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개하던 3월 말, 달맞이 고개에서 찾은 전통 찻집입니다. 다양한 식당과 카페들이 있는 달맞이 고개에서도 특이한 컨셉과 메뉴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여행 전 검색을 통해 알게 됐고, 소감은 대만족. 청사포 해안과 달맞이 벚꽃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뷰와 건강한 맛의 메뉴까지. 비슷비슷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는 카페보다는 이쪽이 매력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비비당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239-16 4층 (중동 1533-9)
place.map.kakao.com
위치는 청사포 쪽에 가까운 달맞이 고개 끝자락. 그래서 달맞이 언덕길 중간보다는 사람이 없고 한산합니다. 건물 4층에 있는데, 아래층에 찻잔과 다기들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더라고요. 차 문화를 연구하고 판매하는 곳으로 보입니다.
들어서니 커다란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벽면을 따라 창을 크게 내서 차와 함께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입식과 좌식 테이블이 모두 있고 내부 인테리어는 한옥의 그것을 많이 닮았습니다.
볕이 잘 드는 오후의 전통 찻집을 한 바퀴 둘러본 뒤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인기 메뉴인 단호박 빙수와 식혜를 주문했습니다. 다과상과 전통차가 포함된 세트도 있는데, 이 두 메뉴가 맘에 들어서 둘만 주문했어요. 가격은 각 만원입니다.
잠시 후 나온 단호박 빙수와 식혜. 작은 쟁반에 보기 좋게 담겨 나옵니다. 꽃 모양의 떡도 하나 곁들여서요. 담음새가 참 예뻐서 사진을 한참 찍었습니다.
단호박 빙수는 단호박 맛이 은은하게 나는 빙수에 조청을 넣어 단맛을 더했습니다. 기본 빙수만으로는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좀 심심할 수 있는데, 조청이 식감과 맛을 더해줍니다. 양은 그리 많지 않아서 혼자서도 얼마든지 해치울 수 있는 정도.
단호박 식혜는 일반적으로 먹던 식혜와 달리 단호박 덩어리가 큐브 형태로 들어 있고 식혜 자체도 상당히 진합니다. 처음 주문할 때 식혜 한 사발에 만원이라 좀 비싼 느낌이었는데 이쪽이 오히려 빙수보다 배가 더 든든한 양이었어요. 역시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어르신들도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좀 더 달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 전통 찻집 컨셉에는 이쪽이 더 어울리겠죠.
함께 나온 꽃떡(?)은 설기 맛에 가까웠는데 모양도 예쁘고 차와 곁들이기 좋은 담백한 맛도 괜찮았습니다. 따로 추가 주문이 가능한지 모르겠는데, 선물용으로 구매해도 좋을만한 주전부리였습니다.
커다란 유리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멋진 뷰와 요즘 흔한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전통 차와 자연의 맛을 담은 디저트까지. 여행의 여유를 만끽하기에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만 전체 좌석에 비해 창가 좌석의 수가 많지 않아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면 경쟁이 좀 필요하겠더라고요. 달맞이 벚꽃 놀이의 좋은 기억을 안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