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대구 출장을 떠나며 카메라와 렌즈를 챙겼습니다. 업무는 오후에 끝나지만 난생 첫 대구행이라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거든요. 아예 1박 2일로 일정을 늘려 개인 시간을 가져 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또 여행 하는 거죠.

제가 챙긴 카메라와 렌즈는 니콘 Zf, 탐론 28-75mm F2.8 G2입니다. 풀 프레임 포맷의 카메라와 F2.8 표준 줌렌즈. 교과서같은 조합이죠. 요즘은 35-100mm F2.8 렌즈가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여행용 렌즈 고를 때 둘을 두고 고민하지만 아무래도 무난한 것은 광각이 더 넓은 28-75mm입니다. 추천할 때도 이쪽이 우선이고요.
여행용 렌즈의 필수 조건, F2.8 (탐론 28-75mm F/2.8 DI III VXD G2, 니콘 Zf)
여행용 렌즈의 필수 조건, F2.8 (탐론 28-75mm F/2.8 DI III VXD G2, 니콘 Zf)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여행용 렌즈를 고를 때 저는 초점거리보다 조리개 값을 더 많이 봅니다. 줌이 얼마나 되느냐보다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더 깨끗하
mistyfriday.kr
오후부터 쏟아진 비

출장 업무를 마친 시간이 오후 네 시. 동대구역에 도착할 때만 해도 하늘이 파랬는데 그사이 폭우가 시작됐더군요. 이제부터 개인 시간을 만끽하려고 했던 기대가 무너진 순간이었습니다. 케이블 카 타고 앞산 정상에 올라가서 도시 전경을 보고 찍을 생각에 부풀어 있었는데 말입니다. 예보를 보니 다음날까지 계속 비소식이 있어서 그냥 서울로 올라갈까도 생각했지만 첫 대구행이니 이것도 추억이 되겠다 싶어 주변을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근처 반월당역에 있는 중국집에서 대구 음식인 중화비빔밥을 한 그릇 먹고 근대골목으로 갔습니다.
한결 진해진 색

비 오는 날은 사진이 우중충하게만 나올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보정 없이도 진하고 선명한 색을 즐길 수 있는 때기도 합니다. 빗물에 생긴 웅덩이나 이파리에 맺힌 빗방울, 사람들이 쓰고 다니는 알록달록한 우산 행렬 등 이때만 찍을 수 있는 것들도 많고요. 업무가 오후 늦게 끝나 산책을 즐길 시간은 부족했지만 가까운 근대골목과 청라언덕 그리고 앞산 전망대를 부지런히 다니며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아직 옛 정취를 품고 있는 골목은 알록달록한 색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은 특히 녹색이 아름답죠.



밤이 되니 도시 곳곳에 붉은 조명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런 것들은 어둑어둑한 날씨에 오히려 더 선명하고 강렬해 보이죠. 멀리서 보면 고층 건물도 많고 자동차 소음도 심한, 영락없는 대도시지만 골목엔 이렇게 정겨운 정취들이 있었습니다. 종종 잘 꾸며 놓은 카페나 식당들도 보여서 지도 앱에 체크를 해 뒀습니다. 다음날 가 보려고요.
28-75mm 광학 2.7배 줌

명성대로 날이 무척 뜨거웠습니다. 거기에 비가 오니 습도까지 높아져서 사우나 안을 걷는 것 같더군요. 평소 땀이 잘 나지 않는 곳까지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라 몸이 금방 지치더군요. 친절도 체력에서 나온다고 몸에 기운이 없으니 사진 찍고 싶은 마음도 평소보다 덜했습니다. 카메라 들기도 귀찮아지더군요. 이 때 줌렌즈의 편의성이 빛을 발합니다. 선 자리에서 넓게 한 장, 확대해서 여기 저기 몇 장. 이렇게 촬영이 간단히 끝납니다.


더위를 피할겸 들어간 대구근대역사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근대 건축물의 내부 계단 형태가 유럽의 교회나 저택의 그것을 연상 시켜서 사진을 담아 봤어요. 2층 규모의 건물이라 28mm 광각으로도 촬영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24mm 광각이 보편화된 요즘은 28mm를 이 렌즈의 단점으로 꼽지만 써 보면 생각보다 좁지 않아요. 적당히 넓은 광각이란 생각이 들 겁니다.

반면 75mm 망원에 대해선 호평이 많죠. 24-70mm 렌즈보다 70-75mm 구간을 더 얻은 셈이니까요. 길 건너에 있는 풍경, 몇 걸음 거리에 있는 카페나 상점을 찍기에도 적당한 프레임입니다. 찍고 싶은 것에 일단 다가가기보단 저처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단순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담고 싶을 때 75mm 망원이 유용합니다. 거기에 F2.8 개방 촬영으로 얕은 심도 연출까지 가능하죠.


앞산 해넘이 전망대에서 촬영한 75mm 망원 이미지. 눈으로 볼 때는 83 타워가 이쑤시개 만 해 보였는데 75mm로 찍으니 그럴 듯 합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지만 저는 28mm보단 75mm 촬영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얕은 심도의 개방 촬영

조리개 값이 최대 F2.8로 밝은 편입니다. 크게 두 가지 장점이 있어요. 개방 촬영에서의 얕은 심도 연출 그리고 야간/실내 저조도 촬영에서의 화질 확보입니다. 위 이미지는 F4로 촬영된 것입니다. 75mm 망원의 최단 촬영 거리에서 촬영한 것이라 포커스를 고려해 조리개 값을 조정했는데 F4에서도 배경 흐림이 훌륭하죠.


75mm를 포함한 망원 촬영에선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얕은 심도 표현이 가능하고 28mm부터 시작되는 망원에서는 자연스런 배경 흐림으로 촬영자의 시점을 표현하기에 좋습니다. 특히 G2 버전에서는 1세대에서 지적된 개방 해상력 저하가 개선돼서 결과물의 완성도도 높아졌어요.

음식 사진을 찍을 때는 거의 28mm F2.8 또는 75mm F2.8로 촬영합니다. 위 이미지처럼 음식 전체를 찍을 때는 광각, 디테일 컷을 찍을 때는 망원을 사용하는 것이죠. 어두운 실내에서 촬영해도 깔끔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것 역시 F2.8의 장점입니다.
[개방 촬영의 주변부 비네팅 비교]


다만 개방 촬영에서 주변부 비네팅이 거슬릴 수 있어요. 특히 광각, 풍경 촬영에서. 그럴 때는 F4로 한 스톱만 조리개를 조여도 주변부 광량이 상당히 보강됩니다.
현행 렌즈다운 해상력

앞서 말했듯 탐론 28-75mm 현행 시리즈는 G2 버전에서 화질이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특히나 망원, 최대 개방에서 그 차이가 뚜렷합니다. 1세대 렌즈를 쓸 때는 75mm 최대 망원에서는 가급적 F2.8 촬영을 하지 않았는데 G2를 들이고 나서는 화질 걱정 없이 모든 초점거리, 모든 조리개 값을 쓰고 있습니다. 주변부 비네팅이 종종 눈에 띄지만 편집 프로그램으로 대부분 해소 가능합니다.






중심부는 물론이고 구석부까지 높은 해상력을 유지하는 것을 위 이미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날이 궂거나 비가 오면 해상력, 샤프니스에 더욱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죠. 이런 날엔 일부러라도 해상력이 좋은 렌즈를 챙기는 편입니다.
야간 촬영에 유리한 F2.8

대구에서의 짧은 자유 시간은 앞산 전망대에서 마무리 됐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꼈고 비도 오락가락했지만 이 풍경이나마 보고 싶단 맘으로 먼 길을 달려 왔습니다. 버스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인데도 계단을 오르면 꽤 좋은 전망이 펼쳐집니다. 날씨가 원망스러울 정도로요.

출장 짐이 많아서 삼각대를 챙기지 못했지만 핸드 헬드로도 어느 정도 야간 촬영이 가능했어요. Zf의 고감도 이미지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28-75mm 렌즈의 F2.8 조리개 값이 충분한 셔터 속도를 확보해 줬습니다. 실제로 해가 진 후에도 1/60초, ISO1000-2000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멀리 보이는 산 정상과 구름은 흑백 사진으로 변환해 느낌을 강조해 봤습니다.


빛을 포착하는 데 있어 확실히 밝은 조리개 값이 유리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여행용 렌즈로 탐론 28-75mm F2.8 G2가 많은 추천을 받겠죠. 덕분에 짧은 시간, 악천후 속에서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었습니다. 대구 여행이 하루 남았으니 내일도 많이 보고 찍어 보려고요. 날씨만 갠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