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원래 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요즘엔 꽃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잊었던 소년 시절로 맘이나마 잠시 돌아가는 느낌? 늙어버린 이의 마지막 발악?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들을 카메라의 힘을 빌려 보는 느낌은, 내가 보는 것들이 모든 게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나같은 사람이 다 아는 척 하기엔, 세상은 너무 예쁘고 특별하다. 길에 핀 손톱만한 꽃에게서도 배울 것이 너무 많다.
정말 올까 했던 봄, 설마 볼 수 있을까 했던 색, 과연 느낄 수 있을까 싶던 즐거움. 주변 모든 것들이 같은 주제 아래 환한 미소를 뽐낸다. 말을 하는 것들, 그렇지 않은 것들 모두가 친구가 된다.
니 얼굴 보고 있으면 맘이 편해져, 잘 웃지 않던 내가 의 식할 정도로 환한 웃음을 짓게 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쳐다봐. 노랑, 초록, 하양. 전 에는 좋아하지 않는 색이었는데 셋의 어울림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너희는 참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