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가을을 타고,
가을은 쓸쓸하고
문득 외로워지고
결혼하는 커플들 보면 더 그렇고,
갑자기 바람이 매서워지니 빈 옆구리를 봐야 되고
손 잡고 걷는 커플을 보면 벌써 3년전에 날 떠난 그 혹은 그녀가 떠올라야 되고
떨어진 낙엽 보면 그게 왠지 또 내 신세 같고
누군가에게는 가을이 축복일텐데,
쓸쓸하다는 그 바람도 힘든 여름을 보낸 후의 선물일텐데
모두들 가을만 되면
왜들 그렇게 외로워하고, 외로워지라고 하는지.
적어도 나한테 가을은,
세상 가장 많은 색을 혹여 모자랄까 한 눈 안에 가득 담아주는
외할머니같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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