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억지로 외로워진다
2009. 11. 9.
남자는 가을을 타고, 가을은 쓸쓸하고 문득 외로워지고 결혼하는 커플들 보면 더 그렇고, 갑자기 바람이 매서워지니 빈 옆구리를 봐야 되고 손 잡고 걷는 커플을 보면 벌써 3년전에 날 떠난 그 혹은 그녀가 떠올라야 되고 떨어진 낙엽 보면 그게 왠지 또 내 신세 같고 누군가에게는 가을이 축복일텐데, 쓸쓸하다는 그 바람도 힘든 여름을 보낸 후의 선물일텐데 모두들 가을만 되면 왜들 그렇게 외로워하고, 외로워지라고 하는지. 적어도 나한테 가을은, 세상 가장 많은 색을 혹여 모자랄까 한 눈 안에 가득 담아주는 외할머니같은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