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버리는 수많은 헤드라이트와 멈춰 서 한참을 바라보는 나.
갑자기 차가워진 바람 뒤 돌아서니 떨어진 낙엽 두터워진 외투와 그만큼 쓸쓸해진 맘까지 가끔은 이렇게, 하루만에 가을이 오기도 한다.
일년에 쉬는 날이 며칠 없는 빨래집게가, 유독 가을에 알록달록 눈에 띄는 이유. 아무래도 저 잠자리 때문일까?
기다려요 바라봐요 어디일지 모르지만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그 쪽을 벌써 얼마나 지난지 모를만큼 바라보며 바보같이, 바보같아지고 싶어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도 가끔은 아름다운 패턴을 바라보다,
어딘지 모를 이 길에서, 앞을 밝혀주는 희미한 불빛 하나. 그 힘 빌어 조심스레 걸어내려가다 보면 저 끝에 니 손이 불쑥 내 손을 잡아주지는 않을까.
저기 앉을까, 우리. @ Caffe Themselves, Seoul
이제는 가을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된, 노을이 멋지게 물드는 어느 날 저녁, 집 앞 한적한 벤치에 앉아.
어쩌면 결혼을 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풍경을 바라보며.
가을이 넘어오는 언덕을 바라보며 여름을 두려워했던 두서너달 전의 내 모습을 떠올려본다. 어짜피 이렇게 될 거였는데, 뭐가 그리 걱정이었는지. 가을이다, 가을이다.
구름 너머로 가을이 보이기 시작하는 어느 주말 오후, 남매의 즐거운 공원 놀이
자, 가자 이번 주말 북서울 꿈의 숲은 내가 접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