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고의 야경을 자랑하는 더 베이 101 (The bay 101)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동백섬 어귀의 이 곳이 이제 부산 하면 떠오르는 곳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흐린 해운대를 걷고 걷다 우연히 발견한 이 곳이 다른 계절엔 어떤 모습일까 싶어서 잠들기 전 늦은 밤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숙소에서 가깝기도 했고, 짧은 여행의 밤이 아깝기도 했고요. 봄여행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쌀쌀한 밤하늘 아래서 이 곳은 그 날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밤이 되어 빛을 잃은 동백섬과 해운대 바다를 배경 삼고 있으니 더욱 화려해 보입니다.
나무에 매달린 조명 장식을 보니 이 곳은 아직 겨울옷을 다 벗지 못한 것 같군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날 밤 공기는 낮과는 다르게 꽤 쌀쌀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왔을 때보다 사람도 많지 않았어요. -물론 저야 사람이 없는 편이 더 좋지만-
사실 이 더베이 101의 실내에는 이전에도 이 날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음식 가격이 비싼 것으로도 유명하고, 저렴하고 맛있는 부산의 음식들 대신 여기서 분위기 잡을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대신 이 곳의 야경에는 늘 관심이 많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부산에 오게 된다면 이 곳 야경을 보러 잠깐이라도 꼭 방문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해운대 바다와 주변 고층 빌딩, 아파트가 만드는 더베이 101만의 야경은 마치 외국 여행 사진에서 본 것처럼 화려하고 아름답죠.
그래서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멋진 야경에 화려한 조명, 거기다 분위기 좋은 식사와 술 한잔이면 없던 애정도 샐기지 않을까 싶어요. 이 날도 그래서 연인들의 모습을 참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온 연인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함께 사진을 찍고 부산의 늦겨울 밤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저에겐 아름다운 야경으로만 기억에 남은 곳이지만, 이 곳은 사실 식사와 술을 할 수 있는 식당과 펍이 있고, 갤러리까지 있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그리고 정식 명칭인 '더 베이 101 요트 클럽'에서 알 수 있듯 해운대와 동백섬을 배경으로 요트 투어를 제공하는 요트 클럽을 운영하고 있고요. 저는 단순히 비싼 식당, 술집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리고 야경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내부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다음엔 내부도 구경해보고, 건물 안에서 해운대 야경을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되겠네요
이와 함께 바깥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볼 수 없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건물 앞 공간에 가득 채워진 테이블에서 해운대 풍경과 함께 피자와 맥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곳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죠. 아마 그런 매력 때문에 이 곳이 짧은 기간에 이 정도로 유명세를 타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날은 차가운 밤바람에 이런 풍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이런 날씨에도 야외 테이블에 앉아 계시는 분들이 소수 있더라구요. 건물 밖도 그렇지만 이 건물 자체도 부산의 훌륭한 야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더베이 101의 백미는 이 곳에서 바라보는 해운대 야경입니다. 까만 밤하늘과 밤바다 위에 고층 빌딩의 조명이 만드는 이 야경은 싱가폴이나 홍콩의 야경을 연상시키지 않나요? -가 본 적도 없으면서- 한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화려한 야경이라 지난 여름에 방문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밤이 더 칠흑처럼 느껴지는 이 날의 풍경이 더 멋졌습니다. 그 때보다 사람이 없어서 여유로운 야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는지도요.
저처럼 이 곳을 부산 여행의 필수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지 친구들끼리 여행을 오신 많은 분들이 이 곳을 배경으로 여행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운영 시간이 언제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야외 선착장엔 입장 제한이 없고, 밤새 빛나는 조명은 무료니까 하루의 마무리로 이 곳만한 곳이 없겠죠?
아마 봄이 되면 더 많은 연인과 친구, 가족들이 이 곳을 찾아 야경처럼 빛나는 추억을 만들 것입니다.
대도시, 그리고 번화가인 해운대에 있는 곳인지라 주변에서 근무하시는 직장인들의 단체 모임으로도 사랑받는 곳이더군요. 흔히 좋은 야경이 있는 곳이라면 연인들을 위한 공간이라고만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런 곳에서 퇴근 후 회식을 하는 것도 꽤나 낭만적인 일이겠어요, 술도 더 맛있을테고!?
짧은 시간을 쪼개 방문한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이 날 밤의 아름다운 야경,
이번 부산 봄 마중 여행에서 유일하게 '겨울 같았던' 이 날 밤이지만 이 시간을 저는 올해 첫 봄 밤 산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곳만의 특별한 야경이 2015년 봄의 시작에 꼭 적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음엔 따뜻한 봄날에 다시 여기에 찾아와 부산의 야경과 함께 맥주 한 잔을 해 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