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다녀 온 1박2일 부산 나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휴식'만을 목적으로 다녀왔기 때문에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과 숙소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숙소 뷰가 좋아서 낮에는 소파에 앉아 해 질 때까지 바다를 봤고요.쉬다만 올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먹을 건 신경 써서 골라야지 않습니까.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에서 먹을만한 것, 전부터 먹고 싶었던 것들을 두 곳 골랐는데 둘의 공통점이 있더군요. 최근에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곳이라는 점. 생각보다 해운대 쪽에 미쉐린 레스토랑이 많고 한정식, 일식, 이탈리안 등 장르도 다양했습니다. 연말 여행인만큼 별 받은 곳도 좋지만 만족도는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 쪽이 늘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분히 서민적인 제 입맛에도 맞고 가격도 합리적이니까요. 부다면옥 - 부산에..
부산 여행 때마다 빠지지 않고 가는 곳이 동백섬 그리고 더 베이 101(the bay 101)입니다. 지금은 예전같지 않지만 한때 부산 최고의 핫플레스였던 더 베이 101의 야경에 반해서 요즘도 야경을 보러 가요. 이번에도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카메라와 삼각대 메고 산책을 나섰습니다. 더베이 101에 들렀다 동백섬 한 바퀴를 돌면 소화도 되고 기분도 상쾌해진다죠. 더베이101 부산 해운대구 동백로 52 (우동 747-7) place.map.kakao.com 더 베이 101 앞 선착장에서 보이는 바다 건너 야경이 유명하죠. 화려한 고층 빌딩의 조명이 바다에 비쳐 보이는 반영이 외국 어느 도시를 떠올리게 할만큼 예뻐서, 부산의 밤을 즐기는 사람들로 늘 붐볐었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선착장에 있던 테이블까지..
벚꽃이 만개하던 3월 말, 달맞이 고개에서 찾은 전통 찻집입니다. 다양한 식당과 카페들이 있는 달맞이 고개에서도 특이한 컨셉과 메뉴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여행 전 검색을 통해 알게 됐고, 소감은 대만족. 청사포 해안과 달맞이 벚꽃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뷰와 건강한 맛의 메뉴까지. 비슷비슷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는 카페보다는 이쪽이 매력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비비당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239-16 4층 (중동 1533-9) place.map.kakao.com 위치는 청사포 쪽에 가까운 달맞이 고개 끝자락. 그래서 달맞이 언덕길 중간보다는 사람이 없고 한산합니다. 건물 4층에 있는데, 아래층에 찻잔과 다기들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더라고요. 차 문화를 연구하고 판매하는 곳으로 보입니다. 들어서니..
십 년 전 서른살 즈음이었나, 아마 여행으로는 처음 부산을 찾았습니다. 그 때 광안리 회센터에서 사 온 광어와 우럭 그리고 오징어회를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먹었던 시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사실 그 날 주인공은 광어,우럭을 사니 서비스로 더해 주셨던 오징어회였습니다. 난생 처음 먹는 거였는데 얇게 썬 오징어채같은 회를 초장에 듬뿍 찍어서 쌀밥과 먹는 맛이 일품이었어요. 그 후로 몇 년이 지나니 오징어가 꽤 귀한 몸이 됐습니다. 가격도 많이 올랐고요. 간만에 그 맛이 생각나 해운대에서 잘 한다는 오징어 집을 찾았습니다. 메뉴판과 가게 안을 가득 채운 사람을 보고 달라진 위상이 느껴지더라고요. 이쪽에선 제법 유명하다는 해운대 하얀 오징어집입니다. 바로 앞에 엘시티가 들어섰으니 앞으로 더 북적댈 것 같아요...
이번 부산 여행의 새로운 발견 중 하나는 해운대 원조 할매 국밥집이었습니다. 둘째날 아침 식사 메뉴를 검색하던 중 해운대 시장 근처에 있는 이곳을 발견했는데, 제 입장에서는 믿고 거르는(?) 삼대천왕 출연 식당이지만 '48년 전통'이라는 수식어를 믿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사실 근처에 비슷한 간판의 국밥집이 늘어서 있어서 제대로 찾아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입구에 끓고 있는 빨간 국물을 보고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벽마다 가득한 낙서와 테이블, 메뉴판, 창틀 하나하나가 이 국밥집의 세월을 말해줍니다. 벽에 붙은 방송 출연 장면을 보니 제대로 찾아왔네요.점심 시간이 조금 지난 후라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소고기국밥과 선지국밥이 대표 메뉴인데, 저는 소고기국밥을 주문했습니다. 물론 곱배기로. 가격은 일반 ..
부산에 도착한 첫 날보다도 봄이 훌쩍 다가온 이 날 아침의 산책은 작년 해운대에 새롭게 생긴 '해운대 영화의 거리'였습니다.동백섬 입구부터 요트경기장까지 이어진 산책로에 조성된 영화의 거리는 해운대 바다와 주변의 고층 빌딩 사이로 걷는 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침 이 날 날씨는 사진 뒷쪽의 파란 하늘에서 보실 수 있듯 너무너무 좋았어요,이 날은 정말 코트도 부담스러워질 정도로 완연한 봄 같았습니다. 빛나는 봄바다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거리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잡은 부산 국제 영화제 등 '문화의 도시'가 된 부산에서 새롭게 기획한 공간으로, 그 동안 한국 영화의 역사에 남을 명작들을 기념하는 길입니다.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한국 영화들이 이 산책로..
부산 최고의 야경을 자랑하는 더 베이 101 (The bay 101)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동백섬 어귀의 이 곳이 이제 부산 하면 떠오르는 곳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흐린 해운대를 걷고 걷다 우연히 발견한 이 곳이 다른 계절엔 어떤 모습일까 싶어서 잠들기 전 늦은 밤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숙소에서 가깝기도 했고, 짧은 여행의 밤이 아깝기도 했고요. 봄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쌀쌀한 밤하늘 아래서 이 곳은 그 날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밤이 되어 빛을 잃은 동백섬과 해운대 바다를 배경 삼고 있으니 더욱 화려해 보입니다. 나무에 매달린 조명 장식을 보니 이 곳은 아직 겨울옷을 다 벗지 못한 것 같군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날 밤 공기는 낮과는 다르게 꽤 쌀쌀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왔을..
여행 둘째날 오후, 예정에 없던 달맞이길 아래 옛 철길 산책은 꽤나 오래 이어졌습니다. 바다를 보며 걷는 철길이 마치 이 곳이 아니면 느낄 수 없을 것 같은 특별한 느낌을 주기도 했고, 걷던 중간에 빠져나오는 길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만큼 여행에서 아까운 것도 없기에 삼사십분 정도를 더 걸어 나온 풍경은 항구 옆 작은 마을이었고 멀리 보이는 빨간색과 하얀색의 등대 쪽으로 저도 모르게 발을 옮겼습니다. 흐린 날씨 아래 어지러운 이 항구가 기찻길과 닿아 있는 항구, 청사포입니다. 부산에서 바닷 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이 날 이 항구는 어선이 들지 않아 매우 한적했습니다. 고깃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열린다는 시장도 텅 비어있는 것이 마치 시간이 멈..
국내/외를 막론하고 요즘 저의 여행 스케쥴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 지역의 유명한 '빵집'을 찾는 것입니다.부산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빵집 '옵스'가 이번 여행에선 그 '타겟'이었고, 숙소였던 해운대에 마침 옵스 해운대점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거리 가득 빵냄새 가득한 풍경을 기대했지만 실제 그렇지는 않았고, 해운대 시장을 지나 나오는 대로변에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인파가 대단하더군요.다들 저같은 여행객은 아닌 것 같고, 부산 시민들에게도 꽤나 유명한가 봅니다. 작지 않은 매장이지만 이른 시간에도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빵을 전부 구경하기조가 췹지 않게 좁은 빵 사이 통로가 사람으로 가득했어요.옵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빵 종류가 정말 많다'는 것. 각 지방의 유명한 빵집은 대개..
여행 둘째 날, 1년 만이라기엔 너무 짧았던 해운대와의 재회를 마치고 달맞이 길로 향했습니다. 부산이 고향인 지인들이 하나같이 추천하는 곳이기도 했고, 매 여행 때마다 여러 사정 때문에 눈에 보이는데도 가보지 못했던 곳이라 궂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달맞이 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걷는 내내 '여기가 달맞이 길인가', '사람들이 추천하던 그 풍경은 어떤거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딘가 '멋지려는 듯', '멋져지려는 듯'한 풍경들이 계속되어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제 기대가 컸던 탓인지, 마음 가득 들어오는 달맞이길 만의 장면은 이 날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 팔각정을 보고는 이 길이 달맞이 길이 맞다는 것을 알았지만 길 너머로 보이는 멋진 바닷가 풍경은 우거진 수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고, 길에 늘어선 카페..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돼지국밥'이 있죠. 얘기만 많이 들어봤지 돼지국밥을 먹어본 적은 없는 터라 이번 여행에서 꼭 한 번 먹어보기로 결정하고, 숙소였던 해운대 주변의 돼지국밥집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마침 머지 않은 곳에 이름이 알려진 돼지국밥집이 있어서 다녀왔죠. 해운대 시장 너머에 있는 '왕돼지국밥'입니다. 방송에도 몇 번 소개가 됐던 집이라고 하네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내부 풍경, 부산에서 방문했던 많은 시장이 그랬지만 이 곳도 2-30년 전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 옛날 그대로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그러고보면 예전엔 자연스러웠던 이런 식당을 이제는 찾아다녀야 볼 수 있게 되었네요. 가격은 이렇습니다. 역시나 돼지국밥이 가장 유명하고, 내장/순대국밥이 또 있네요. 밥을 말아서 나오는 돼지..
서울에서 광안리까지, 하루만에 제법 먼 거리를 이동한 피로에 점심 시간이 다 되어서야 시작된 둘째 날, 시작은 숙소 앞 해운대 바닷가입니다.안에서 바다가 보이지 않아도, 해운대에 숙소가 있었다는 것 만으로 이번 여행은 왠지 참 잘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아마 이렇게 일어나자마자 바닷가에 닿을 수 있어서였겠죠, 그러려고 여기 왔으니까요. 그 새 봄이 더 가까이 온건지, 이 날 아침은 전날보다 더 따사롭습니다. 이렇게 하루 하루 계절의 변화가 느껴질 때, 사람들은 더욱 감상에 젖게 되죠. 저도 이 날 아침에 해운대 바닷가에 가만히 서서 그렇게 새 계절을 감상했구요. 이 날은 많이 걷지도 사진을 찍지도 않았습니다. 아마 잊었다는 게 맞겠죠? 멀리 달맞이 고개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화창한 봄 날, 전 날 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