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돌아가는 길,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전철을 갈아타야 한다. 4박5일같은 2박3일 스케쥴을 보내고 난 뒤 피곤함을 못 이기고 잠든 사이 지나쳐버린 환승역. 아무도 없는 빈 역에 앉아 다음 전철을 기다렸던 기억과 시끌벅적한 오사카 시내만 봤던 내게는 오히려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은 이 시골마을 풍경. 여행은 계획했던 것보다 계획하지 않았던 곳에서 더 깊은 자국을 남긴다.
누군가는 사랑을 속삭이고, 고민을 터놓기도 하며 맘껏 화를 내다가 아예 울기도 한다. 어색한 미소만 흐를 때도 있고 말 없이 서로 바라보기만 하는 애틋함, 때로는 혼자 말 없이 앉아 그저 차 한잔을 즐기다 떠나기도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많은 그 이야기들을 모두 모아 우리는 그냥 '한가로운 카페의 풍경'이라고만 해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