지 않은 편으로 제가 마지막 남은 한 테이블에 앉았으니 생각보다 식사하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테이블 간격이 조금 좁아 분위기는 다소 왁자지껄하고 소란스러운 편이에요. 퇴근 후 회식 하기에는 오히려 들썩들썩 신나기도 합니다. 벽에는 홍대 인디 밴드의 공연이 빔 프로젝터를 통해 상영되고 있습니다.
이 곳의 특징인 전자 메뉴판, 태블릿의 메뉴판을 통해 메뉴 정보를 볼 수 있고 주문도 즉시 가능합니다. 테이블마다 이 전자 메뉴판이 있어 손 들어 시끄럽게 부르지 않아도 편하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바비큐 마스터 버거 펍의 기본 테이블 세팅. 특이하게 추억의 육개장 컵라면을 주고, 나초 과자와 샐러드, 피클, 김치 등의 곁들임과 바비큐를 버거로 즐길 수 있는 빵이 제공됩니다. 해당 메뉴는 전부 무한리필 되는 메뉴로 되어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육개장 컵라면으로 식사를 시작하는 것도 괜찮더라고요.
고기님을 영접(?)하기 전에 칭다오 맥주를 주문합니다. 홍콩에서 좋은 인상을 줬던 맥주입니다.
이 날 주분한 포크 바비큐. 통삼겹 바비큐의 그을린 살결이 매력적입니다. 커다란 고깃 덩어리가 주는 시각적 만족감이 대단합니다.
무책임하게(?) 던져놓고 가신 고기를 일행이 달려들어 썰면 먹을 준비가 끝납니다. 덩어리 하나로 보았을 때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잘라놓고 보니 일행 세 명이 먹기에 부족하지 않아 보입니다.
고기님의 황홀한 자태에 반해 사진도 찍고.
이렇게 준비를 끝내고 본격적인 식사 시작.
준비된 두가지 소스에 고기를 찍어 먹거나 함께 나온 빵을 갈라 고기와 샐러드, 피클 등을 넣어 미니 버거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두가지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어 번갈아 즐기면 좋습니다. 빵 역시 무한리필이니 열심히 미니버거를 만들어 봅니다. 함께 간 친구는 고기를 두 점이나 넣어 무리를 하더군요. 하지만 저것은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저도 작게나마 버거 하나를 앙.
샐러드 소스를 그대로 넣어도 좋고 바비큐 소스를 넣어도 색다릅니다. 자칫 금방 질릴수 있는 바비큐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게다가 이 버거는 맥주와도 무척 잘 어울립니다.
이어서 나온 모짜렐라 버거. 무한리필 메뉴와 별로도 판매되는 수제버거입니다. 성인 남성도 충분히 배가 부를 푸짐한 양에 케이준 스타일 감자 튀김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렇게 배를 쩍 갈라 다같이 즐기면 됩니다. 크기가 크고 내용물이 많아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없어요.
고기가 줄어들 쯤 되니 사장님이 오셔서 무심한 듯 친절하게 고기 한 덩이를 더 올려 주고 가십니다. 이렇게 우리 일행은 또 고기로 배를 잔뜩 채웠다고 합니다. 빵도 두 번 리필해서 미니버거도 맛있게 먹었죠. 사장님은 한 번 더 오셔서 고기를 또 주겠노라 말씀하셨지만 더 먹을 수 없었습니다.
인당 만오천원 내외의 가격에 캠핑이나 여행에서나 맛볼 수 있는 바비큐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고, 미니 버거로 색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이 메뉴는 고기를 사랑하시는 분들께 생각보다 실속있는 곳입니다. 요즘 만오천원에 배 터지도록 고기만 먹을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잖아요? 그래서 일행 모두 다음에 가까운 사람과 함께 방문해도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홍대에서 종종 생각날 곳이 또 한 군데 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