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여행용 렌즈를 고를 때 저는 초점거리보다 조리개 값을 더 많이 봅니다. 줌이 얼마나 되느냐보다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더 깨끗하고 선명하게 찍히고 종종 얕은 심도 연출까지 가능한 렌즈가 손이 많이 가더라고요. 제가 단렌즈 예찬론자라 더 그렇습니다만. 하지만 렌즈를 여럿 챙길 수 없을 때는 되도록 밝은 조리개 값을 갖는 표준 줌렌즈가 최선입니다. 지난 도쿄 여행에는 니콘 Zf와 탐론 28-75mm F/2.8 DI III VXD G2 렌즈를 가져 갔습니다.
이 렌즈가 최고의 여행용 렌즈인 이유 - 탐론 28-75mm F2.8 DI III VXD G2 (니콘 Zf)
이 렌즈가 최고의 여행용 렌즈인 이유 - 탐론 28-75mm F2.8 DI III VXD G2 (니콘 Zf)
*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출국 전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얼마나 짐을 효율적으로 쌌는가'입니다. 석 달 배낭 여행을 다녀온 후로는 최대한 가볍게 떠나려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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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f는 여행용 카메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모양은 예쁘지만 손에 쥐기가 불편하고 사양 대비 부피, 무게가 비대하거든요. 디자인을 따지지 않는다면 동급이라 할 수 있는 Z6 II가 더 나은 선택이 아닐지. 다만 28-75mm F/2.8 DI III VXD G2 렌즈에는 만족했습니다. 광학 3배 줌을 지원하는 F2.8 렌즈 치고는 휴대성이 괜찮거든요. 초광각을 즐기지 않는 제게는 28mm 광각이 별로 아쉽지 않았고요. 특히 F2.8 조리개 값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보다 더 밝으면 좋겠지만 최소 이 정도는 돼야 여행용 렌즈로 추천할 수 있겠다고.
모든 구간에서 F2.8

많은 렌즈들이 초점거리에 따라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달라집니다. 조리개 값이 개방에 가까울 경우 줌을 하면 노출값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A(조리개 우선), P(프로그램) 모드를 사용하면 카메라가 알아서 조절해 준다지만 그런 변수들이 결과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점점 고정 조리개 값을 갖는 렌즈를 찾게 되죠.



일일이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 ISO 감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조리개 값이 유지된다는 것은 촬영 편의성은 물론 장비에 대한 신뢰감도 높여줍니다. 게다가 그것이 F2.8-4 수준으로 밝다면 실내/외,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온전히 장면에 집중할 수 있죠. 빛을 포착하는 것도 한결 수월해집니다. 굳이 크고 무겁고 비싸기까지 한 렌즈를 사야하는 이유로 이것을 꼽습니다.

다행히 탐론 28-75mm F2.8 시리즈는 크고 무겁지도 그리고 비싸지도 않습니다. 번들급 렌즈보다야 부담스럽지만 동급 렌즈들과 비교한다면요.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초점 거리와 손떨림 보정 등을 일부 타협했지만 F2.8 고정 조리개 값은 고집스럽게 유지했습니다. 그것이 일반 렌즈와 고급 렌즈를 나누는 기준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겠죠. 저는 이 렌즈가 F2.8이라서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행용으로 선택했습니다.
저조도 촬영 - 야간

도쿄는 밤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그래서 어떤 날엔 낮동안 쉬고 밤이 되면 돌아 다녔습니다. 도쿄 타워, 시부야 스크램블, 신주쿠 역, 오다이바, 이름 모를 골목들. 좋은 렌즈를 챙기지 못했을 때, 또는 스마트폰만 들고 다닐 때는 아예 사진을 포기하고 눈으로 즐기는 데 집중해요. 찍어봐야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 뻔하니 분위기라도 만끽하자 싶어서. 하지만 렌즈가 이 정도 되면 야경이 꽤 아름답게 나옵니다. 종종 눈으로 보는 것보다도 더. 도쿄 타워가 가장 아름답게 보였던 이 스팟에서는 F2.8 최대 개방으로 촬영하니 셔터 속도를 1/30, ISO 감도를 800까지 확보할 수 있었어요. 흔들릴 걱정도, 노이즈에 대한 우려도 없이 촬영했습니다.

망원 촬영에서도 조리개 값이 바뀌지 않는 게 촬영을 얼마나 편하게 하는지 공감하실 겁니다. 가변 조리개 렌즈는 ISO감도가 갑자기 올라가 노이즈가 급증하거나 셔터 속도 확보에 실패해 사진이 흔들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거든요. 추가로 촬영 값을 바꾸지 않고 빠르게 찍을 수 있는 것 그리고 온전히 장면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결과물에도 적잖게 영향을 줍니다.



위 사진은 해가 뜨기 전 찍은 것입니다. 일출 배경으로 후지산을 촬영하기 위해 호수 반대편으로 걸어가다 찍은 것인데 눈으로 본 것보다 밝게 찍을 수 있었어요. 가로등 하나 없는 깜깜한 장면이었지만 F2.8 개방 촬영으로 어스름한 새벽 분위기와 붉어지기 시작한 하늘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카메라에서 ISO1600은 저감도로 불리니까요.


신주쿠 밤거리를 다닐 때는 조리개를 F2.8, 셔터 속도를 1/500초로 고정했습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과 시시각각 변하는 거리 풍경을 담기 위해서였습니다. 시장 골목은 꽤나 어두워서 결과물이 걱정되긴 했지만 셔터속도 욕심 내다 흔들리는 것보단 노이즈를 감수하는 것이 낫겠다 판단했습니다. 이 때 밝은 조리개 값의 덕을 봤습니다. ISO 감도 값이 어지간해선 6400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더라고요. 이후로도 야간 스냅 촬영에는 이 설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야간에서 밝은 렌즈는 촬영의 즐거움과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 모두를 만족시킵니다.


저조도 촬영 - 실내

밤거리 못지 않게 실내 촬영에서도 저조도의 장벽을 느낍니다. 여행 마지막 날 밤에는 유명한 재즈 클럽에 갔었는데요, 무대 주변을 제외하면 빛이 별로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공연을 감상하기엔 좋지만 사진 찍기엔 영 불편하죠. 여기선 셔터 속도를 1/30, 1/60초로 타이트하게 설정했습니다. 광각 촬영에선 1/30초, 망원에선 1/60초까지 여유를 두기로. 렌즈에 손떨림 보정이 없어서 이 정도가 안정권이었습니다.


공간이 제법 어두웠음에도 조리개 값이 F2.8로 밝아서 ISO 감도 값을 1600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었어요. 결과물 역시 깨끗했고요. 아이폰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와는 월등하게 차이가 납니다.



저조도 대응도 그렇지만 심도 연출 때문에도 F2.8 최대 개방 촬영을 즐깁니다. 잘 꾸며 놓은 공간을 기록해 두고 싶을 때 개방 촬영이 주는 멋이 있거든요. 혹자는 심한 아웃 포커스가 촌스럽다고도 하지만 저는 여전히 근사해 보이는 걸요. F2.8의 심도가 그 정도로 얕지도 않고요.
얕은 심도 연출

풀프레임 카메라의 장점 중 하나인 얕은 심도를 즐기고 싶다면 렌즈의 조리개 값이 F4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망원 렌즈에서는 F5.6까지도 괜찮지만 표준 줌렌즈는 F4가 상한이라고 생각해요. F2.8은 당연히 그보다 좋습니다. 최근엔 F2 이하 조리개 값을 갖는 줌렌즈도 있지만 여행용으로 쓰기엔 크고 무겁습니다. 휴대성과 심도 연출 양쪽을 만족시키는 최선의 값이 현재로선 F2.8입니다.


광각에서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망원으로 갈수록 배경 흐림 효과가 강해집니다. 그래서 인물이 포함된 장면은 망원 촬영 빈도가 높습니다.





정물 촬영에서도 그렇고요. 간편한 스마트폰 카메라가 있음에도 별도로 카메라를 들고 가는 이유들 중 하나가 이런 얕은 심도가 아닐지. APS-C보다 풀프레임 카메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이유기도 하고요. 100% 동의하진 않지만 새 카메라, 렌즈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곤 합니다. 배경이 흐려지면 일단 사진이 뭔가 있어 보인다, 잘 찍은 것처럼 보인다, 라고.
75mm와 F2.8의 시너지

그래서 이 렌즈의 75mm F2.8 촬영 빈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나 즐겼던 건 음식 촬영입니다. 일본에 여러 번 방문했지만 이번만큼 잘 먹고 다닌 적도 드물어요. 예쁜 음식들을 그냥 먹어 치우기 아쉬워서 매 끼니 사진으로 남겨 뒀습니다. 모아두고 보니 먹지 않아도 배가 부릅니다.



음식을 돋보이게 찍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망원 + 개방 촬영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비빌 수가 없어요. 식도락 즐기시는 분들에게 특히 카메라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인물 촬영에서도 75mm F2.8이 고정입니다. 망원 단렌즈만큼은 아니지만 적당한 아웃 포커스 효과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여행에선 1세대보다 향상된 28-75mm F/2.8 DI III VXD G2의 해상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망원, 개방 촬영의 해상력이 다소 떨어졌던 1세대 렌즈의 단점이 눈에 띄게 개선됐더군요. 확대해보면 여전히 F2.8과 F4 결과물에 차이가 있지만 크게 신경 쓸 수준은 아니라서 걱정 않고 최대 개방으로 촬영했습니다.



개방 촬영에서의 보케도 깨끗한 원형입니다. 전신 촬영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건 망원 렌즈의 일이니까요. 만약 인물 촬영 빈도가 높다면 얼마 전 발매 된 35-100mm F2.8 Di III VXD가 답이 될 것입니다.

개방 촬영에서의 해상력


F2.8에서의 해상력을 상세히 살펴봤습니다. 광량이 충분하다면 조리개 값이 크게 의미 없을만큼 선명하고 깔끔한 결과물을 안겨 줍니다. 2세대 탐론 렌즈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 초점거리에 따라 들쭉날쭉했던 해상력이 교정된 것을 꼽습니다. 그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28-75mm F/2.8 DI III VXD G2입니다.



중심부와 주변부 가리지 않고 괜찮은 것도 마음에 들고요. 다만 광량 저하로 인한 비네팅은 여전하니 조리개 값을 선택할 때 이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편집 프로그램에서 보정하는 방법도 있고요. 아래는 다양한 환경에서 촬영한 F2.8 최대 개방 촬영 이미지입니다. 특별히 나무랄 데 없지만 일부 실내 촬영 결과물은 미세하게 흐려 보입니다.















여행용 렌즈의 선택은 크게 둘로 나뉠 것 같습니다. 화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다양하게 찍을 수 있는 렌즈와 가끔 답답하더라도 깔끔하게 나오는 렌즈. 단렌즈에 익숙한 저는 후자를 선호합니다. 돌아와서 사진들을 넘겨보며 실망하는 것보단 현장에선 좀 답답하고 발품을 팔더라도 집에서 희열을 느끼는 쪽이 좋아요. 카메라 못지 않게 렌즈가 중요합니다. 이것저것 따지기 어렵다면 조리개 값이 F2.8인 렌즈를 고르세요. 최소한 실망은 안 할 겁니다.
[탐론 28-75mm F/2.8 DI III VXD G2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니콘 Zf)]







탐론 28-75mm F/2.8 Di III VXD G2 A063 for Nikon Z-Mount - 썬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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