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쌈지길 꼭대기, 노을빛을 받아 더 행복해보이는 기린 모녀. Pentax Q + TOY LENS TELEPHOTO
셔터를 누르고 많게는 수십초를 기다려야 나오는 한장의 사진 렌즈가 가리키는 곳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 시간동안 하게 되는 수많은 생각과 적절한 때에 잡념을 끊어주는 소중한 사진 한 장의 기쁨
어떤 이야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늘, 구름, 그리고 노을이 아련히 멋진 어느 날에.
조금 더 농도가 짙은 가을의 초록, 차가운 쇳덩이 위로 가을이 내린다. 20111003, 북촌 한옥마을
When the sun went down, 노을이 아름답던 날의 대화.
'반가워-' 올해도 어김없이 쉴 새 없이 손 흔들어 반기는 가을.
깔끔하게 비춰지는 가을 풍경 그리고 그 속에 가을을 바라보는 너와 내가 또 있다.
스며든다, 이제 막 태어난 새 가을빛이.
살짜기, 가끔은 꽉 손을 쥐어 함께 걷는다, 내가 바라보는 곳을 곧 너도 바라본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갑자기 차가워진 바람 뒤 돌아서니 떨어진 낙엽 두터워진 외투와 그만큼 쓸쓸해진 맘까지 가끔은 이렇게, 하루만에 가을이 오기도 한다.
가을이 넘어오는 언덕을 바라보며 여름을 두려워했던 두서너달 전의 내 모습을 떠올려본다. 어짜피 이렇게 될 거였는데, 뭐가 그리 걱정이었는지. 가을이다,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